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의 이유_250412

스토리를 발굴하고 사업화하는 일을 합니다

by 새새싹의 실험실

도대체 왜 창업이라는 비정상적인 행위를 하는가?


저는 <두더지웍스> 팀 대표로서 스토리를 '발굴'하고 '사업화'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발굴'이란 함은 사실 커피챗으로 주로 하는데요, 제가 한 달에 새롭게 만나는 사람이 30명이 넘습니다. 주로 1:1 대면 커피챗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발굴합니다.

그렇게 해서 잠재력이 있는 분들을 발굴하면, 그 분들의 스토리를 함께 사업화하는 일을 합니다. 사업화란, SNS 채널을 기획하고, 비즈니스 모델(BM)을 붙여서 수익화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습니다. 간단히 얘기해서 기획사인데요, 저는 MCN보다 연예기획사에 조금 더 가깝다고 생각을 합니다.

MCN은 이미 어느 정도 성장한 크리에이터들의 광고 중개업 또는 매니징 일을 한다면, 저희는 팬/구독자가 설령 0명이어도 처음부터 육성하는 일을 하기에 연애 기획사에 가깝습니다.


오늘의 주제인 '창업이라는 비정상적 행위를 하는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기 위해서 제 인생 스토리를 풀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 인생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다름 아닌 "스토리"라는 한 단어입니다.


주 3회 새벽 6시- 8시, 중학교 때 제가 축구했던 시간들입니다.

아침 6시에 학교 가서 수업 시작하기 전에 두 시간 동안 축구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제가 그렇게 축구를 뭐 엄청나게 좋아하는 사람이냐 하면, 그것까진 아닙니다. 그렇다면 축구를 잘했던 사람이냐? 그것도 아닙니다. 학교 축구부에도 못 들었습니다.

근데 왜 이렇게 했느냐 하면, 또래 친구들 사이의 대화의 티켓을 얻기 위함이었습니다. 아마 남자 중학교 나오신 분들은 대부분 이해하실 것 같은데, 저희는 남자 중학교까지는 아니었지만 옆에 여자 중학교가 있어서 여학생들이 다 거기로 간 탓에 저희 학교는 남학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성비가 3대 1이었는데, 중학교 남자애들은 축구를 못 하면 대화에 안 껴줍니다.

홉스의 자연 상태와 유사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축구로 서열이 매겨지고, 축구를 잘하면 그 노는 친구들도 인정해 주기 시작합니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스토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티켓이 필요했고, 그게 축구했던 거죠.

또, 중학교 3학년 때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 중독되었었는데요, 수업 시간에 몰래 봤습니다. 혹시 이렇게 보신 분 있는지 모르겠는데, 교복 밑에다가 이어폰을 넣어서 소매로 끝을 빼서 귀에 갖다대면 팔받침을 하는 척을 하면서 드라마를 볼 수 있습니다. 중국어 시간에 이걸 해가지고, 선생님께 핸드폰도 뺏기고 많이 혼났습니다. 그렇게 혼나가면서도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 만큼 저에게 콘텐츠/스토리는 너무나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고등학교는 시절은 제가 생애 첫 퍼스널 브랜딩을 해 본 시절입니다.

다시말해, 처음으로 저의 스토리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제가 중학교 때 맨날 축구만 하고 놀아서 고등학교 입학을 하고 처음에는 공부를 잘 못 했습니다. 저희 학교가 공부를 잘했던 학교였는데요, 입학을 하고 반 학생 30명 대상으로 국어 선생님이 "중학교 때 전교 1등 해 본 사람 손 들어"라고 했을 때 23명이 손 들었습니다. 당연히 저는 손 들지 못했습니다.

그 때는 그게 너무 쪽팔렸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해서 1학년 2학기 때 전교 5등을 하고, 전교 10등대로 졸업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저는 '역전'이라는 키워드, '역전'이라는 스토리를 가지게 됩니다. 공부 못하고 축구만 좋아하던 아이가 그래도 공부라는 걸 해보면서 성장해 나가는 스토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주변의 인지도도 쌓게 되엏고, 어쩌다보니 학생의 부회장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교 와서는 방송국 활동을 했습니다.

영화만큼 스토리를 잘 담고 있는 게 없다고 생각을 해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부터 진로를 영화 감독으로 정했습니다. 저희 학교 방송국에 합격해서 PD 역할을 하게 됐고, 아래 사진은 연고전 빙구 생중계를 하는 사진입니다.

파운더스-스토리-_250215_-007.jpg 20대 초반


그리고 연기도 했습니다. 로맨스 코미디의 어색한 남주 역할로 연기를 했는데, 발연기 상 2등을 받았습니다. 그 후로 다시는 연기를 하지 않습니다.

이 때 저는 영화를 정말 많이 봤는데, 영화를 보면서 "영화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진짜 많이 했습니다. 대학생활이 재밌기는 했지만, 영화처럼 사는 것만큼 그렇게 필터가 뭔가 황금빛 필터가 들어가 있다고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매일 영화처럼 사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내가 영화를 맨날 영화를 찍고 있다면 매일매일이 영화같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에 제가 미쳤던 작품(드라마)는 "또 오해영"입니다. 이 드라마를 열 번 이상 정주행했고, 모든 대사를 또 분석하는 기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렇지만, 방송국 선배들한테 가장 많이 받았던 피드백은 "너 평생 TV 한 번도 안 보고 살았냐?", "너 영상 봤을 때 충격적이었다"라는 피드백이었습니다. 이때 제 예술적 한계, 미적 한계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주변 친구들에 비해 재능이 부족하다는 것이 너무 여실히 들어났습니다.


그래서 이상한 결정을 하나 하게 됩니다. "영화는 내 길이 아니다. 그나마 내가 잘하는 걸 하자."

내가 잘하는 게 뭐지? 살면서 지금까지 내가 한 번이라도 역전이라는 키워드로 성공해 왔던 게 뭐지?" 근데 공부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는 방황의 시기를 거치게 되는데, 고시원에 들어가서 공부를 시작하게 됩니다.

저는 고시원에서 행정 고시를 몇 년간 준비를 했습니다. 주 70시간 정도 공부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때에도 자투리 시간마다 또 계속 드라마를 봤습니다. 그때 봤던 드라마가 "How I Met Your Mother"라는,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라는 인생 미드입니다.

이 미드가 66시간 러닝 타임인데 그냥 싹 다 외워 버릴 정도로 정말 정주행을 많이 했습니다. 지하철 타는 시간, 밥 먹는 시간, 계속 이걸 봤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했던 엄청나게 멋있는 대사입니다.


"Love doesn’t make sense. You can’t logic your way into or out of it. Love is totally nonsensical. But we have to keep doing it, or else we’re lost."


비이성적인 사랑이라는 행위를 한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 대사를 들으면서, 사랑이라는 게 연인 간의 사랑도 있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의 사랑도 존재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를 들면, 나 자신에 대한 사랑, 내 커리어에 대한 사랑.


나에게는 그렇게 비이성적일 정도로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일까 라는 고민을 당시에 많이 했고,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공부를 그만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그다지 공무원의 뜻이 있지도 않았고, 공무원이 되어서 하는 일이 그다지 잘 맞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공부를 접고 창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다소 급작스럽죠. 그러나 창업이라면 막연히 제가 비이성적으로 미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 네 명으로 시작했는데, 두 명은 지금 나가셨고, 한 명은 지금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두더지가 처음에 했던 사업은 의류 대여 사업이었습니다. 그런데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건 제가 옷에 관심도 없을 뿐더러 패션 센스가 끔찍이도 없다는 거였습니다. 옷을 잘 못 입는 사람이 여성 의류를 대여하는 이상한 짓을 합니다. 결과적으로 9개월 간 매출이 10만 원도 안 났습니다. 그리고 제가 기대했던 것과 달리, 의류대업은 저에게 '비이성적으로 맹목적으로 쫓을 만한 무언가'가 되어주지 못했습니다.

도대체 내가 왜 옷을 대여하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회의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러려고 내가 이 일을 시작한 게 아닌데, 비이성적으로 맹목적으로 쫓을 수 있는 무언가를 해야 되는데, 네, 그래서 다시 원점으로 들어갔습니다. 내가 미치는 건 뭘까.


그렇게 저의 키워드인 "스토리"를 다시금 발견하게 됐습니다.

파운더스-스토리-_250215_-017.jpg 2022년도 당시 썼던 글



누구나에게 있는 1만 시간을 브랜딩해서 '콘텐츠'로 전환한다.


2022년에 제가 적었던 내용입니다. 지금의 사업과 상당히 흡사하죠? 이 때부터 스토리를 발굴하고 사업화하는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멘토링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서는 처음으로 매출이 조금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운 좋게 유퀴즈에도 나오신 의사 분을 섭외를 했었습니다. (왼쪽에 사진이 이 멘토링 플랫폼 일부 스크린샷입니다)

멘토링 콘텐츠 사업으로 사업을 좀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로 멘토 크리에이터 분은 전부 이탈했고, 팀원도 전부 나갔습니다. 그리고 이 때 월급이 밀리는 불상사가 발생을 했습니다. 정말 지금 생각하면 그 팀원들이 기다려 준 거에 너무나 감사할 일입니다. 어떻게든 월급을 드려야 해서 신촌에 있는 술집에서 서빙 알바를 하고, 본가 근처 육회집에서 새벽까지 마감 알바도 해서 돈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과외까지 세 개 하면서 겨우겨우 돈을 마련했습니다.


월급날이 참 무서운 날이구나, 그걸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이때서야 비로소 사업이라는 게 뭐냐, 뭔가에 대해서 아주 조금 알게 된 거 같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기 부끄럽지만, 이때 나름의 포기를 합니다.


포기를 하면서 두 가지를 했는데요,

첫 번째, 잘하고 있는 회사에서 인턴이라도 해보기로 합니다.

그래서 그때 연대 선배님 중에 창업을 잘 하시는 분께 다짜고짜 메일을 보냅니다.


무급인턴을 희망하는 연세대 후배입니다.png


"저 이런 경험이 있는데, 저 진짜 돈 안 줘도 되니까 제발 잠깐만 일하게 해주세요. 저 배우고 싶습니다."

그렇게 대표님과 커피챗을 하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채용이 됐습니다.

여기서 6개월가량 근무를 하게 됩니다.

여기서 제가 했던 업무는 교육 크리에이터를 브랜딩하고 사업하는 일이었습니다. 사실상 제가 지금 하는 업무랑 그렇게 크게 차이는 안 납니다. 그런데 여기는 MCN이라, 광고 중개 및 매니징 업무가 주되었습니다.

크리에이터를 0부터 기획하고 육성하는 연예 기획사와 같은 업무는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연예기획사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로 간다면 훨씬 더 재무구조가 건전해질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두 번째로 했던 게 로스쿨 시험을 본 겁니다.

리트를 이때 봤고요. 현재 로스쿨에 다니고 있는 상황입니다.

로스쿨을 다니면서 생활비가 필요했습니다. 생활비를 벌려고 고민을 하다가 법학적성시험을 강의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콘텐츠는 제가 그나마 할 줄 아는 영역이니까요)

저는 1학년 여름방학에 채널을 오픈하게 되었고, 언어 강의를 그룹과의 형식으로 묶어서 진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구독자가 100명일 때부터 벌써 100만원 가량의 생활비가 벌렸습니다. 영상 20개가 되니까, 잘 될 때에는 월 1천만 원까지 벌릴 때도 있었습니다.

이때 정말 대충 올렸었습니다. 기획 촬영 편집 업로드까지 한 영상에 15분이 안 걸렸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20개 밖에 안 했는데 꽤 매출이 잘 나왔고, 지금은 저희 팀원 분께 위임을 해서 월 1,500만 원 정도 매출이 나기도 했습니다. (아직 구독자가 4000명 정도밖에 안 됩니다. 구독자 수와 매출은 정말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이런 일을 하다 보니까 창업에 대한 미련이 스멀스멀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다보니 로스쿨 휴학까지 하면서 창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내가 조선 시대에 태어났으면 전기수 같은 직업을 하고 있지 않을까.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났기 때문에 콘텐츠 사업을 하는게 아닐까.


결과적으로, 제 인생의 키워드에 따라 스토리를 발굴하고 사업화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왜 창업이라는 비정상적인 행위를 하는가?"


제가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무언가 하나에 꽂혀 가지고 맹목적일 정도로 쫓아다니는 사람이니까, 이렇게 생겨 먹은 사람이니까 비정상적인 창업이라는 걸 하는가봅니다. 그래서 돈을 얼마 버는지, 그런 물질적이 가치도 당연히 중요하겠지만, 그냥 '이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에' 창업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겨먹은대로 살자."

저의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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