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소녀의 감성으로 사는 친구가 있다.
그녀는 남편이 퇴직을 하고 나면 그와 함께 전국의 여기저기 예쁜 곳에서 전세나 월세로 살아보고 싶다고 했다.
기발한 아이디어인 듯해서 신선하게 느껴졌다.
이름난 유적지에서도 살아보고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에서도 살아보면 좋을 듯하다.
마음이 가는 곳에서도 머물고 발길이 닿는 곳에서도 머물다가 정말 마음에 드는 곳에서는 조금 길게 머물러도 좋을 것 같다.
그 말을 듣고 생각해 보니 경주도 좋을 것 같고 공주나 부여도 떠오르고 강릉이나 제주도 예쁠 것 같고 전주랑 서울도 재미날 것 같다.
아 그러고 보니,
부산과 서울과 캐나다를 거쳐 아무런 연고가 없는 경주에서 잠시 살이를 하고 있는 지인이 떠오른다.
집 값에 울고 웃는 세상에 살면서 경쟁이 싫고 비교가 싫다며 소박한 여행 같은 노년을 꿈꾸는 친구의 목소리에서 미묘한 설렘이 느껴졌다.
젊은 그 시절에 톡톡 튀는 엑스세대로 불리던 우리들은 노년에 대한 아이디어도 청량하고 참신한 양반들이 많다.
발상의 전환이 모든 상황을 모험으로 만든다.
친구야,
2년 살이 프로젝트의 전국투어 다 끝나면 부산에서 나랑도 즐거운 시간 보내자꾸나.
그때는 내가 또 우리 서방님이랑 투어 중 일지도 모르겠네.
너의 꿈을 응원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