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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리더의 말하기 1편

불편한 순간이 진짜 리더십을 드러낸다

by David Han

“말은 리더의 가장 위대한 무기다.

칼은 상처를 남기지만, 말은 세상을 움직인다.”

– 윈스턴 처칠


AI가 보고서를 요약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며,

심지어 발표문까지 대신 써주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조직을 움직이고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건

여전히 리더의 한마디입니다.


2025년 상반기 매일경제 조사에 따르면,

MZ세대 직원의 72%는 상사의 한마디가

업무 몰입도를 결정한다고 답했습니다.


숫자가 말해줍니다.

AI 시대일수록 리더의 언어는

더 강력해지고 있다는 것을요.


리더는 직책이 아니라 말에서 시작된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아직 팀장도 아닌데,

리더십은 내 얘기가 아니야.”


하지만 그때 고민하기 시작하면 늦습니다.


저 역시 30살에 팀장이 되었을 때,

준비 없이 자리만 얻었습니다.


압박감 속에서 제가 잘하던 방식,

‘질러 정신’으로 팀을 이끌었죠.


혼자 일할 땐 효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9명의 팀원과 함께하자

곧 문제가 생겼습니다.


1년 뒤 리더십 평가는 냉정했습니다.

“말을 안 듣는다. 고집이 세다. 융통성이 없다.”


그때 알았습니다.

혼자 성과를 내던 방식으로는

팀을 이끌 수 없다는 사실을요.

불편한 순간, 언어역량의 크기


리더십은 큰 위기보다

작은 불편에서 더 자주 드러납니다.


후배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뭘까요?

“이건 제 일이 아닌데요.”

“제가 왜 해야 하죠?” 이런 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동의 1위는 늘 같습니다.

“선배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이 말은 대부분 갈등, 문제 제기,

혹은 사직서와 함께 등장합니다.


리더는 도망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이

언어역량을 시험하는 무대입니다.


실제 경험, 후배의 다이어리


제가 HR 팀장 시절이었습니다.

3주 된 신입 직원과 점심을 먹으며 물었습니다.


“적응하느라 힘들죠?

어려운 건 없어요?”


그 친구가 다이어리를 꺼냈습니다.

첫 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우리 HR 조직의 문제점.”


순간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짜증, 서운함, 불안이 몰려왔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불편한 순간일수록, 입을 떼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야 하는 질문이 있다는 것을요.

세 가지 질문


첫째, 나는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지?

짜증 같은 습관적 감정이 아니라

핵심 감정을 찾아야 합니다.


저는 그때 불안과 걱정을 느꼈습니다.

후배가 그만둘까 두려웠던 것입니다.


둘째, 나는 무엇을 진실이라고 믿고 있지?

내가 보는 건 전체의 일부일 뿐입니다.

내 판단이 전부가 아님을 인정할 때

대화가 열립니다.


셋째, 나는 무엇을 원하고 있지?

목적을 분명히 하면 말이 길어지지 않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고

원하는 바를 전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다이빙하다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말해줘서 고마워. 놀랍기도 했지만

네가 오래 잘 다니길 바란다.”


내 감정을 먼저 살피니,

신입사원의 마음도 보였습니다.


“너도 이 말 꺼내기까지

걱정이 많았을 거야.

중요한 게 뭔지 더 알고 싶어.”


그러자 신입사원은 말했습니다.

“저 오래 다니고 싶어요.

팀장님은 제 말을 들어줄 거라 믿었거든요.”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사람의 마음속으로 다이빙했기에

얻을 수 있었던 대답이라는 것을요.

AI 시대, 더 중요한 건 언어역량


AI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뢰를 연결해

성과로 만드는 것은

리더의 언어역량입니다.


2025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AI 시대일수록 리더의 언어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신뢰를 설계하는 기술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입니다.

아무리 많은 정보를 AI가 제공해도,

그것을 꿰어내는 건 결국 리더의 말입니다.


결론, 리더의 언어역량을 키워라


건강한 말은 건강한 몸에서 나옵니다.

리더가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볼 때,

언어역량도 커집니다.


언어역량을 키우는 노력은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가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것이 리더의 품격을

설명해 줍니다.


리더의 말은 불편한 순간에 드러납니다.

그 순간이 리더십의 진짜 시험이며,

성장을 이끄는 기회입니다.


참고 문헌

서울비즈, 2025년 8월 12일 자,

“MZ세대가 존경하는 상사의 조건”

한국경제, 2025년 3월 17일 자,

“대기업 중간관리자들의 말실수 경험”

매일경제, 2025년 2월 21일 자,

“직장인의 업무 몰입과 상사의 언어”

Harvard Business Review, 2025년 5월호,

“The Leader’s Language in the Age of AI”


다음 편 예고

AI 시대, 리더의 말하기 2편

설득보다 공감 –

데이터가 아닌 마음으로 이끄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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