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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새싹의 실험실 Jan 20. 2023

불확실성과 낙관주의

불확실성 속에서 지난 몇 년을 보내보았다

지난 몇 년간, 나는 불확실성 속에 살았다고 생각한다.


언제 사업이 망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속에 살았고, 당장은 밝히기 힘든 개인적인 이슈 때문에 몇 년 앞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울 수 없었기에 무엇 하나 안정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


유의미한 매출, 공인된 합격증 등과 같은 확실한 지표가 없었기에 내가 지금 하고 있는게 맞는건지 의심에 빠져들 때도 종종 있었으며, 쌓이는 걱정과 피곤에 쩔어 지내던 시기도 있었다.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인지 나는 계속 '나 자신을 증명하고야 말아야겠다는' 강박에 빠졌다. 

일이 안 풀릴수록 더 안간힘을 다했고, 스타트업 CEO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억지로 에너지를 주입했다.


그 강박 속에서 지난 몇 달간 주 6일 하루 10시간 일은 기본적으로 한 것 같다. 2022년 하반기에는 교육 회사 인턴 + 4-2학기 오프라인 수업 + 내 스타트업 + 로스쿨 준비의 4중생활을 하느라 체력이 허덕이고 있었다.


쉬지 않고 새로운 일에 매달렸으며 할 일이 없으면 불안감을 느꼈다. 일이 정해지지 않은 스타트업의 특성상 내가 새로운 일을 발굴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항상 어디선가 새로운 일을 물어 왔다.


그러다 결국 몸이 아픈 지경에 이르러버렸다. 달팽이관에 문제가 있는건지 몸이 앞뒤로 진동추 마냥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 어지럼증이 심하고 소화도 잘 안되서 토도 몇 번 했다.


걱정돼서 병원에 가봤다. 의사 선생님이 부정맥일 수 있다고 MRI를 찍어보자고 해서 별 검사를 다 해본 것 같다. 그런데 결과는 생각외로 괜찮았다. 뇌는 깨끗하고 목 디스크 정도만 있었다.


건강이 악화되니까 '불확실성과 나의 생활태도'에 대해 되짚어보게 되었다.


나는 불확실성을 즐기는 사람일까? 나는 알게 모르게 안정 지향적인 사람이 아닐까?


불확실성이 마냥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불확실성 속의 성과는 그 무엇보다 달콤했다. 엔돌핀이 쏫아오르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내가 불확실성을 즐기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고민 끝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1. 내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더 탐구해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휴대폰 없이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늘리기로 했고, 학교에서 지원하는 심리상담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2. 더 낙관적인 사람이 되려고 한다.

불확실성과 희망은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한다. 불확실성을 스트레스로 인식하기보다 기회고 인식하고 긍정적인 면에 더 초점을 맞추고 싶다.


3. 그럼에도, 나는 안정성이 필요한 사람이다.

안정성을 어디서 찾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나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확신일 수도 있고, 나만이 갖고 있는 비대체적인 전문성일 수 있다. 이번 계기로 내가 불확실성을 즐기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므로 안정성을 부여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데 노력을 기울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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