AI를 이기는 [질문의 힘] -5편
사람을 움직이는 질문, 협상을 바꾸다
"정확한 질문 하나가 수백 개의 대답보다 더 많은 것을 얻게 해 준다."- 마하트마 간디 (Mahatma Gandhi)
"설득은 논리가 아니라 공감과 질문으로 이루어진다"
- 댄 핑크(Daniel H. Pink)
1. 서문: 채용 면접장에서의 반전
몇 해 전, 한 대기업 임원 채용 면접에 참관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마지막 후보자, 스펙은 훌륭했지만 분위기는 무겁게 흘렀습니다. 위원들은 전형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성과를 말해 보세요.” “어떤 문제를 해결했습니까?”
후보자는 차분히 답했지만, 공기는 여전히 식어 있었습니다.
그때 한 면접관이 조용히 물었습니다.
“당신이 우리 조직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순간, 후보자의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그는 ‘성과’ 대신 ‘사람’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의 젊은 직원들이 2년 차에 급격히 지쳐 이탈하는 것을 바꾸고 싶습니다. 그들의 커리어를 더 길게 설계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겠습니다.”
회의실이 조용해졌습니다.
그 한 문장이, 이 사람을 ‘가능성 있는 지원자’에서 ‘함께하고 싶은 동료’로 바꿔 놓았습니다.
2. 최근 기사 브리핑: 질문으로 판을 바꾸는 HR 협상
2025년 5월, 한 글로벌 IT기업의 인사담당 부사장은 해외 개발자 채용을 두고 파트너사와 난항을 겪고 있었습니다.
조건은 이미 최상위 수준, 하지만 지원자들의 최종 수락률은 50%를 넘지 못했습니다.
그때 그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이 인재들이 연봉 외에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AI가 분석한 결과, 핵심은 리모트 근무의 안정성과 자기 계발 지원이었습니다.
바로 계약 조건에 ‘연 4주 재택근무 보장’과 ‘연 200만 원 자기 계발비’를 추가했습니다.
그 한 줄이 붙자, 수락률은 50%에서 83%로 뛰었습니다.
2025년 4월, 국내 한 대기업 노사 협상 자리.
임금 인상폭에서 팽팽히 맞선 채 대화가 지루하게 이어졌습니다. 노사정 대표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우리 구성원들이 올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변화는 무엇일까요?”
그 질문을 기점으로, ‘임금’에서 ‘업무 환경’으로 초점이 이동했습니다. AI 시뮬레이션 결과, 탄력근무제와 사내 어린이집 확대가 장기적인 만족도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양측은 임금 인상폭은 소폭 줄이고, 복지 항목을 크게 강화하는 방향으로 합의했습니다.
3. 독자께 드리는 의미와 이야기
한 신입 HR담당자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과제는 고성과 개발자의 퇴사 사유를 분석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AI에게 계속 물었습니다.
“왜 이들이 회사를 떠날까?”
“연봉 외에 그들이 진짜로 원하는 건 무엇일까?”
“그걸 실현하려면 어떤 제도가 필요할까?”
한 달 뒤, 그는 ‘사내 멘토링 제도’와 ‘기술 콘퍼런스 참가비전액 지원’이라는 두 가지 제안을 이끌어냈습니다. 도입 6개월 후, 퇴사율은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건을 바꾸는 건 쉬웠지만, 마음을 바꾸는 건 질문이 했습니다.”
4. 마무리
협상은 사람을 움직이는 기술입니다.
그리고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논리보다 그들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묻는 질문입니다.
AI가 숫자와 데이터를 제시해도, 마지막 마음의 문은 사람이 엽니다. 그 문을 여는 열쇠는 언제나 ‘정확한 질문’이었습니다.
오늘, 여러분의 테이블 위에서 첫 질문은 무엇이겠습니까?
그 한 문장이, 수치를 넘어 사람을 남기는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5. 다음 편 예고
6편 – “AI와 감정: 차가운 데이터로 따뜻하게 설득하기”
숫자와 데이터 속에서 숨은 감정을 찾아내어 리더십. 과 조직문화에 활용하는 방법을 다룹니다.
6. 참고문헌
• 《한국경제》, 2025.05, “글로벌 IT기업, 리모트 근무 보장.으로 채용 수락률 83% 달성”
• 《매일경제》, 2025.04, “노사, 복지 강화로 임금 인상폭
줄이고 만족도 높여”
• Roger Fisher & William Ury, Getting to Yes, Penguin Books, 2011.
• Susan Scott, Fierce Conversations, Penguin Books, 2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