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랑

서방님

by 자유인

한자는 자기 이름 석자밖에 모르는 여자 친구가

법대에 가게 되니까 헌법 책 천 페이지에

한글로 토씨 달아주는 남자


가난한 여자 친구가 여름방학에

풀타임으로 아르바이트하는 게 마음 아파서

방학 내내 자기가 번 돈을

여자 친구에게 다 털어주며

자기는 돈 쓸데가 없다는 남자


어린 시절부터 모은 용돈 통장(삼백 만원)과

현금카드를 여자 친구에게 주며

자신이 가진 전부이니

사고 싶은 거 다 사라고 해놓고

여자 친구가 돈을 다 쓰고 나니

자기를 책임 지라는 남자


여자 친구가 실려간 응급실에서

밤새도록 그녀의 발을 주물러 주는 남자


신혼여행 가서 입장료 만원이 아까워서

전망대에 올라가지 않은 죄로 평생 욕먹는 남자


일본의 전철역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집까지

택시비가 아까워서 아픈 아내를 업고 간 뒤

도착해서 기절한 남자


부자도 아니면서 끝없이 베풀면서

다 같이 먹고 살자고 주장하는 남자


유전자에 인내력이 결핍되어 있어

조금만 힘들어도 쉽게 포기하는 습관을 가진 아내에게,

당신은 뭐든 잘할 사람이라며

언제나 엄지 척 들어주는 남자


천년의 사랑을 약속했다고

아내가 연애시절에 주고받은 농담을 기억해 내자, 전생까지 계산해 보니

올해가 천년 째라고 주장하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