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 안의 자식"이라는 말이 있다. 아이들은 언젠가 부모의 곁을 떠나 자신만의 세계로 나아간다는, 당연하면서도 서글픈 진실을 담은 말이다. 나는 이 말을 떠올릴 때마다, 사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이별하며 느끼는 깊은 공허함을 생각한다. 공교육보다 더 밀접한 관계를 맺는 탓에, 아이들이 떠나갈 때의 상실감은 유독 더 크게 다가온다. 특히 신규 원생을 받기 어려운 요즘 같은 시기에는, 빈자리 하나가 주는 무게가 더욱 무겁다.
더욱 슬픈 것은, 사교육에서 아이 한 명 한 명은 나의 진심이 담긴 제자인 동시에, 나의 생계를 지탱하는 '수입'과도 직결된다는 점이다. 물론 아이들을 돈으로만 보는 시선으로는 이 일을 결코 오래 할 수 없다. 그런 마음가짐으로는 아이들의 마음을 얻을 수도, 진정한 성장을 이끌어낼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 냉정한 현실을 외면할 수도 없다. 아이 한 명이 그만둘 때마다, 나는 스승으로서의 상실감과 사업자로서의 불안감을 동시에 느껴야 한다. 이 돈과 마음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그것이 사교육자로서 내가 매일 감당해야 하는 고뇌의 무게다.
이런 나의 고민을 비웃기라도 하듯, 시장에는 새로운 경쟁자들이 끊임없이 나타난다. 특히 초기 오픈 이벤트라는 명분으로 파격적인 '저가 공세'를 펼치는 학원들이 생겨날 때, 주변의 사교육자들은 엄청난 피해를 본다. 아이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우리에게, 그들의 가격 경쟁은 생존을 위협하는 칼날과도 같다.
물론 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격 경쟁을 막을 방법은 없고, 그것을 제재하는 것 또한 옳지 않다는 것을. 하지만 나는 그들이 가격과 함께, 이 시장의 '신뢰'까지 무너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나는 15년간 이 자리를 지키며 수없이 목격했다. 저가 공세로 반짝했던 학원들이 얼마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모습을.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갑자기 가르침을 잃고, 학부모들은 사교육 시장 전체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된다. 결국 그 상처와 혼란은,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우리 같은 사람들의 몫으로 돌아온다.
나는 단순히 지식을 파는 장사꾼이 아니다. 나는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 고민하고, 그들의 미래를 응원하는 교육자다. 하지만 시장은 나에게 끊임없이 증명하라고 요구한다. 너의 진심이, 너의 교육 철학이, 저 화려한 저가 공세보다 더 가치 있다는 것을. 나는 오늘도 그 보이지 않는 책임감의 무게를 짊어지고, 아이들 앞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