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지만 깨어 있는

by 박 수 연


하루를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공부가 저만치 가 있다. 또 다른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내 의지와 상관없는 길을 그저 가고 있는데 잘하고 있는지...

새로운 정보와 기술이 끊임없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 하는 일이 안개 속을 헤매는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50중반이 되니 다른 세상이 되어 있다. 편안하고 평범하게 살고 싶을 뿐 미친 듯이 앞만 보며 살고 싶지 않다. 또한 미래를 바라보며 깨어 있는 생활을 하고 싶다. 공포심을 가지고 내가 이것을 해 낼 수 있을까. 불안감을 가지고 갈팡질팡하지 않으며 미래를 준비하고 싶다.


강의장 가는 길에 햇빛이 잘 드는 곳에는 봄꽃이 피었다. 조금씩 피어나는 꽃이 유난히 신비롭고 예쁘다. 활짝 피어나지 않아 더 예쁘다. 여유를 부리며 사진기에 봄 품경을 담았다. 복지관 근처 작은 공원 햇살이 좋다.

벤치에 앉아 책을 읽기에 좋은 날씨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들었다. <진성의 안동역>이 나왔다.

가사를 음미 해가면서 들어 보았다.

‘바람에 날려버린 허무한 맹세인가’로 시작이 된다.


온라인공부를 하면서부터 가게에서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해야 할 공부가 밀려 있기 시작했다.

눈을 뜨면 새벽부터 공부로 하루가 연결이 되었다.

2020년부터 시작이었다.

코로나로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서 일상이 이렇게 되었다.

조금씩 알아가는 즐거움을 맛보게 되면서부터 공부하는 시간에서 빠져 나오기가 더 쉽지 않아졌다.

음악을 듣는 것이 어색하다. 노래를 들으면서 복지관에 도착하니 먼저 온 강사 분들이 반겨 줬다.


저번 시간에 배운 카톡 복습 시간을 잠시 가졌다.

강사님이 막힘없이 수업을 잘 해 주었다. 프로필 변경, 바탕화면 바꾸기 무리 없이 잘하였다.

오늘 배운 내용을 헤매더라도 익숙해지려면 자꾸 해 보는 방법밖에 없다. 사진 보내기. 묶어 보내기, 저장, 통화중 사진찍어 보내기. 캡처후 얼굴 모자이크 하기를 배웠다.

오늘 나와 함께 배우신 분은 수업 도중 보청기가 잘 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배움 자체를 만족해한다.

1시간 수업을 지루해 하지 않고 즐거워하시는 모습들이 좋다.

두려움 없이 터치를 하고 기능이 되었을때 즐거워하신다.


오늘은 많은 일이 있는 날이다. 동대문 노인 종합 복지관을 방문 했다.

구립 동대문 장애인 복지관 수업을 마치고 미팅이 잡혀 있었다.

동대문구는 복지가 잘 되어 있는 듯 했다. 복지관에 오신 분들이 북적였다. 생동감이 느껴졌다.

스마트폰 교육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더 많은 곳에 봉사를 하고 싶지만 시간이 자유롭지가 않다.

꽉짜여진 일정을 해 낼 수 없을 것 같지만 탄력성 있게 참여해 볼 생각이다.

함께하는 강사 분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모두가 자영업을 하거나 일이 있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 시간을 내어 봉사에 온다.


스마트폰을 공부를 해 놓은 것이 디지털 공부 중에 제일 잘한 것 같다.

평소 봉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하면서 봉사하게 되었으니 행운이다.

복지관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바쁜 일정이라 강사 분들 모두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미팅을 마치고 이른 저녁을 먹었다.

‘두부로만’이라는 두부음식점이었다.

동묘역근처에 있는 식당이다.

맷돌에 직접 콩을 갈아 즉석에서 만들어서인지 일반 두부보다 맛이 좋았다.

부드럽고 따뜻한 순두부에 간장 양념장을 올려 먹는 맛이 일품이었다.

“이렇게 옛날 우리 음식이 좋아요”

멤버중 한사람이 한마디를 했다.

같은 생각이었다. 두부김치. 비지찌개. 소박한 식당에 메뉴들이 편하게 했다.

평소 서로 바빠 헤어지기 바빴는데 귀한 식사 시간이 되었다.


동대문에 인연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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