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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오생 May 20. 2024

11. 사천에서 먹는 맛갈난 서민 요리

소오생 추천 가성비 최고 중국 음식

여기는 사천성四川省, 장강의 지류인 네 개의 강이 흐른다고 해서 사천四川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 전 중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풍요롭고 영험한 땅이다. 척박하기 이를 데 없는 황하 유역에서 먹을 게 부족하여, 다 같이 모여라 다 같이 먹자, 공자님의 지휘 하에 단순하게 굶주린 창자를 채우는 수준이던 중국의 음식 문화는, 이곳 사천 땅에 도착하여 드디어 하늘나라 황홀한 식도락의 예술 세계로 승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곳 사천성의 성도省都, Capital city는 성도成都(Cheng Du)다. 청(↗)뚜(→)의 아침은 뽀오얀 안개로 시작한다. 예부터 비단과 부용꽃의 도시로 이름을 떨친 성도는, 시정詩情이 담뿍 담긴 풍요로운 문화의 도시다.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은 교통반점交通飯店, 중국말로는 쟈오/통(→) 판(f)디엔(↘). 깨끗하고 저렴하여 외국인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호텔이다. 



전채 요리로 시작하는 중국 음식     



선생님, 저희 네 사람이 한 방에 묵을 수 있으니까 너무 좋아요. 이렇게 깔끔한 방이 겨우 우리나라 돈 삼만 육천 원이라는 게 정말 믿어지지가 않네요. 하하, 여기는 방 값으로 계산하는 게 아니라 일인당 침대 하나 값으로 계산한단다. 그러니까 혼자 오면 팔천 원 내고 침대 하나만 사용하면 되니까 숙박비를 아주 많이 절약할 수 있지. 


이야, 정말 편리하네요! 근데요, 선생님, 쟤는요, 아까 ‘반점飯店’이라고 쓴 호텔 간판을 보고서요, ‘밥 반飯’, ‘가게 점店’, 아, 여기가 밥 파는 식당이구나! 굉장히 큰 식당인데? 그러더라니깐요, 글쎄? 에이, 창피해! 하하, 싸우지들 마렴. 중국말로 ‘반점飯店’은 호텔이다. 식당은 ‘찬/팅(→)’ 또는 ‘스/탕(↗)’이라고 한다. 그나저나 너희들 배 안 고프니? 꼬르륵~! 으어(↘)슬/러, 난 배고파 죽겠는데!

성도의 交通飯店. 중국어의 飯店은 밥집/식당이 아니라 호텔이다. 판(f↘)디엔(↘)


오전 내내 제갈량의 사당인 무후사武侯祠와 두보가 살던 초당草堂을 참관하며 그 충절과 휴머니즘의 훈향을 한껏 음미하고 다니다 보니, 쪼르륵 어느덧 점심 식사시간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선택한 식당, 찬/팅餐廳은 숙소인 교통 반점 부근의 어느 유서 깊은 사천 음식점. 

두보 초당

어휴! 비싸겠군, 어림짐작으로 겁먹지 마시라. 이곳에서 먹는 음식은 일류 음식점에서 나오는 풀 코스 정식定式 고급 요리가 아니라, 손님들이 입맛대로 하나씩 골라 시켜 먹는 것이니, 바로 소오생의 음식 시키는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저렴한 대중음식점인 것이다.     


자, 먼저 뭘 시켜야 될까? 그렇다. 중국 음식은 입맛을 돋우어 주는 애피타이저, 전채前菜 요리로 시작한다. 전채는 모두 차가운 요리, 냉채冷菜이다. 우리나라의 고급 중국음식점에 가서 풀 코스 요리를 먹으면 처음에 나오는 <일품一品 냉채冷菜> 같은 거는 보통 하나에 몇 만 원씩 한다. 하지만 여기는 서민적인 사천. 값싸고 맛있는 냉채가 지천이다. 


자. 우선 목이 마르니 피(↗)지우(↓), 맥주 한 병과 짭쪼롬 땅콩 한 접시, 시큼 매콤 오이 버무림 한 접시부터 시켜볼까? 어휴, 선생님, 다른 요리는 안 드시게요? 너무 많은 거 아닐까요? 하하, 걱정 마렴. 이런 간단한 디엔(↓)신(→) 종류는 아주 작은 접시로 파니까. 한 사람 앞에 두 세 점만 집어먹으면 땡! 이란다. 맛만 보자, 이거지. 


선생님, 이 정도면 얼마예요? 여기 차이/딴을 보려무나. 어디 보자. 피/지우(啤酒) 4 위엔(元), 화/썽(→) 5 위엔, 황(↗)꽈(→) 10 위엔, 전부 15위엔이구나. 선생님, 화/썽(花生)이 땅콩, 황/꽈(黃瓜)는 오이, 맞죠? 이야, 대단한 걸? 맞았다.(히히, 신난다) 야, 넌 뻔한 걸 통박으로 맞춰놓고 뭘 그렇게 폼 잡냐? 선생님, 중국 돈 15 위엔이면 우리 돈 삼천 원쯤 되는 거, 맞죠? 이야, 대단한 걸? 너도 맞았다. (히히, 나도 폼 잡자) 


요새는 환율이 [ 1 : 190 ] 정도니까 삼천 원쯤 된다. 그러니까 싸긴 싸지? 하지만 쌤 생각엔 물가가 정말 많이 오른 것 같다. 첫째, 우리나라는 더 올랐지만 그동안 중국 물가도 엄청 폭등했고, 둘째, IMF 이전에는 10 위엔이면 칠팔백 원 정도밖에 안 되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억울한 느낌이구나. 

  

그러니까 견문도 넓힐 겸, 전채로 삼을 만한 제대로 된 요리를 하나쯤 시켜보자. 아이고, 뭘 먹을까, 먹고 싶은 게 너무 많아 고민이네?(행복한 고민!) 사천에 왔으니 <빵(↘)방/지(→)><꽈이(↘)월/지(→)>를 먹고 싶긴 한데, 조금 있다가 <꿍(→)바오(↓) 지(→)딩>은 반드시 먹어야 할 테니, 천상 <쏸(→)니 바이(↗)러우(↘)>를 시키는 게 좋겠군. 어험, 험! 


선생님, 너무하세요. 일부러 우리들 야코 죽이려고 그러시는 거죠? 빨리 무슨 말인지 설명해 주세요. 하나도 못 알아듣겠잖아요?


<빵방/(棒棒)>나 <꽈이월/(怪味)>나 <꿍/바오(宮保) 딩(丁)>은 공통점이 있다. 뭐게? 사천요리겠죠. 그거 말고 또 있다. 뭐게? 사천의 명물 요리겠죠. 끙--! 그거 말고 또 있다. 으~ 안 되겠군, 힌트를 주겠다. 요리 이름이 한자라고 지레 겁먹지 말고 형사 콜롬보가 된 기분으로 돋보기를 끼고 요리 이름을 찬찬히 살펴봐라. 아, 알았다. 밑줄이 그어져 있네요. 전부 다 ‘지(→)’, ‘닭 계(鷄)’ 자가 있어요. 그렇다, 이제야 맞았다! (에휴, 이 웬쑤!) 격려 차원에서 점수 일 점 플러스! 찰카닥! (웬쑤를 사랑하라...)


사천은 심심산골, 예로부터 닭요리가 유명하다. 나는 닭고기를 잘 안 먹는다. 양계장에서 키운 비실비실 보통 닭고기는 너무 퍽퍽해서 먹기가 싫다. 하지만 아주 드문 경우지만 산에서 키운 산닭을 먹게 되면? 갑자기 너무 행복해진다. 쫄깃쫄깃 찢어먹는 그 맛이 참으로 일품이다. 사천의 닭은 바로 그런 산닭이다. 중국 제일의 엑기스 땅 사천의 맑은 정기 먹고 자란 산닭이 아니더냐! 어렵게 어렵게 사천 땅에 왔으니 물실호기勿失好機라! 필히 사천 닭 요리를 먹어야만 하겠다. 


그런데 어떤 닭 요리부터 먹지? 위에 열거한 세 가지가 모두 다 사천 별미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건 역시 <꿍/바오(宮保) 지딩(鷄丁)>! 오늘은 그것부터 먹어보자. 하지만 그건 전채가 아니다. 뜨거운 요리다. 그러니 냉채를 시킬 때는 재료의 중복을 피해서 닭고기 요리는 다음에 다시 시키고, 전채로는 다른 걸로 시키자, 그 말을 한 거다.

 

아, 그렇군요. 근데요, 중복이 되더라도 명물 요리란 걸 먹으면 안 될까요? 어쩐지 섭섭해요. 하하, 욕심쟁이 같으니라구! 오늘만 살고 말래? 걱정 말거라. 내가 누구냐? 여기까지 와서 맛없는 걸 먹겠니? <쏸(→)니 바이(↗)러우(↘)>도 사천의 명물 요리란다. 그래요? 그게 뭔데요? 궁금하면 한자로는 어떻게 쓰는지 메뉴 판을 살짝 컨닝해 보자. 


<쏸니(蒜泥) 바이/러우(白肉)>!


생각해 보렴. 무슨 고기일까? ‘白肉’? ‘하얀 고기’라고? 이게 무슨 고기지? 음, 맞아! 소고기인지 양고기인지 밝히지 않았을 때는 돼지고기라고 그러셨죠? 아이구, 예뻐라! 맞았다. 이런 맛에 선생 한다니깐? 점수 이 점 플러스, 찰카닥찰카닥! 


‘바이/러우(白肉)’는 돼지고기 편육이다. 거기에 ‘쏸니(蒜泥)’를 끼얹은 거다. ‘쏸니(蒜泥)’? 조금 아까 배운 [ 중국 메뉴 해독법 ] 노트를 컨닝해 볼까? 아, 여기 있다. ‘쏸(蒜)’! 마늘이구나! 근데 ‘니(泥)’는 뭐죠? ‘진흙 니(泥)’! 마늘을 진흙처럼 걸쭉하게 만들어 놓은 마늘 소스라는 뜻이지. 그 마늘 소스를 돼지고기 편육에다가 끼얹은 거란다. 우와, 맛있겠다. 쩝쩝 꼴까닥, 생각만 해도 침이 넘어가네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소고기를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중국집에서도 소고기로 만든 <우/썅(五香) 쟝/뉴/러우(醬牛肉)>(우리는 ‘오향장육’이라고 부르지만)는 팔지만, 돼지고기로 만든 <쏸니(蒜泥) 바이/러우(白肉)>는 팔지 않는다. 

오향장우육五香醬牛肉. 오향장육五香醬肉은 원래 돼지고기로 만들지만 우리나라 중국음식점에서 파는 오향장육은 보통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고기로 만든다. 


하지만 <쏸니(蒜泥) 바이/러우(白肉)>는 기름기가 쪽 빠져있는 편육이다. 아무튼 요게 소고기보다 훨씬 더 담백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쌤이 중국에 갈 때마다 단골로 시켜 먹는 메뉴이다. 오늘날엔 전 중국 어떤 음식점에 가도 다 시켜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본 고장에 와야 제 맛이지 않겠어? 좋아요! 고거 아주 맛있겠네요. 그거 시켜 먹어요.

이야, <쏸니(蒜泥) 바이/러우(白肉)>란 게, 냠냠, 쩝쩝. 정말 맛있네요! 키야, 씨원한 맥주 한 잔에 곁들여 먹으니까 입맛이 팍팍 땡기는 걸요? 다음에 중국 올 때마다 저도 맨날 시켜 먹어야겠어요. 그나저나, 선생님. <빵방/지(棒棒鷄)>나 <꽈이월/지(怪味鷄)>는 또 어떤 건가요? 


음, 우선 <꽈이월/지(怪味鷄)>부터 설명해 주지. 그나저나, 얘야. <꽈이월/지(怪味鷄)>도 사천의 명물이란다. 근데 ‘꽈이월(怪味)’이란 이름이 참 괴상하네요? 하하, 그러니까 ‘괴상한 맛, 괴미(怪味)’ 아니겠니? 간장 · 설탕 · 식초 · 붉은 기름고추 · 산초 가루 · 참깨 · 후추 가루 · 파 · 생강 · 마늘 · 깨 기름 등등등 오만가지 조미료를 한꺼번에 왕창왕창 넣은 거지. 

아이고, 그럼 그게 무슨 맛이에요? 아니 글쎄 ‘괴상한 맛’이라니깐 그러네? 하하하! 사천요리는 온갖 맛이 모두 모였다고 했지? 그 모든 맛을 하나로 버무리면 무슨 맛이 나올까? 사천 요리사, 너무너무 궁금하여 불철주야 이리저리 복합하여 만들어보니, 요런 괴상한 맛이 나왔단다. 그런데 여러 가지 맛이 다 섞인 그중에서도 제일 튀는 맛은? 역시 얼얼하고 매운맛! 말/라(麻辣), 바로 그 맛이었다나? 아무튼 이 ‘괴상한 맛’은 입맛을 돋우는 차가운 전채 요리에만 사용하는 게 특징이란다.     



삼복더위에는 빵방지



다음, <빵방/지(棒棒鷄)>! 이게 또 사천 명물 중의 명물이다. 우선 단어 설명부터! 


‘빵(↘)’이란 말은 ‘몽둥이 봉(棒)’이다. ‘빵방’은 ‘빵’이란 말을 두 번 연속 발음한 거다. 이렇게 같은 글자를 중첩 발음할 경우, 뒤에 나오는 글자는 가볍게 발음해 준다. 알았지? 음, 발음 공부 끝! 


다음은 해석, ‘몽둥이’가 요리 이름에 두 번 거푸 나온 건 무슨 뜻일까? ‘지(→)’는 ‘닭 계(鷄)’ 자니까, 몽둥이로 개를 패서 잡듯, 닭을 몽둥이로 뚜들겨 패서 잡는다는 뜻 아닐까요? 이야! 대단한 걸? 어떻게 알았지? (히히, 때려잡은 게 또 맞았네?) 


하지만 불쌍한 닭을 개 패듯 잡을 수는 없는 법! 게다가 닭고기를 몽둥이로 뚜들겨 패면 고기가 남아나는 게 뭐가 있겠니? (우이 쒸, 틀렸다는 얘기잖아?) 하지만 두들기긴 두들기니까 반은 맞았다. (아니, 맞았다는 거야, 틀렸다는 거야?) 자, 구체적인 사연은 요리법 얘기할 때 다시 알아보고, 둘째, 이 요리의 성장 배경. 출생지를 알아보자. 


이 요리의 고향은 사천 땅 낙산樂山! 우리나라 동해안에도 낙산落山이란 곳이 있지? 거기도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중국 낙산은 더욱 유명한 세계적인 관광지다. 오천 년 중국 문학의 최고봉인 천재 문인 동파東坡 소식蘇軾의 고향, 미산眉山이 바로 옆 동네요, 이태백이 도술과 검술을 익혔다는 그 유명한 아미산蛾眉山의 입구이다. 하지만 이곳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된 사연은 따로 있다. 


여기서 잠깐 우리의 상식을 풍성하게 해주는 지리 공부 한 토막! 사천四川은 커다란 네 개의 강이 흐른다고 하여 ‘사천’이라고 한다는 썰(說)도 있다. 아무튼 모두 장강長江의 중요한 지류다. 그중에서도 사천 분지 한 복판을 가로지르는 가장 중요한 강이 민강岷江과 대도하大渡河. 

좌측이 대도하大渡河, 우측 강이 민강岷江이다. 그 두 강이 하나로 만나는 곳에 세계 최대의 좌불이 자리 잡고 있다. 불상의 위쪽에서 아래로 걸어 내려가며 관람을 하는데 인파가 밀릴 때는 몇 시간씩 걸리기도 한다. 


엄청난 수량으로 폭포처럼 흐르는 급류 중의 급류인 이 두 강이 하나로 만나,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며 유유하게 흐르기 시작하는 곳이 바로 이곳, 낙산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평 양수리 정도쯤 될까? 어쨌든 물과 물이 만나는 곳은 교통의 요지라는 뜻. 수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그곳 깎아지른 절벽에 세계 최대의 좌불坐佛이 조각되어 있으니, 이름하여 낙산 능운대불凌雲大佛이라! 그 높이가 무려 72m! 엄청난 그 규모를 설명하자면 배가 너무 고플 테니 이쯤 해서 통과!

돌산을 통으로 깎아내리면서 불상을 조각했다. 부처님 발톱 위에 성인 남자 5, 6명이 올라갈 수 있는 크기다.


셋째, 만드는 법. 이곳 러(↘)산(→)의 <빵방/지>는 식초 먹인 산닭으로 만든다. 우리나라에도 <초계醋鷄 무침>이란 게 있다. 시큼새큼 식초를 많이 쳐서 맵고 짜게 무친 것이 <빵방/지>와 상당히 비슷하다. 특히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입맛 잃은 사람들이 멍멍탕 대신 요걸 먹으면, 으~~~ 셔! 시큼 새콤 씨~원 하기 그지없어, 더위에 지쳐버린 나그네의 입맛을 삽시간에 살려준다. 


근데 원래는 닭을 잡기 전에 식초를 먼저 먹여야 하는 법. 그래야 고기가 야들야들 윤기가 흐른단다. 아무튼 <러/산(樂山) 빵방/지>는 힘센 수탉의 다리 살만 골라내어 대마大麻 끈으로 꽁꽁 묶은 다음, 폭 고아내어 차갑게 식힌다. 그다음이 중요하다. 몽둥이는 몽둥이로되, 나무젓가락 크기 몽둥이로 토닥토닥 두들겨서 닭고기 살이 결대로 갈라지게 만든다. 이게 키포인트다. 그래서 <빵방/지>다. 왜 갈라지게 하는 건데요? 아, 그래야 갖은양념이 골고루 스며들지? 

접시에는 먼저 시원한 오이를 싹둑싹둑 저며내어, 듬성듬성 밑바닥에 보기 좋게 깔아 논다. 그 위에는 양장피를 널찍널찍 썰은 다음, 살짜기 데쳐내어 올려놓고, 또 그 위에는 깨끗한 손으로 쪽쪽 찢은 ‘빵방/지’를 올려놓고, 간장 · 설탕 · 식초 · 고추기름 · 참깨 기름 · 파 · 마늘 · 생강 등등등등 듬뿍 뿌려 만들어 낸 비장의 소스를 뿌린 게 <빵방/지>란다. 우와, 맛있겠다. 쩝쩝, 다음엔 꼭 그거 먹어봐요! 복날 먹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자, 전채도 먹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요리를 먹어보자. 근데 ‘요리’라는 말을 쓰면 어쩐지 상당히 ‘고급’이라는 느낌을 주지? 그러나 사천 음식은 대중적, 서민적이다. 가정식家庭式 음식을 중국말로 ‘지아(→)창(↗) 차이(↘)’라고 한다. 한자로는 ‘家常菜’, 요리법만 알면 집에서도 얼마든지 늘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뜻이지. 그래서 사천요리는 ‘지아/창/차이(家常菜)’가 발달해 있다는 또 하나의 특색이 있단다. 


자, 그런 의미에서 ‘지아(→)창(↗) 차이(↘)’로 메뉴를 짜보자. 에이, 괜히 비싼 거 사주기 싫으니까 그러시는 거죠? 여기 메뉴 판 앞쪽에 써 놓은 <一品熊掌>, 이런 것도 한 번 먹어봐요. (메뉴 판 앞쪽에는 부르주아 음식) 덱끼! 웅녀의 아들, 단군의 자손이 곰 발바닥을 먹다니! 그런 건 나중에 장가가서 네 웅녀熊女랑 같이 실컷 먹도록 하고, 지금은 건전하게 ‘지아/창/차이(家常菜)’를 먹자. 어허, 빨리 메뉴 판 뒤쪽으로 페이지 못 넘겨?(투덜투덜...) 나를 따르면 천국이 너의 것이라니깐! 믿어라, 믿는 자에게 복이 오나니!     


오늘의 멜로디 메뉴  (지휘: 소오생) 

※ 가격은 책임 안 짐. 소오생은 돈이 없어서 주로 가성비 맛집만 다닌다는 사실을 참조하시기 바람. ^^;;


어때? 네 명이 실컷 중국 요리 시켜 먹었는데 술값을 빼면 겨우 200 위엔, 우리 돈으로 사만 원도 안 되잖니? 어휴, 술값이 좀 아까운데요? 하하, 아까울 것 하나도 없다. 랑(↗)지우(↓)같은 명주를 삼만 원 정도에 먹는다는 건 정말 기막히게 싸다. 물론 사천에는 더 좋은 우/량/예(五粮液) 같은 중국 명주도 있다만 그건 한 병에 십만 원도 넘으니까 생략! 


우와, 술값이 요리 값보다 훨씬 더 비싸네요. 배보다 배꼽이 큰 셈? 아니다. 싼 술도 충분히 마실 만하다. 가장 대중적인 건 얼(↘)궈(→)터우, 한자로 <二鍋頭>, 우리나라 중국음식점에도 많이 있지? 한 병에 겨우 2~3 위엔, 오백 원 남짓이란다.


그리고 우리는 네 명이니까 원래는 네 가지 요리에다가 탕 하나 정도만 시켜도 된다. 하지만 이번엔 너희들 중국음식 가르쳐주려고 특별히 좀 많이 시킨 거다. 사실 이 정도면 일곱 명이 먹을 분량이지. 


선생님, 밥은 얼마라고 쓴 거예요? 免費가 뭐죠? 미엔(↓)페(f)이(↘), ‘공짜’란 뜻이란다. 우와, 정말요? 하하, 그래, 중국에 있는 중국음식점은 거의 대부분 밥은 공짜로 준다. 이야, 신난다! 선생님, 너무 좋아요! 아이고 정신없다, 괜히 수선 떨지 말거라. 신날 거 하나도 없으니깐. 왜요? 아, 밥 먹을 배가 어디 있니? 나오는 요리나 남기지 말고 다 먹자고, 알았어? 넵! 걱정 마십시오! 헤헤, 정말 기대되네요!


맨 처음엔 소고기로! <깐/비엔(→) 뉴/러우(↘)쓰 : 干煸牛肉絲>! 

‘뉴/러우/쓰(牛肉絲)’? 소에서 가장 연한 등심 부위를 젓가락 굵기로 실처럼 썰은 거다. 음,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데요? 것 봐, 곰 발바닥보다 맛있지? (치, 먹어봤어야 알지...)  


‘깐/비엔(干煸)’은 뭐죠? 사천요리의 또 하나의 특징이다. (대체 특징이 몇 개야, 이거?) 기름을 살짝 두르고 달달 볶는 요리법이다. 이를테면 한국식 볶음법이지.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는 기름을 왕창 집어넣고 볶는다. 그 바람에 느끼한 걸 싫어하는 한국 사람들은 중국 음식이라면 아주 질색을 하지. 하지만 그런 양반들도 '干煸'이라고 쓴 중국 음식을 시켜 먹으면, 아니, 이거 매콤 달콤, 하나도 안 느끼하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단숨에 먹어치우고 일순간에 중국 요리 마니아가 된다. 와, 이거 너무너무 유용하겠는데요? 노트에다가 잘 적어놔야겠어요. 


기왕 적어놓는 김에 하나 더 적으렴. 강낭콩을 달달 볶은 것도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딱 맞으니, 기회 있으면 꼭 한 번 먹어보려무나. 아, 그래요? 근데, 그건 중국말로 뭐라고 하죠? 처음에는 ’干煸‘, 요리법을 적어주고, 그다음에는 ’四季豆‘, 강낭콩이라고 하면 된다. < 깐/비엔(→) 쓰(↘)지(↘)떠우(↘) : 干煸四季豆 >, 잊지 마세요?     


그다음은 사천의 명물, 두부로 만든 <마(↗)포(↗) 떠우(↘)푸(f) : 麻婆豆腐>를 먹자. 맛있게 먹으려면 우선 그 내력을 알아야한다. 선생님, 그거 지난번에 말씀해 주셨는데요? <산천의 정기 모인 맛의 고향 사천땅>에서 얘기해 주셨잖아요. 그때 <꿍(→)바오(↓) 지(→)딩 : 宮保鷄丁>에 얽힌 사연을 다음에 얘기하겠다고 하셨으니까 그 얘길 하실 차례예요. 내가 그랬나? 자식, 그런 건 꼭 기억을 한단 말씀야. 오케이! 




고추와 땅콩, 나라 사랑 백성 사랑     



때는 청淸 나라 말, 그러니까 곰보 여편네가 마파두부, <마(↗)포(↗) 떠우(↘)푸(f) : 麻婆豆腐>를 처음 만들 때와 거의 비슷한 시기다. 그 당시 사천 지역에는 서구 제국주의자들이 퍼뜨린 아편이 만연하여 민간에 극심한 피해를 주고 있었다.

이에 새로이 사천 총독으로 임명된 궁보宮保 정보정丁保楨은 고민 끝에 초 강경 방법을 채택했다. 아편을 판매하거나 피우는 자는 극형에 처하고, 그를 고발하는 자에게는 큰 상금을 내린다는 방문을 곳곳마다 커다랗게 써 붙인 것이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록 고발하는 사람은 전혀 없었다. 쯧쯧, 이렇게까지 백성들이 관官을 믿지 못한대서야... 정 궁보는 혀를 끌끌 찰 수밖에 없었다. 


이러구러 다시 달포 남짓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정 궁보가 채택한 방법은 여전히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이거 아무래도 내가 방법을 잘못 쓴 모양이군. 좋은 수가 없을까... 그때였다. 고발장이 날아 들어왔다. 옳거니! 무릎을 치고 얼른 고발장을 뜯어서 읽어 본 정 궁보는 그러나 곧 얼굴이 하얗게 변하고 말았다. 고발당한 사람이 다름 아닌 그의 큰아들, 정군실丁君實이었던 것이다. 


즉각 관리들을 동원하여 확인해 본 결과, 고발 내용은 추호도 틀림없는 사실이었으니, 어허, 이 일을 어찌할꼬! 그러나 그에게 다른 선택의 길은 없었다. 아편에 중독되어 죽어가고 있는 수많은 사천 백성을 구하기 위해서는 사사로운 혈육의 정을 버리고 대의大義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버지, 다시는 안 그러겠어요. 제발, 제발 한 번만 살려주세요, 네?”

“아이구, 여보!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당신 아들이우, 당신 아들! 자기 새끼는 짐승도 챙기는 법인데, 사람이 어찌 자식을 죽일 수가 있단 말이우!”


아들과 아내가 통곡을 하고 매달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정 궁보는 그날로 자신의 아들을 사형시켜 버리고, 고발한 사람에게는 큰 상을 내렸다. 그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총독의 단호한 결의를 지켜본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며 아편을 끊는 시늉이라도 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었다. 새로 온 총독은 지독한 놈이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자기 자식을 죽이다니,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 무슨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한다고... 


한편 아들을 죽인 정 궁보는 미칠 것만 같았다. 비록 대의를 위한 일이기는 하였으되, 짐승만도 못한 일을 저질렀다 생각하며 식음을 전폐하고 괴로워했다. 아들을 장사 지내기 전날 밤,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던 정 궁보는 아들의 시신을 넣은 관을 찾아갔다. 


으흐흑, 내가 너를 죽이다니, 부디 이 애비를 용서해다오... 관을 쓰다듬으며 터져 나오는 통곡을 억지로 참고 있는데, 어라? 어디선가 요쌍한 냄새가 나네? 이게 뭐야, 아편, 아편 냄새 아냐? 어떤 놈의 자식이, 누가 감히 여기서... 분노한 정 궁보가 관의 뒤쪽으로 살며시 돌아가 보니, 어럽쇼! 하인 녀석일세? 그것도 방금 전에 관을 잘 지키라고 자신이 보냈던 충직한 노복 정안丁安이 아닌가!


“대, 대인 나으리!”


헤롱헤롱 자빠져서 아편을 빨고 있던 정안이 대경실색, 소스라치게 놀라며 벌떡 일어났다.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마구 떨렸다. 이제는 꼼짝없이 죽은 목숨! 사랑스러운 아들도 단칼에 죽여버린 인정 사정없는 사람이 자신을 살려둘 리 만무했다. 정안은 단 한 마디 변명도 못하고 다시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부들부들 떨기만 했다. 


아주 짧은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두 눈을 꼭 감고 덜덜 공포에 떠는 그에게는 말할 수 없이 긴 시간이었으리라.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 아닌가! 그런데 아니, 이게 웬 일? 총독 대인 정 궁보가 하는 행동 좀 보소? 혼비백산, 그저 덜덜 떨며 앉아 있는 노복 정안의 어깨를 다정히 두드려주는 게 아닌가! 


“수고하는구먼. 잘 좀 지켜주게.”


그리고는 아무것도 못 본 척 떠나버리는 것이었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자식을 죽이더니, 드디어 미쳤나? 어리둥절, 정안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물론 정 궁보 역시 처음에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었다. 주인의 명을 이렇게 우습게 알다니! 하지만 잠시 생각해 보니 어쩐지 이상했다. 아니, 이 녀석처럼 순박한 놈이 어떻게 이렇게 대담할 수가 있지? 더군다나 아편 때문에 죽은 상전의 관 뒤에서, 그 시체가 아직 채 식지도 않았을 것 같은데, 그 옆에서 아편을 또 피운다? 음, 이게 예삿일이 아니군. 어허, 보아하니 이게 엄벌로 다스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닐 것 같구먼. 아하, 그럼 아들 녀석만 죽인 꼴이 되지 않았는가... 피눈물이 쏟아졌다.


한편 하인 정안은 그 길로 절친한 친구인 주방장을 찾아갔다. 방금 전 염라대왕 앞에 끌려갔다 부처님 만나 되돌아온 그 사연을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대체 이게 어찌 된 일이지? 머리를 맞대고 수군수군,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을수록 총독 대인의 나라 사랑 백성 사랑의 그 마음이 그제야 헤아려지니, 너무나도 고맙고 너무나도 죄송하기만 하다.


“여보게. 대인 나으리께서 식사를 못 하신 지가 벌써 며칠이나 되었으니, 자네가 맛갈진 요리로 나으리 식욕을 어찌 좀 돌려드리도록 할 수 없겠는가? 술은 내가 준비해 봄세.”


그리하여 주방에 나가보니, 이런 쯧쯧, 공교롭게 있는 거라곤 닭고기 조금 하고, 땅콩뿐일세? 아, 물론 맛의 고향 사천이니까 조미료야 다 있지. 그중에서 뭘 써먹는다? 얼른 살펴보니 고추, 빨간 고추를 말려놓은 게 눈에 띄였다. 그리하여 닭고기는 깍두기 썰 듯 깍둑깍둑, 땅콩은 껍질 벗겨 황금색이 날 때까지 달달달달. 닭고기와 붉은 고추, 땅콩을 한꺼번에 집어넣고, 세디 센 불 아주 센 불로 화르르 순식간에 볶아내어 요리를 완성했다.

에휴 다 만들었다, 작업 끝! 휙-- 운두 깊은 후라이팬 안에 있는 음식들을 허공에 던졌다가, 척-- 커다란 접시 위에 사뿐히 받아내어, 사천이 낳은 중국의 명주名酒 우/량/예(五粮液)와 함께 정 궁보에게 갖다 바치니, 


“아니, 이게 무엇이냐?”

“예, 저희들이 정성껏 준비했으니 부디 맛있게 드시고 기운을 차리시옵소서!”


생각할수록 자식 죽인 일이 후회막급이요, 아편 막을 좋은 방법 없을까 노심초사, 머리에 쥐가 난 채 오늘밤도 식욕을 잃고 쫄쫄 굶고 있던 정 궁보는 아랫것들의 성의가 너무나도 가상했다. 근데, 입맛이 있어야지? 마지못해 한 젓가락 집었는데, 엇, 이게 웬 일? 이 놈의 젓가락이 미쳤나? 갑자기 전 자동, 쾌속으로 달려가네?


“아니, 이렇게(냠냠), 입맛을 당기게(쩝쩝), 만드는 음식이(꿀꺽), 있었단 말이냐?(히야, 맛있다!) 대체 이 요리 이름이 무엇인고?”


이름이 있을 턱이 없었다. 방금 태어난 음식이니까. 주방장이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했다. 총독 대인인 궁보 나으리를 위해 만든 닭고기 요리니까, 대인 나으리의 별호를 쓰면 좋겠군! 그리하여 사천에서 가장 유명한 또 하나의 요리 <꿍(→)바오(↓) 지(→)딩 : 宮保鷄丁>이 탄생하였다는 얘기다. 


그나저나 땅콩을 요리에 집어넣다니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네요. 어디 한 입 먹어볼까? 이야, 정말 매콤달콤 맛있네요. 고기로 만든 요리가 이렇게 깔끔하고 산뜻한 느낌이 들다니, 정말 자식 죽이고 입맛 썼던 사람이 밥맛을 되찾을 만도 하군요. 어, 근데요, 선생님! 여기 이 메뉴 판에 보니까 <宮保魷魚>도 있네요? 이건 뭐예요? 

‘여우(↗)위(↗)’는 ‘오징어(魷魚)’. 닭고기 대신 오징어 넣고 똑같이 만든 요리란다. 아무튼 정 궁보의 그 사건 그 이후로, 왕 매콤 붉은 고추, 짭쪼롬 달콤 땅콩알의 환상적인 앙상블 요리법이 온 천하에 유행했는데, 그런 모든 앙상블 멜로디의 요리법을 ‘宮保’라고 명명하게 된 거란다. 나라 사랑 백성 사랑의 그 마음이 모든 사람들의 입맛을 되살리고 있는 셈이지.


이야, 정말 재밌군요! 선생님 말씀대로 애국 충절과 인간 사랑의 휴머니즘이 넘쳐나는 감동적인 음식이네요. (어휴, 또 혼날라!) 그나저나 선생님, 앞으로 더 나올 요리가 또 뭐 있죠? 


어디 보자, 음. 누룽지에다가 해산물 넣고 조린 <싼/시엔(→) 구어/빠(→) : 三鮮鍋巴>하고, 짭쪼롬하게 말린 새우에다 배추 넣고 지지고 볶다가, 밀가루 풀어서 걸죽하게 소스 끼얹은 <카이(→)양(↗) 바이(↗)차이(↘) : 開洋白菜>는 아까 먹었지? (언제? 먹은 것 같기도 하고...) 그럼, 새우 살 넣고 계란 풀어서 함께 볶은 <씨아(→)런(↗) 차오(↓)딴(↘) : 蝦仁炒蛋> 하나 남았네? 그리고 맨 마지막에 입가심할 시큼새큼 <쏼/라(↘)탕(→) : 酸辣湯>이 남았으니, 몇 개가 남았는지 스스로 세어 보렴. 

싼/시엔(→) 구어/빠(→) : 三鮮鍋巴


<카이(→)양(↗) 바이(↗)차이(↘) : 開洋白菜>


<씨아(→)런(↗) 차오(↓)딴(↘) : 蝦仁炒蛋>


<쏼/라(↘)탕(→) : 酸辣湯>


아니, 그것밖에 안 남았어요? 하하, 녀석! 정신없이 먹더니 자기가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도 모르는 모양이구먼! 헤헤, 그러고 보니 배가 부르긴 부르군요. 아이구 그래도 아쉽네? 쩝! 아이고, 행복해라! 이렇게 맛있는 게 이렇게 싸다니! 무릉도원에서 아름다운 꿈을 꾸는 것 같아요! 아, 내일도 이런 용꿈을 꿨으면! 용? 드래곤? 예끼, 그건 선생님 별명이야! 여러분, 제 꿈꾸세요! 꿈은 역시 소오생 용꿈이 최고랍니다! 




[ 대문 사진 ]


◎ 공가산(貢嘎山GongGaShan). 해발 7,560m. 사천성의 최고봉으로 티베트고원이 시작하는 관문이다. '공가'는 티베트어로 '하느님'에 해당하는 말. 전면에 보이는 빙폭은 높이 1,100m, 폭이 1,000m에 달한다. 사천성의 Capital city인 성도成都(Cheng Du)에서 자동차로 불과 7~8 시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접근하기 쉬운 거대한 빙하를 만날 수 있다. 


성도成都로 가는 항공편은 인천공항에서 밤에 출발하여 새벽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버스로 갈아타면 저녁 5시경에 도착한다. 울창한 원시림 속에서 온천을 즐기며 숙박하고, 다음날 케이블카로 해발 4,000m까지 올라갈 수 있다. 아미산, 낙산대불 등과 더불어 5, 6일 정도의 일정이면 엄청난 스케일의 장관과 함께 기막히게 황홀한 사천의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소오생 비장의 추천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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