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함께 모여라 다 함께 먹자 (2)
① 1년을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24개로 나눈 날들. 대체로 15일마다 한 번 찾아온다. 달이 아니라 태양의 움직임에 따른 것이므로 음력이 아닌 양력으로 시행한다.
② 고대 황하문명 때부터 동아시아 농경 사회에서 사용되었다. 고대 동아시아에서는 당연히 음력을 따랐지만, 24 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계절과 맞지 않아 자주 보정을 해주어야 했다.
③ 이런 모순을 개혁하기 위해 청나라는 숭정황제 때 1645년 서양천문학과 음력을 결합한 태음태양력인 시헌력時憲曆을 채택한다. 조선은 1654년 효종 때 우리 형편에 맞게 일부 수정한 시헌력을 시행한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음력은 이때 만들어진 시헌력이다.
④ 양력은 1895년 일제가 명성황후를 시해하고 친일 내각을 구성하여 이른바 을미개혁을 단행할 때 공식적으로 음력을 폐지하고 시행했다.
① 청명淸明은 24 절기 중의 5번째 절기로 양력을 따르지만, 한식寒食은 24 절기가 아니라 동짓날로부터 105일 째가 되는 날로 음력을 따른다. 하지만 청명과 한식은 매년 4월 4일 또는 4월 5일에 거의 비슷한 날자에 중복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오십 보 백보)"와 같은 속담이 생겼다.
② 한식은 동아시아 농경 사회에서 설날(春節), 정월 대보름(元宵節), 단오(端午節), 추석(中秋節)과 함께 5대 명절 중의 하나로 일 년 농사의 시작을 상징하는 날이다. 그 유래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 첫째: 고대 농경 사회에서는 불씨를 소중하게 보관하여 후손에게 넘겨주었는데, 매년 농사를 시작할 무렵에 액운을 쫓고 새 기분 새 마음으로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기존 불씨를 꺼버리고 2, 3일 지낸 후에 다시 새로운 불을 지펴 보관했음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생겼다는 설.
▶ 둘째: 본문을 읽어 보시라.
③ 청명/한식은 아직도 동아시아 사회에서 대부분 공휴일로 쉬고 있다. 중국과 대만은 물론이고, 북한에서도 4월 4일은 식목일로 노는 날이다. 우리나라도 1948년 이승만 정권 때부터 4월 5일을 식목일로 지정, 법정 공휴일이었으나 식목일 날 오히려 행락객들이 산불을 자주 낸다 하여, 2006년 노무현 정권 때부터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하였다. 그 후로 산불 발생 건수가 정말로 대폭 감소하였다고 한다.
① 단오端午는 음력 5월 5일이다. 예로부터 동아시아 농경 사회의 4대 명절 중의 하나였다. (위의 5대 명절에서 한식 제외)
② 홀수 숫자는 양기陽氣를 상징한다. 홀수 숫자가 겹치는 날, 즉 음력 3월 3일과 5월 5일, 7월 7일과 9월 9일은 '겹칠 중重', 원래는 모두 중양절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중양절이라고 하면 대체로 9월 9일을 말한다. 3월 3일 삼짇날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날. 7월 7일은 견우직녀 만나는 날. 9월 9일은 제비가 다시 강남으로 떠나가는 날로 고대 중국에서는 추석보다도 더 중요한 명절이었다. 온 가족이 모여 높은 곳에 올라가서 머리에 수유꽃을 꽂고 국화주를 마셨다고 한다.
③ 음력 5월 5일은 1년 중에서 양기陽氣가 가장 왕성한 날. 모내기를 끝내고 무더운 여름으로 들어가기 직전, 풍년을 기원하며 페스티벌을 즐기는 날이었다. 지금도 여러 지방에서 단오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데 그중 강릉 단오제는 2005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④ 우리나라 강릉 단오제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등록되자, 중국에서는 단오절을 도둑 당했다고 난리가 났다. 중국의 단오절은 그들의 민족 영웅을 칭송하는 특별한 축제로, 강릉 단오제와 같은 기간에 벌어지는 축제지만 그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그 사실을 오해하고 벌어진 소동이었다. 아직도 양국의 수준 낮은 네티즌들이 쓸데없이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