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가요..
저는 2021년도에 창업을 시작해서 최소 3번 팀을 바꿔봤습니다.
팀이 바뀌는 것은 자랑할만한 일이 아니죠. 오히려 제 미흡함 때문에 과거를 회상하기 부끄러워질 때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팀원들이 바뀌는 경험을 여러 번 한 덕분에 제가 어떤 팀을 만들어나가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이 나름대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극단의 자율성'이 있는 팀을 꿈꿉니다.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는 팀원을 동료로 삼고 싶습니다. 극단의 자율성이라 함은 제가 그 어떠한 터치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극단의 자율성만을 취하는 조직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서로 어떤 업무를 하는지 공유가 잘 되지 않고, 서로 감정적 교류가 적어지다보니 건강한 peer pressure가 작동하기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시너지가 발생하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자율성에만 의존하다보니 채용을 엄청나게 잘하지 않는 한 제가 원하는 팀을 꾸리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당시 채용을 그리 잘하는 편도 아니었고, '완성형 인재'를 끌어올만큼 저도 완성형 인재가 아니었기 때문에 인사에 우여곡절을 겪게 됐습니다.
2022년 제가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시작은 화려했고 팀원 전부 의욕이 충만했지만, 갈수록 에너지 레벨이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코로나까지 겹쳐서 저를 포함한 팀원 전부 소극적으로 변해갔습니다. 시작한지 몇 달이 채 안됐는데 이미 회사 분위기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가라앉아있었습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팀을 꾸릴 때 미세조정을 더해갔습니다. 그 결과 몇 가지를 배우게 되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팀 규모를 최대한 작게 하자'입니다. PMF를 찾지 못했는데 팀 규모만 늘리면 비효율이 발생합니다. 정해진 할 일이 많지 않다보니 서로 업무를 전가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책임을 떠넘기게 됩니다. 당연히 인건비도 많이 나가죠. 그리고 동기부여되지 않는 팀원 몇몇이 생기면 그 파급효과가 다른 팀원들에게까지 미치게 됩니다.
지금은 '극단의 자율성 + 최대한의 상호작용'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자율과 책임을 기본 원칙으로 삼되, 서로 하는 업무에 대한 소통을 극대화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틀을 잡고 그 중 각각 팀원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두가 알 수 있도록 공유하려고 합니다.
아직 인사에 관해서 배울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를 확실이 기록해두자면, '완성형 인재'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딜가나 매사에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찾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모두 인간이기에 조직의 분위기에 크든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한 문화가 팀원 개개인을 '완성형'에 가깝도록 이끌어줍니다.
그러고보니 오늘 크리스마스이브인데 팀원과 함께 일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