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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전하는 말
12화
걱정은 바퀴벌레와 같다
by
자유인
Jul 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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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으로 철저하게 위생을 사수하는
아파트의 방역을 뚫고 며칠 전에
거실에서 한 밤에 커다란 바퀴벌레와 마주 했다
신기했다
너 도대체 어떻게
들어온 거니?
음
.
..
나는
벌레 특히 나방과 바퀴벌레를 무서워해서
예전 같았으면 소리를 질러서
남편을 깨우고 잡아주도록 부탁했을 것이나
그는 술에 취해 깊은 잠에 빠져 있었으므로
소리를 질러봤자 듣지도 못하고
죄 없는 이웃사람들의 잠을 깨울 수도 있을 것 같아
숨을 죽이고 조용히
전기 모기채를 들고 와서 전기로 충격을 가해
행동을 둔화시켜 놓고 바퀴용 에프킬라를 찾아
분사해 신경을 마비시켜 죽였다
엄청난 발전을 자축하며 기분 좋게 잠들었다
그 녀석을 제거하지 않았으면
어디서든 다시 마주칠까
또 어디서 번식을 하고 있을까 하고
계속
찜찜해하며
얼마나 근심을 했을까 생각하니 개운했다
어젯밤에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1층의 엘리베이터 입구와 세대 사이에서
다시 커다란 바퀴벌레 녀석과 마주했다
1층 집의 문이 열리면 들어갈 수도 있겠지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층으로 이동하면서 번식할 수도 있겠지...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바퀴용 에프킬라를
들고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갔다
녀석이 그 주변을 여전히 배회하고 있었다
들고 간 약을 분사해 죽이고
1층의 출입구 구석구석과 엘리베이터와
우리 집과 옆 집의 복도 구석구석에도
약을 분사해 두었다
또다시 똑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까 그 녀석을 제거하지 않았으면
어디선가
다시 마주칠까 또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번식하지 않을까 얼마나 찜찜했을까 싶었다
문득
바퀴벌레가 누구에게나 불쾌한 방문자인 것처럼
걱정이나 근심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든 불쑥불쑥 나타나
불안감과 불쾌함을 느끼도록 한다
해충 제거용 에프킬라처럼
마음의 근심 걱정을 제거하는 명약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긍정적인 마음이라고
믿는다
이 모든 과정의 길 끝에
커다란 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결국은
모든 것이 다 잘 될 거라고 믿고
오늘 하루의
성실함과 씩씩함만 생각하자!!
keyword
바퀴벌레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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