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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발전과 산업 그리고 일자리

기술이 흔들 때, 사람은 어떻게 새로운 자리를 찾는가?

by David Han

“역사를 모르는 자는 과거를 반복한다.”

— 조지 산타야나


1. 기술이 던진 첫 번째 질문


2025년 2월. 블룸버그는 “AI 물류 로봇, 고용 시장의 균형을 바꾸다”라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수도권 대형 물류센터. AI 로봇이 상자들을 옮기는 장면은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었습니다. 그 현장은 ‘인간 노동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노동자들의 표정은 불안했습니다.

우리를 대체한다면, 우리에게 남는 건 무엇인가요?”


2. 역사적 반복 – 러다이트에서 AI까지


1811년 영국. 러다이트 운동에서 노동자들은 방적기를 부수었습니다. 그러나 20년 뒤, 영국은 섬유·철도·조선 산업의 중심지가 되었고, 노동의 총량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산업혁명의 초기는 공포였습니다. 그러나 본질은 ‘노동의 성격이 바뀌었다’ 는 것이었습니다.


AI 시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단순 반복 노동은 줄어들지만, 새로운 형태의 노동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3. 노동경제학이 말하는 ‘대체와 보완’


노동경제학자 데이비드 아우터(David Autor)는 2024년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술은 일자리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노동을 다른 방식으로 보완한다.”


AI는 대체(substitution)와 보완(complementarity) 의 양면성을 가집니다. 데이터 입력, 단순 회계, 물류 정리 같은 영역은 대체됩니다. 그러나 복잡한 의사결정, 고객 관계, 창의적 문제 해결은 보완됩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24년 말 발표한 보고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AI 도입 기업은 단순직 감소와 동시에 전문직 고용 증가를 보인다.” 즉,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구조가 이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4. HR 현장의 구체적 변화


2025년 상반기, 매일경제는 국내 대기업 HR 사례를 보도했습니다. AI 채용 도구가 지원자의 이력서를 1차 분류했습니다. 그러나 최종 합격자는 오히려 더 다양한 배경의 지원자들이었습니다.


HR 담당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AI가 기본 필터링을 해주자, 우리는 사람을 더 깊이 들여다 볼 시간이 생겼습니다.”


또한 일부 기업은 “AI 활용 역량”을 신입사원 평가 항목에 추가했습니다. 이제 단순히 ‘무엇을 아는가’가 아니라, ‘AI를 어떻게 활용해 더 큰 가치를 만드는가’가 평가 기준이 되었습니다.


5. 산업 정책과 일자리 이동


2025년 3월, OECD는 “AI Adoption and Labor Mobility”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국가별 차이를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AI로 사라진 일자리를 교육·재훈련으로 보완했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여전히 재교육 인프라 부족이 문제였습니다. 실제로 한국 제조업체 3곳 중 1곳만이 체계적 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기업은 단기적 교육으로만 대응했습니다.


이는 앞으로 노동 이동성(labor mobility)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입니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가 그것을

어떻게 흡수하느냐입니다.

6. 새로운 직업군의 부상


2025년 포브스 코리아는 “AI 윤리 관리자”라는 신직업을 소개했습니다. AI 알고리즘의 편향을 검증하고,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점검하는 일입니다.


또한 2025년 상반기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AI 프롬프트 엔지니어”라는 직업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명령어 작성이 아니라, AI와 인간 사이의 언어를 최적화하는 전문 기술자였습니다.


이 두 직업은 모두 3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인재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7. 학생들의 질문과 교수의 대답


한 교수의 강의실. 한 학생이 손을 들었습니다.


교수님, 앞으로 우리 세대의 직업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 교수는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습니다. “앞으로 살아남는 사람은 단순히 기술을 가진 이가 아닙니다. 여러 분야를 오고 가며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사람, 바로 크로스오버 인재입니다.”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노트 위에 적힌 한 문장이 남았습니다.

“나는 어떤 방식으로 AI와 협력할 것인가.”

8. 오늘의 결론


2025년 4월, 한국의 한 제조업체. 라인 근로자들이 데이터 분석과 로봇 유지보수를 배우고 있었습니다. 교육 담당자는 말했습니다. “기술은 빠르게 바뀝니다. 그러나 배우려는 태도를 가진 사람은 변화 속에서 오히려 더 빛납니다.”


산업혁명도, 정보화 시대도 그랬습니다. 두려움은 늘 있었지만, 인류는 결국 적응했고,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냈습니다.


AI 시대도 다르지 않습니다. 기술은 직업을 흔들지만, 인간의 가치는 더 깊어집니다.


9. 희망적 결말


강의실 칠판에 마지막 문장을 적었습니다.


“기술은 자리를 흔들지만, 배우고 적응하는 사람은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 학생들은 조용히 노트를 덮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두려움을 넘어, 앞으로 다가올 가능성 속으로 걸어 들어갈 결심을 하며. 저녁노을이 창밖을 붉게 물들였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알았습니다.


앞으로의 시대는, 배우고 적응하는 사람의 것이다.


다음 편 예고

연재소설 3편: 산업혁명에서 배우는 교훈 –

기술이 흔들 때, 인간은 어떻게

역량을 지켜왔는가


참고문헌

블룸버그, “AI Robots Shake the Logistics Market”,

2025.2

한국노동연구원, 「AI 도입과 일자리 구조 변화」, 2024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 “Future of Work Report”,

2024

OECD, “AI Adoption and Labor Mobility”, 2025.3

포브스 코리아, “AI Ethics Managers Rise”, 2025.3

매일경제, 「AI 상담 전환 이후의 현장 변화」, 2025 상반기

뉴욕타임스, “Factory Workers Become AI Managers”, 2025.1

이코노미스트, “Cross-disciplinary Skills in Labor

Market”, 2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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