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이야기 파트12 : 사건사고들

by Yong

죽음은 언제나 옆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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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복무하는 동안 우리 사단 내에서는 여러 사건사고가 있었다. 그것은 뜬소문이 아니라, 간부들이 정신교육 시간에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공식적으로 전파한 실제 이야기들이었다. 나는 그 이야기들을 들으며,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는 죽음이 언제나 우리 곁에 도사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예측 불가능한 사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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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분대장 교육대 시절에 들었던 수색대대 크레모아 폭발 사고였다. 매복 임무를 마치고 탄약고에 장비를 반납하던 중 크레모아가 폭발해, 네 명의 대원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소식은 교육장의 모든 이들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크레모아는 원래 알 수 없는 이유로 폭발 사고가 잦은, 두려운 지뢰였다.


사망사고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5연대 GOP에서는 작은 화재를 진압하러 갔던 한 사병이 고압 전선을 건드려 그 자리에서 감전사했다. 물론 예민한 성격의 사건인 경우 공식적으로 상세히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내가 복무하는 동안 사단 내에서만 다섯 건 정도의 자살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도 우리는 알고 있었다.

GOP에서는 실탄 근무의 긴장감 탓에 오발 사고가 잦았지만, 인명 피해가 없으면 일일이 전파되지도 않을 만큼 일상적인 위험이었다.


수류탄은 안전핀을 뽑고 작정하고 사고를 치지 않는 이상 터질 일이 거의 없었기에, 가끔 뉴스에 나오는 GP나 GOP 총기 사건을 볼 때면 나는 군대의 구조를 아는 입장에서 언론이 결코 내막을 제대로 밝히지 않는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군대는 자신들의 치부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롤러코스터 도로 위, 피곤에 지친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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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복무하는 동안 겪은 가장 큰 사건은 RCT(연대전술훈련)가 끝난 날 일어났다. RCT는 통제관들이 수시로 채점하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FM대로 수행해야 하는,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훈련이었다. 화생방 상황이 전파되면 방독면을 쓴 채 행군을 해야 했고, 은폐엄폐 명령이 떨어지면 실제로 몸을 사리지 않고 풀숲으로 뛰어들어야 했다. 그렇기에 거의 유일하게 훈련 마지막 복귀 행군이 없는 차량으로 부대로 복귀시켜주는 훈련중 하나다.


그 지옥 같은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우리는 차량 복귀를 위해 타 대대 연병장에서 녹초가 된 채 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약속된 시간이 한참 지나도 우리 사단 포대 차량은 오지 않았다. 대신 1군지사 마크를 단 육공 트럭들이 나타났다.

잠시 후, 소대장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소식을 전했다. 우리 사단 포대 차량 한 대가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 도로 옆 낭떠러지로 추락해, 탑승했던 전원이 사망했다는 것이었다. 그 사고 수습을 위해 우리를 데리러 올 여력이 있을리 없는 상태였던 것이다.


누군지도 모르는 이들의 죽음이었지만, 참으로 안타까웠다. 우리는 뭐라 서로 말을 잇지 못하고 침묵에 잠겼다.

산악지형 부대의 도로는 롤러코스터와 같아서, 차량 사고는 드문 일이 아니었다. 먼 곳으로 작업을 나갈 때면, 우리는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는 육공 트럭 뒤편에 실려 갔다. 사고가 나면 그대로 죽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워낙 피곤해서 그 안에서 졸기 일쑤였다. 몸이 힘들면 다른 생각이 없어진다.


군대가 아니어도 생활의 위험은 늘 우리 곁에 도사린다. 하물며 실탄과 폭발물, 험준한 지형과 극한의 기후라는 특수한 환경에 놓인 군대는 말할 것도 없다. 나는 그곳에서 수많은 사고 소식을 들으며, 내가 무사히 살아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기보다, 죽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일상 가까이에 있는지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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