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좀 못보는건 괜찮아

심정을 볼줄 알아야

by 박 수 연

살아가는데 미래를 좀 못 보는 건 괜찮다.

사람의 심성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어려운 말이다.

사람의 마음을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고 한다. 실감 되는 말이다. 중년을 넘어가면서 많은 일들이 지나갔다. ‘호사다마’라는 말이 생각난다. 좋은 일에는 방해되는 일이 많이 생긴다는 뜻인데 겪어보니 그렇다. 인생은 보이지 않은 운명이 짓궂게 장난을 한다. 맑은 날, 궂은날을 보듯이 좋은 일 나쁜 일이 겹쳐서 온다. 좋은 일에 겸손해지고 감당하기 힘든 일에도 의연해질 수 있는 건 나이 먹어 간다는 것이다.

기뻤던 일 막막하고 힘든 일이 생길 때도 그사이에는 어떤 사람이 있다. 그가 누구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 ‘살아갈 앞을 좀 못 보는 건 괜찮지만 마음을 볼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나올 만도 하다. 그만큼 살아가는데 사람이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데 내 기억 속에도 기분 좋은 만남과 잊고 싶어도 잊히지 않은 인연이 있다. 좋은 인연과 나쁜 인연 중 더 질긴 인연은 무엇인가? 아마도 그것은 잊히지 않는 기억을 남기는 인연이다.

사람의 심성을 첫 만남에서 알 수가 없다. 마음을 볼 줄 모르면 좋은 사람을 놓치는 실수를 한다.

순간에 스치는 인연 속에서도 이로운 인연과 그렇지 않은 인연이 있기에 나는 인간관계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 그런데 답을 찾을 수가 없다. ‘내 기준으로 결과를 판단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사람을 판단하게 된다. 어디에 문제가 있었을지 생각한다. 어느 때는 전생이 있다면 무슨 인연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을까? 부모, 형제, 자식, 부부, 친구 등 수 도 없는 관계를 생각해 본다.

내 상상과 빗겨 가는 관계에서 오는 충격은 흔한 일이다.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은 평생을 보는 가족관계에도 예외는 아니다. 유유히 흘러가는 관계에서부터 걸림돌이 생길 때까지 어떤 마음으로 상대는 그랬을까를 생각한다. 그렇다고 마음을 명확하게 알아낼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 굳이 마음을 알려고 한다.

하고 싶은 모든 말을 하면서 살아갈 수가 없다.

말로써 모든 파장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은 곧 마음이다.

걱정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된다.

해결되지 않은 걱정은 피해를 주는데 그것은 걱정이라기보다는 문제이다. 이렇듯 어렵고 난처한 일 또한 사람으로 인해서 일어난다. 모든 것은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시간을 두고 서서히 왔던 것인데 이유는 사람의 심성을 보지 못해서다.

세상에 좋은 사람만 있을 수 없다. 사람을 보는 안목이 어려워서 사람으로 인한 상처가 있다. 나이를 먹었다고 어른이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한때 선택을 잘해서 잘나간대도 그것은 내가 잘나서가 아니다. 약간의 운이 따라 주었을 뿐이다. 베풀면서 욕심을 내려놓고 사는 것이 진리이다.

사람의 인연도 영원한 건 없다.

흐르는 물과 같아서 잠시 머물다 흩어진다. 내 의지와 상관없다. 겸손함과 즐거움도 함부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 나의 기쁜 일이 상대에게 즐거움이 될 수 없다.

일에만 경험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경험이 된다. 귀인과 악연은 반듯이 존재한다. 진정한 사람이었다면 오랜 시간이 흐른 후라도 알 수 있다.

모든 것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 심성을 볼 줄 안다는 것은 만만치 않다. 왜 이리 생각을 많이 주었는가?
결국 산다는 건 만남이고 만남은 배움이다.

요즘 드는 생각이 과연 나는 ‘누구에게 배움을 줄 수 있는가?’이다. 자식이 아니라도 내 인생에서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아직 내 이야기를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평탄하지 않았던 인생 언제쯤 생각을 터놓고 아무 거리낌이 없이 솔직하게 풀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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