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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이기는 [질문의 힘] -6편

AI와 감정: 차가운 데이터로 따뜻하게 설득하기

by David Han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가슴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 유시민


1. 서문: 숫자만으로는 사람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몇 해 전, 한 금융사의 노무 담당 임원이 이런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성과급 산정 방식을 공정하게 바꾸었는데도 직원들의 불만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모든 데이터를 꺼내 들며 설명했습니다.

“성과지표는 명확했고, 계산식은 투명했습니다. 그런데 왜 구성원들은 억울하다고 할까요?”


그때 한 팀장이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수학을 불신하는 게 아닙니다. ‘나를 존중받았다’는 감정이 빠졌다고 느끼는 겁니다.”


숫자는 공정했지만, 마음은 닿지 않았습니다.

이 차이를 메우는 것은 더 많은 데이터가 아니라,

감정을 읽어내는 질문이었습니다.

2. 최근 기사 브리핑: 데이터 속 감정을 찾다


2025년 3월, 《한국경제》는 한 제조 대기업의 사례를 보도했습니다. 임직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AI로 1만 건 이상의 직원 설문을 분석했는데, 놀랍게도 ‘임금’보다 “내 의견이 반영된다”는 감정 지표가 가장 큰 만족도의 차이를 만든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업은 즉시 조직개편 설명회 방식을 바꿨습니다.

단순 보고 대신, 모든 팀장이 직원들의 질문을 직접 받고, 그 답변을 시스템에 기록해 반영했습니다. 3개월 뒤, 같은 직원 설문에서 ‘회사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28%나 상승했습니다.

같은 해 5월, 《매일경제》는 한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신규 서비스 론칭 후 고객 이탈이 심각했는데, AI 분석 결과 원인은 기능 부족이 아니라 ‘무시당했다’는 감정이었습니다.


CS 응답 로그에서 “죄송합니다”라는 사과는 있었지만, “당신의 불편을 해결하겠다”는 약속은 없었습니다. 회사는 곧바로 고객센터 스크립트를 수정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대신 **“지금 바로 해결 방법을 함께 찾겠습니다”**라는 문장을 넣자, 이탈률은 37%에서 19%로 떨어졌습니다. 숫자가 아니라, 감정을 존중하는 말이 사람을 붙잡은 것입니다.


3. 감정을 읽는 질문 3가지


첫째, 존재를 묻는 질문

• “당신이 지금 가장 존중받고 싶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입니까?”

둘째, 가치의 질문

• “이 결정에서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치입니까, 아니면 의미입니까?”

셋째, 변화의 질문

• “우리가 단 한 가지를 바꾼다면, 어떤 것이

당신의 하루를 가장 따뜻하게 만들까요?”


AI가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쏟아내도,

이 질문들이 없다면 조직은 결국 차갑게만 들릴 것입니다.

4. 독자께 드리는 의미와 이야기


저는 HR 현장에서 이런 장면을 자주 보았습니다.

연봉 협상 자리에서 임원이 아무리 공식을 들이대도,

직원은 여전히 “억울하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누군가 이렇게 묻는 순간, 공기가 바뀌었습니다.


“이 숫자 외에, 당신이 정말 바꾸고 싶은 건 무엇입니까?”


그 질문이 나오면, 직원의 목소리는 낮아지고, 대화는 협상이 아니라 공감의 자리가 됩니다. 그리고 신뢰는 거기서 시작됩니다.


숫자는 회사를 움직입니다.

그러나 감정은 사람을 남깁니다.

그리고 결국 회사는 사람으로 움직입니다.


5. 마무리


AI 시대는 차가운 데이터의 시대이지만,

질문이 들어가는 순간, 데이터는 따뜻한 언어가 됩니다.


우리는 이제 이렇게 묻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 숫자가 말하지 못한 감정은 무엇입니까?”

그 답을 찾는 순간, 사람과 조직은 함께 살아남습니다.


6. 다음 편 예고


7편 – “리더의 질문: 침묵이 답을 부른다”

위기 상황에서 말 대신 던지는 질문과 침묵의 힘을

탐구합니다.


7. 참고문헌

• 《한국경제》, 2025.03, “대기업, AI 분석으로 직원

만족 요인 ‘존중감’ 확인”

•.《매일경제》, 2025.05, “고객센터 응대 한 문장

바꾸자 이탈률 절반 감소”

• Daniel Goleman, Emotional Intelligence,

Bantam Books, 2006.

• Susan Cain, Quiet: The Power of Introverts,

Crown Publishing,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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