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싶은 기억
4day
잊고 싶은 기억
가을비가 내린다.
봄에 내리는 보슬비 같다.
친정 엄마가 생각난다.
애써 기억하지 않으려 했다.
엄마와의 추억을 잊으려 애썼다.
기억이 나는 장소에서 생각이 날 때면 시치미를 뚝 때었다.
90를 바라보는 엄마가 이제 서울을 올 수 있을지 생각하면 애잔 했다.
엄마와 함께 했던 장소 함께 나누었던 얘기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플 것 같았다. 그래서 잊으려 했다.
오늘 목욕탕을 다녀왔다
엄마와 함께 다녀왔던 기억이 났다.
독하게 기억하지 않으려 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
그날 엄마는 내등을 밀어 주었다.
목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엄마는 몇 번을 쉬었다.
“얼마큼 더 가야 하냐?”
“....”
“거의 왔어....”
“.....”
도로 담벼락에 기대어 쉬기를 몇 번 했다.
“가 보자. 속이 매슥거리고 안 좋다”
식은땀을 흘리며 한참을 쉬셨다.
뜨거운 물에 담그고 힘이 빠지셨던 것 같다.
엄마는 내가 공부하는 의자 뒤에서 누워서 지내셨다.
“열심히 해라”
모니터를 가리키면서 한 말씀 하셨다.
네가 글을 쓰면 여기에 써지는 거야?”
공부하는 딸을 기특하게 바라보셨다.
“전에 네 아버지가 밤새 공부를 하셨다”
“돌아가는 날도 글쓰기를 하시더라.
내 등 뒤에서 코를 골고 주무시다가 눈을 뜨면 한마디씩 하셨다.
결혼식을 마치고 엄마는 집에 가시겠다고 보채셨다.
그 이튿날 고속버스에 태워 보내 드렸다.
엄마가 가시고 나는 매일 하던 공부를 했다
내 등 뒤에 엄마가 있는 것만 같았다.
한참 공부를 미치고 엄마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 등위에 아무도 없었다.
나는 엄마를 기억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기억은 또렷해지고 있다.
몸 쓸 놈의 기억 고속버스 터미널 엄마가 오던 날
엄마가 버스를 타고 내려 가던 날....
함께 갔던 백화점.우리동네 곳곳에 추억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