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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언가 Jul 12. 2022

나와는 다른 그러나 같은


사람의 성격은 어떻게 형성될까. 영화 속 주인공에 비춰보면 사람의 성격은 두 가지에 따라 변하는 듯하다. 첫째는 마음속 상처, 트라우마이고 둘째는 통제와 충동 사이에서 주인공을 신경증 환자로 만드는 시스템이다. 


주인공들은 저마다 마음의 짐을 낑낑 짊어지고 영화 안에 등장한다. 왜 저러고 사나 싶을 정도로 미련하게 상처를 안고 산다. 아니 자기들이 그런 무게를 짊어지고 사는지도 모르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무게에서 해방되는 방법은 주인공이 스스로 짐을 내던지는 것인데 될 일이 없다. 이와 같은 자연 치유의 가능성은 0%에 가까워 보인다. 무게를 줄이는 또 다른 방안은 나와 상극인 사람을 시소 끝에 두고 관찰해보는 일이다. 관찰하며 마음을 기울이는 순간 무게추가 균형을 맞춰간다. 유일해 보이는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은 대부분 시소 반대편의 사람을 외면하거나 삿대질한다. 도통 이해도 안 가는 저 인간이 왜 자꾸 내 주위에 맴도는지 모르겠고 엮이기 싫다.


영화에서 고요는 변화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과 주인공의 교차 지점이 발견되는 순간 영화는 멈춘다. 아물지도 않고 아직도 팔딱팔딱 숨을 쉬고 있는 저 오랜 된 상처. 저걸 안고 어떻게 살아 온걸까. 그 생각이 드는 순간 내 안에 같은 상처가 꿈틀거린다. 


이해할 수 없고 때로는 미워했던 상대를 마음으로 받아들였을 때, 그때 주인공은 균형을 되찾는다. 그리고 그때 사람은 성격이 변한다. ‘운명’은 목숨이 움직인다는 뜻이다. 운명이 성격을 만드는 것일까. 성격이 운명을 만드는 것일까. 나에게 ‘글을 써봐’라고 했던 나와는 다른 그러나 닮은 사람이 보고 싶어서 글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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