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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새싹의 실험실 Aug 23. 2023

2023년 여름_시간의 밀도

나중을 위한 2023년 여름 회고

1. 유럽 여행

2. 채권법 선행학습

3. 과외

4. 법조윤리 통과

5. 청송 여행

6. 전주 여행

7. 워터파크


여행과 휴식으로 가득한 여름을 보냈다.

리스트로 정리하기 전까지는 몰랐다. 

이 정도로 많이 놀았을 줄은.


쉼이라는 것이 끝도 없어서 한 번 늘어지니 다시 긴장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어렵다.

애초에 느긋하게 보내기로 계획했던 여름이었으니만큼 큰 후회는 없다.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중 가장 여유롭게 보낸 여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이번 여름, 특히 유럽에서만큼은 쫓기듯 살지 않은 것 같다.

시간은 이미 저먼치 멀리 떠나있고 나는 느긋느긋 여유를 즐기며 걸어갔다.


내일은 회기로 이사 가는 날이다.

따라서 오늘은 본가에서 주거하면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기도 하다.

물론 자주 찾아오겠지만 생활의 주요 근거지는 회기가 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섭섭한 마음보다 시원한 마음이 더 크다.



시간의 농도에 대해 생각해봤다.


예전에 친구가 내 인생은 '보드카' 같다고 얘기해준 적이 있다.

보드카가 40도의 타들어가는 술인 만큼 내 생활방식도 농도가 짙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참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알차게 보낸 느낌.


지금까지 내가 정말 보드카처럼 인생을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이번 여름은 이슬톡톡 수준으로 농도가 낮은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다.

공부 하기 싫으면 안 하고, 일하기 싫으면 안 하고, 원할 때 자고 원할 때 일어났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이 생활이 지겨워질 줄 알았다.

그런데 솔직히 지금으로써는 너무 편하다. 몸이 축 늘어진 것만 같다.


이런 생활이 new norm이 되면 안되기에

내일부터 생활에 강제성을 부여하기로 했다.

기상시간을 조정하고, 공부나 업무를 어떻게 처리할지 계획을 세웠다.



여유로우면서도 시간의 농도가 높은 순간들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전주 여행.

밥 - 한옥마을 - 전동성당 - 여행자도서관 - 공방 - 밥 - 구슬 아이스크림 - 숙소

스케쥴을 채우고 있는 한 시간 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 듯 하면서도 기억에 강하게 남았다.

꼭 일하거나 공부하지 않아도 시간의 농도를 알차게 보낼 수 있구나.

이 당연한 사실을 참 늦게 깨달았다.


내일이면 새로운 생활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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