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새싹의 실험실 Jan 18. 2023

영업의 비밀을 풀고 싶다

40여 번의 전화 영업을 하다

자본이 없는 스타트업답게 몸으로 뛰기로 했다.


'고객 감동'을 주자는 신념 하에 우리 서비스와 유관한 무료 상담을 진행하기로 했다. 고객에게 아끼는 것 없이 최대한 퍼주면 언젠가 도움이 필요할 때 우리를 찾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부법, 공부계획 '무료 상담'을 홍보했고, 그 결과 5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신청을 했다. 신청을 받을 당시에는 고객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눌 기회에 신나기도 했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줘서 기대도 컸다.




그러나 영업의 결과는 시원찮았다.


학생 1명 당 최대한 성심성의껏 상담을 해드렸기에 20분으로 정해둔 상담시간이 1시간을 넘는 일도 잦았고, 예상치 못한 질문도 자주 나와서 준비하는 데도 품이 많이 들어갔다. 

그러나 결제전환은 크게 일어나지 않았고, 영업에 대한 의문은 갈수록 커졌다.


가장 큰 딜레마는 우리의 이중적인 지위에 있었다.


우리는 무료 상담을 해주는 입장임과 동시에 자사 프로그램을 홍보해야 하는 영업맨이었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선을 하는 것이었으면 이런 이중적 지위에 혼란을 겪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우리는 명백한 영리단체였다.


무료 상담만을 기대하고 들어온 학생들에게 유료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속는 기분'이 들 수 있기에 최대한 주의하느라 적절한 서비스 홍보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상담이 끝날 즈음에 학생이 먼저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뭐에요?' 라고 물어봐야 비로소 마음 놓고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학생이 프로그램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고 그냥 고민 이야기만 계속하는 경우에는 억지로 프로그램 얘기를 꺼내기가 상당히 민망했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무료상담'이라는 방식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과연 우리 서비스를 영업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 무료상담이 맞는 것일까? 

혹은 우리가 영업을 잘못하고 있기 때문에 결제전환율이 높지 않은 것일까?


나의 영업 역량 부족 때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에 영업과 관련된 브런치 글도 찾아 읽어보고 노션에 나만의 영업 규칙도 정해보았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러한 노력이 효과가 있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다가 마음 한 켠에 이런 생각도 들었다.


마음을 비우고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물한다면,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우리가 생각 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결과를 기다려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지일 수 있겠다.


영업의 비밀을 풀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대표에게 콜드메일 보내서 회사의 첫 특별채용이 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