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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오생 May 21. 2024

05. 중국어 여행길의 아름다운 동반자

중국어 발음 상식 (1)

우리들 중국어 여행길의 첫 출발점이 되는 시간이다. 음... 우리 나그네들에게 무슨 말을 제일 먼저 가르쳐드릴까…. 사실은 말이 필요 없다. 하하. 나는 언제나 왕초보 중국어를 가르칠 때면 맨 먼저 똑같은 말을 가르치니깐.



인사를 잘해야 여행을 잘한다  


   

자, 여러분, 우리 이 말부터 먼저 배워볼까요? 소오생은 칠판 위에 커다랗게 중국어 발음 부호를 쓴다.   

저게… 뭐지? 호기심에 가득 찬 눈망울들... 자, 우리 맨 먼저 이 말부터 배워볼까요? 중국어 발음 표기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대만에서는 한자의 획을 따서 만든 주음부호(注音符號, 注音符号)라는 걸 쓴다. 그러나 본토에서는 한어병음(漢語拼音, 汉语并音)이라는 표기법을 사용한다. 바로 여기에 써놓은 거다.


그러나 배우기 전에 반다시 알아야 할 게 있다. 알파벳을 빌려오긴 했지만 이건 영어가 아니라 중국어라는 사실을! 물론 영어 알파벳의 발음과 같은 것도 있지만 아닌 것도 많으니깐 절대로 헷갈리면 안 된다. 그러니까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분 마음대로 읽으려고 하지 말고, 반드시 소오생이 소리 내는 고대에~로, 움직이는 고대에~로 흉내내며 따라 하셔야 합니다~!


자, 이렇게 손을 귀엽게 흔들면서, 방글방글 웃으면서, 생기발랄한 목소리로 따라 읽어봅시다~! 칠판에 써놓은 글자를 가리키며 나는 고량주에 취한 듯, 짜장면에 말린 듯, 혀 꼬부라진 소리로 노래를 부르듯 경쾌하게 발음한다.


"Lǎoshī hǎo?"

“(을)라오(↓)() 하오(√)?”

라오쓰 하오?” (학생들의 어설픈 개구리 합창 소리)


하하하, 발음이 엉망진창이시군용? 하지만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다. 일단 활기차게 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 아유~ 참 잘했어요! 근데 한석 나그네는 뭐가 그리 창피해서 손을 흔들까 말까 엉거주춤을 추고 있을꼬?




여러분! 외국 여행을 갈 때, 특히 배낭 여행을 갈 때 가장 중요한 게 뭘까요? 그거야 건강이겠죠, 뭐! 맞았다. 물론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내가 물어본 질문의 답은 아니다.


피노키오 양반들이 배우는 중국어 회화 책에는 찌우()()아!” “사람 살려(救命啊)!” 맨 먼저 그 말부터 가르치는 책도 있다. 하지만 그건 모르는 소리! 물에라도 빠졌다면 또 모를까, 일반적인 위급한 상황에서 그런 소릴 지르면 큰일난다. 진짜로 황천 가기 십상이다. 절대 안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이더의 경험담을 들으며 맞춰보세요!


소싯적에 쌈박질을 기차게 잘하는 친구가 있었다. 태권도, 가라데, 유도를 합쳐서 합이 10단이라나. 이야, 저 친구는 정말 겁날 게 없겠는걸. 부럽기가 이루 말도 못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 방학이 끝날 때마다 그 친구, 언제나 깁스 신세로 다니네? 걸핏하면 팔도 부러지고, 다리도 부러지고, 머리도 깨지고…. 사연을 들어보니, 방학이라 친구들이랑 놀러가면, 그때마다 현지 깡패들이 시비를 걸더란다. 이런 쥑일 놈들.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때마다 한 탕 ‘다그리(^^)’ 붙었다는데, 결과는? 하하, 더 이상은 말 안 들어도 뻔하지, 뭐. 그치만 그 짜식들두 나한테 많이 맞았다구!(볼멘 친구, 투덜투덜 변명의 목소리…)


그런데 소오생은 싸움을 못한다. 그런데 소오생은 그 친구보다 여행을 훨씬 더 많이 다녔다. 그런데 소오생은 여태까지 한 번도 얻어맞은 적이 없다. 비결은? 대충 이렇다. 돈이 별로 없었으므로 나는 주로 텐트를 치고 잤는데, 그러다보면 나에게도 늘 현지 ‘깡패’ 비스무레한 친구들이 찾아오곤 했다. 어이, 형씨. 첨 보는 얼굴인데? 담배 있나? 있으믄 하나 줘봐. (어깨에 힘 팍! 폼 잡는 그 친구들. 허쭈?)


하하, 그치만 나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준비되어 있지롱. (아주 친절한 목소리로) 아, 담배가 떨어지신 모양이군요. 얼마나 필요하세요? (눈 똥글, 놀라는 그 친구들) 네? 세 대면 된다구요? 에이, 쩨쩨하게 세 대가 뭐예요? 세 갑은 돼야지. 자, 여기요. (갑자기 쑥스러워하는 그 친구들) 근데 말이죠…, (아연 긴장하는 그 친구들) 불은 안 필요하세요? 라이터 여깄어요. (얼굴을 활짝 피며 웃는 그 친구들)


나의 경험담 결론: 나는 낯선 곳을 여행할 때는 늘 웃고 다닌다. 내 비장의 무기는 웃음. 그러나 비웃는 웃음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호의를 보이는 웃음이다. 가짜로 웃으면 안 된다.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상대방이 더 열받으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 그러니까 억지로 웃지 말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상대방에 대한 호감과 존중의 뜻을 표출하는 그런 웃음을 웃어야 한다.


웃음은 정말이지 너무나 중요하다. 외국인과의 낯선 만남에 있어서는 더더구나 중요하다. 때로는 목숨이 왔다갔다한다. 드넓은 중국 땅에는 별의별 인간이 다 있다. 그러니 별의별 일들이 다 발생할 수 있다. 아찔하게 위험한 일들은 대개 순간적인 상황에 의해 좌우되기 쉽다. 우리들의 자그마한 행동이 상대방 중국 사람들의 감정을 순간적으로 거스르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그런 상황에 대비해서 뭘 어떻게 하자구?


웃자! 방글방글 웃자! 


중국 사람을 만나면 무조건 언제나 방글방글 웃자!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평소에 연습을 많이 하여 습관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따로 거울 보고 웃는 습관을 키우기 위해 애써 고생할 필요는 없다. 여러분의 길라잡이 소오생과 더불어 즐겁게 웃으며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듯 중국말을 배우자. 모든 것이 한꺼번에 저절로 해결된다.

  



근데예, 가이더님요, 쫌 전에 라오쓰 하온지 뭔지, 그 말이 뭔 소린데예? 뭔 뜻인지 알아야 생기발랄이든, 오만상을 찡그리든, 할 거 아임니꺼. 아하~! 예지 나그네. 외국어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그렇다. 통빡, 통빡이다! 통빡으로 생각해보자. 소오생이 무슨 말을 맨 먼저 가르치겠는가? 여러분,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제일 먼저 어떤 말을 하지염?


인사말요!(학생들의 합창. 아이구, 예뻐라)


그렇다, 바로 그거다. 인사말이다! 이것도 못 맞히는 사람은 필경 십 년 동안 같은 아파트 살아도 옆집 사람과 인사 한 번 안 하고 지내는 사람일 거다. 우리나라 사람은 정말 인사에 너무 인색하다. 너무 경직되어있다.


중국어는 전 세계에서 제일 발달된 언어다. 정말이다. 애교가 철철 넘쳐흐르는 언어다. 그래서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입에 올려놓으면 인사성이 좋아지고 애교가 많아지게 된다. 참말이다. 사람을 만날 때 늘 웃게 된다. 대인 관계가 좋아지니 직장에서 평판도 좋아진다. 진실이다. 중국어를 나에게 배우면 친절 교육을 따로 받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 애교 만점 중국어를 그렇게 딱딱하게 발음해서야 되겠는가, 안 되겠는가? 다같이 방글방글 미소를 짓자! 백화점에 들어가면 어여쁜 안내 아가씨가 손을 귀엽게 흔들며 인사하듯 우리도 쑥스러움을 벗어던지고 즐겁고도 귀엽게 손을 흔들자! 그리고 다함께 경쾌한 목소리로 힘차게 외치자! “(을)라오(↓)() 하오(√)?” 오케이?


잠깐 안내 말씀 드립니다! ^^;

이 글은 맹목적인 중국어 찬양이나 중국 마니아 양성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이 글의 첫째 목적은 좌뇌 중심의 딱딱한 이론적 공부 방법에 이의를 제기하고, 우뇌 중심의 보드랍고 달콤한 온유돈후의 동아시아 전통 공부 방법의 장점을 살려서 중국어라는 외국어를 재미있게 습득해보자는 것입니다.

둘째 목적은 <프롤로그>에서도 밝혔듯이 나아가 '우리 것 바로 알기', 그리고 '우리의 정체성 되찾기'입니다. 이 점은 차차 구체적으로 말씀 드릴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세번째 목적은 우리의 내면세계가 정신적이고 영적靈的인 차원의 갈급함을 충족하여 보다 싱그럽고 풍요롭고 활기찬 삶을 영위하여, 아름다운 공동체의 세상을 도모해나가고자 함에 있습니다.

제가 이 브런치에 올렸던 모든 글, 앞으로 올리게 될 모든 글의 목적지는 모두 하나입니다. 이 글은 그 연속선상의 한 조각, 아주 작은 한 점일 것입니다. 부디 오해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니 하오 마? 통빡과 철판은 여행의 필수 조건



중국 사람들은 인사를 할 때, 먼저 상대방을 불러준다. 그리고 나서 인사를 한다. 그러니까 여기서 ‘(을)라오쓰’는 상대방, 즉 여러분이 나를 부르는 호칭인 것이다. 그러니까 무슨 뜻일까?(소오생은 언제나 쉬운 것만 물어본다!) 자, 그건 조금 더 생각해보시고, 일단 통과!


잠깐, 여기서 ‘(을)’은 혀로 입천장의 앞부분을 경쾌하게 한 번 튕기며 발음하라는 뜻. 영어의 'l' 발음이다. 괄호를 쳐준 것은 실제로 소리 내지는 말고 속으로 소리 내라는 뜻. 나중에 다시 설명해드리지. 진짜루 통과!


암튼 일단 이렇게 상대방을 불러놓고, 그 다음에 ‘하오(√)?’ 하고 인사를 하는 거다. 상대방이 뭐 하는 사람인지 모를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 그럴 때는 일반적인 이인칭, ‘니(↗)’라고 불러주면 된다. 니(↗) hǎo!


가이더님! 그럼 ‘니 하오 마’는 뭐예요? 아이구, 예뻐라! 어디서 벌써 들어보았군요? 그렇다. “니(↗) hǎo!”나, “니(↗) hǎo ma?”나, 똑같은 말이다. 이게 진짜 인사말이다. 앞으로 중국 사람들을 만나면 무조건 방글방글 웃으면서 이 말을 하는 거다. 아셨지? 자, 그럼 열 번 큰 소리로 외워보자, 시이~작!

중국어에서 의문문 만드는 방법은 다섯 가지다. 모두 모두 너무 너무 쉽다. 얼마나 쉬우냐?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지금 이 순간 벌써 그 중 두 가지를 배웠다. 그 정도로 쉽다. 설명해드릴까?


첫째, 평서문 뒤에 무조건 ‘ma’를 가볍게 붙여주기만 하면 된다. 

문장의 어순이 바뀐다거나, 다른 변화가 있거나, 그런 거 저~언혀 없으니 안심 팍! 하고 무조건 맨 끝에 살짝, 보드라운 목소리로 ‘마?’ 해주기만 하면 만사형통이다. 오케이?      

그 사람은 한국 사람이야. ⇒ 그 사람은 한국 사람인가요?     

둘째, 구태여 의문문 형태로 만들어주지 않아도, 평서문 그 자체가 의미상의 의문문이 될 경우다.


“니(↗) hǎo!” 어떤가? 우리말도 그렇지? 안녕하세요, 그거나, 안녕, 하거나 마찬가지 아니냐? 중국어로 정리해드릴까? { 니(↗) hǎo! = 니(↗) hǎo ma? } 이해가 되셨죠?


자, 그럼, 이제 실전 연습 한번 해볼까요?

여러분, 내가 중국말로 뭐라고 말하면, 여러분도 중국말로 대답해보세요~ 아셨죠? (엥? 뭐시라고?)


“??? (모두들 놀란 토끼 눈)

“응? 왜 아무 대답이 없지? 내 목소리가 너무 작았나? 다시 한번!”

“꺼/웨이(↘) 통/쉬에(↗), 따(↘)지아(→) hǎo?”


“라, 라, 라오쓰 하오?”(일부 눈치 빠른 학생들, 그러나 쑥스럽고 자신 없는 목소리)

“뭐라구요? 잘 안 들리네? 다시 한번! 꺼웨이 통쉬에, 따지아 hǎo?

“Lǎoshīhǎo?”(그제야 모두들 자신 있게 힘찬 목소리로)

 

그렇다. 외국어는 바로 이런 식으로 배우는 거다. 처음 듣는 말이라고, 못 알아듣는다고 공연히 주눅들어 도망가려고 하지 마라. 무슨 뜻인지 통빡으로 맞출 생각을 하라. 소오생이 지금 무슨 말을, 왜 하는 걸까? 중국말 모르는 여러분에게 괜히 폼 잡을라고? 아니다. 그럴 리가 있겠는가.  




여기서 잠깐 팔불출 짓거리 하나 할게용? 소오생에게는 중학교(옛날 얘기다) 다니는 딸내미가 있다. 이 녀석, 통빡이 참으로 기차다. 아빠가 느닷없이 알아듣지 못할 중국말을 해도 천연덕스럽게 우리말로 대꾸한다. 뭐라구? Oh, No! 우리 딸아이는 중국말을 전혀 배운 적이 없다.


“어? 너 아빠가 하는 말 어떻게 알아들었니?”

“뻔하지, 뭐! 지금 아빠가 할 수 있는 말이 뭐겠어?”


그렇다. 바로 그거다. 지금 이 순간에 내가 왜 그런 말을 했겠는가? 여러분이 취할 수 있는 반응에는 무엇이 있을까? 여러분이 지금 현재 할 줄 아는 중국말이 뭐가 있을까? 뻔하지, 뭐! “Lǎoshīhǎo?” 그 한마디였다네! 그 말밖에 더 있는가! 아는 말이 그뿐인데, 그 말이라도 써먹을 생각을 얼른얼른 해야지이~. 어휴, 그랬다가 틀려서 쪽팔리면 어떡해요.


그래? 그람, 팔불출 2탄! 내 딸내미는 아빠 닮아 등산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종종 산에 데려갔다. 가끔 절벽도 기어오르는데 처음에는 나한테 이런 질문을 던지더군.


“아빠, 근데 떨어지면 어떡하지?”

“괜찮아, 다시 올라오면 되지, 뭐.”


그 말에 딸내미는 아, 그렇구나! 하더니 용기백배하여 계속 절벽을 기어올라갔다. 여러분, 생각해 보시라. 절벽에서 떨어져도 다시 올라가면 되는데, 그까짓 말 한 번 틀리면 어디가 덧나냐? 까짓 것 틀리면 어때, 쪽 한 번 팔리지, 뭐. 그런다고 얼굴이 닳아 없어지겠는가, 인생이 땡땡, 끝났으니 내리세요, 종을 치겠는가?


외국어를 배우려면 첫째는 통빡! 둘째는 철판! 안면에 철판을 깔아야 한다. 그래야만 진짜 쪽이 안 팔린다. 철판 깔기를 두려워하면 영원한 도망자, 아니, 영원한 외국인 기피자가 된다. 요새 같은 국제화 시대에 그거야말로 진짜 쪽팔리는 일 아니겠는가! 하물며 외국으로 배낭 여행을 갈 때는 말할 나위가 없다. 통빡과 철판! 잊지 마세요? 알았죠? 그럼 아까 하던 말을 계속해볼까요? 나는 손바닥으로 내 가슴을 가볍게 두드리며 연거푸 말한다.


“워(↓)쓰― lǎoshī, lǎoshī!”


중국어 인사말은 먼저 상대방을 불러준다고 그랬죠? 자, 그럼 ‘lǎoshī’는 무슨 뜻일까요? 지금 여러분의 인사를 받는 상대방 아니겠어요? 근데 상대방이 누구죠? 소오생이잖아요. 근데 소오생이 뭐 하는 사람이죠? 그렇다. 소오생은 선생 아닌가. 선생님을 중국말로 ‘lǎoshī’라고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기억하자.


나는 백 번 정도 중국말을 가르치면서 언제나 이 단어를 가장 먼저 가르친다. 가장 중요한 단어니까. 선생님은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우리 여행의 길라잡이니까. 잘났건 못났건 우리가 여행길에 오른 이상, 무조건 믿고 따라가야 할 존재이니까. 다같이, “lǎoshī!”      



 lǎoshī와 쉬에성, 아름다운 여행의 동반자  


  

소오생이 이번에는 ‘여러 학생’들을 손으로 휘이― 두루두루 가리키며 또 연거푸 말한다.   

   


  ⑴ “①/웨이() ②/쉬에(), ③()지아() hǎo!”

             

  ⑵ “①/웨이() ②/쉬에()  ③쉬에(), 쉬에(↗)성!”



여기서 ⑴은 무슨 말이겠는가? 뻔하지 않은가? “Lǎoshīhǎo!”, “선생님, 안녕!” 그 말이 나오도록 선생님이 상대방에게 던지는 인사말 아니겠는가? 선생님의 상대방은 누구일까?      

① ‘꺼/웨이(↘)’는 ‘여러분’이라는 명사다.

② ‘통/쉬에(↗)’는 ‘같이 공부하는 학우(學友, 学友)’를 말한다. 즉 동학(同學, 同学)이다. 요걸 중국말 발음으로 ‘통/쉬에(↗)’라고 하는 거다.

③ ‘따(↘)지아(→)’는 ‘여러분’이라는 뜻이다. “따(↘)지아(→) hǎo!” 여러분, 안녕?


앗, 근데 조금 아까 위에 ‘꺼/웨이(↘)’도 ‘여러분’이라고 그랬잖아요? 음, 예원 나그네, 역시 또 ‘한 예리’ 하는군. 그렇다. 둘 다 ‘여러분’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조금은 다르다. ‘꺼/웨이(↘)’는 여러 사람들 속의 한 사람, 한 사람을 가리키지만, ‘따(↘)지아(→)’는 그 모든 사람을 통칭하는 거다. 그러니까 ‘꺼/웨이 통/쉬에’와 ‘따/지아’가 동격(同格)이 되는 거다. 에이, 근데 이런 건 처음에는 너무 따지지 않는 게 좋다. 언어는 이성으로 배우는 게 아니라, 습관적으로 튀어나와야 하는 거니깐.


자, 그럼 ⑵는 또 무슨 말일까?

⑵ “①/웨이() ②/쉬에()  ③쉬에(), 쉬에(↗)성!”


여기서 ①은 이미 알고 있다. 모르는 건 ②와 ③뿐이다. 가이더님, ②의 ‘쓰’도 ‘(을)라오쓰’할 때 이미 배우지 않았나요? 이야, 영미 나그네, 대단한 관찰력인걸? 그러나 여기서 ‘쓰’는 ‘(을)라오쓰’의 ‘쓰’가 아니다. 발음은 같지만 다른 글자다. 영어의 ‘is’에 해당한다.


영어는 인칭에 따라 be동사가 변화하지만 중국어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1인칭, 2인칭, 3인칭... 언제나 '쓰'다. 단, 이때 혀를 살짝 말아주고 발음한다. 요령은 차차 가르쳐드리지. 우선 문장 도중에 나오는 ‘쓰’는 가볍게, 길게 끌어주며, 혀를 살짝 말고서 발음한다는 사실만 알아두자. 이것도 알기 쉽게 간단한 공식으로 그려드릴까요?      

{A shi B}    =   { A = B }   =   
{꺼/웨이(↘) 통/쉬에(↗)} shi {쉬에(↗)성)}     

③-i) ‘쉬에(↗)성’은 뭐지? ‘꺼/웨이 통/쉬에’의 직업이다. 마치 소오생이 ‘lǎoshī’인 것처럼. 두 글자 중에서 먼저, ‘쉬에(↗)’를 한자로는 어떻게 쓸까? ‘쉬에(↗)’? 어, 이거 앞에서 들었던 발음 같은데? 그렇다! 바로 그거다! ‘통/쉬에(同學, 同学)’의 ‘쉬에’가 ‘동’의 ‘(學, 学)’임을 기억하면 통빡을 발휘할 수 있다.


고대 중국어가 외래어로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했죠?
(기억이 안나시면 <01. 꼬리에 꼬리를 무는 중국말>을 다시 한번 얼른 컨닝하고 오시라.)

아무튼 그런데 그때 그 발음이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는데, 정작 중국 본토에서는 이민족과의 전쟁이 잦아서 발음이 변천했다고 했죠?

그러니까 우리나라 한자 발음이 옛날 중국어 발음과 거의 비슷하다고 했죠? 그러니까 그 발음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몇 개의 사례만 알면, 처음 듣는 중국어 단어도 한국 사람은 통박으로 맞출 수 있다. 따항민궈~ 항궈~ 쭝궈~ 실험해봤죠?

한국 사람은 중국어를 배우지 않았어도 그런 식으로 이미 굉장히 많은 중국어 단어를 알고 있다는 이야기. 단 눈으로 먼저 보면 절대 안 된다. 귀로 듣고 감을 잡아야 한다. 그러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수없이 많은 단어를 금방금방 배울 수 있다.


그러니깐 옛날에는 ‘이란 발음이 현대 중국어에서는 ‘쉬에()’로 변한 거다. 그런데 이건 전혀 딴판으로 변했죠? 하지만 이런 것도 변화의 패턴만 익히게 되면 충분히 꼬리에 꼬리를 물 수 있다. 기왕 나온 거니까 가르쳐드릴까?


’이 ‘쉬에()’로 변한 패턴 : 고어(古語, 古语)의 ‘’ 발음은 현대 중국어에서는 대충 두 가지 정도로 변화했다. 하나는 ‘’으로 바뀌고, 또 하나는 그냥 ‘ㅎ’ 그대로!      


 1) 동   ―→ 통(↗) 쉬에()

 2) 황 하  ―→ 후왕() ()     


이 이치를 알면 통빡이 빨라질 수 있다. 오우, 하지만 외울 필요는 없어요! 언어는 외우는 게 아니라니깐? 소오생이 앞으로 기회 있을 때마다 툭! 하면 상기시킬 터이니 여러분은 이런 이야기는 그냥, 그런가보다… 이해만 하시고, 듣는 순간, 그대로 맘 편하게 잊어버리시라! 그런 일은 걱정 말고 그저 통빡이나 키우시라! 어떻게 키우냐고요? 계속, 읽어, 보시죠!


③-ii) ‘쉬에(↗)성’의 ‘성’은 무슨 뜻일까? ‘쉬에(↗)’는 ‘’이랬으니깐, ‘, 성?’ 그런데 지금 ‘선생님’이 어쩌고저쩌고 그랬지? 아, 맞어! ‘학생’ 아닐까? 그렇다! ‘쉬에(↗)성’은 바로 ‘학생(學生, 学生)’인 것이다. 이게 바로 통빡이다. 말이 나온 김에 심심풀이 땅콩으로 잠시 ‘쉬에(↗)’를 사용하여 꼬리에 꼬리를 물어보자. 조금 더 통빡을 키워보자.


자, 아래 동영상 파일의 발음을 듣고 우리말 한자 발음(고대 중국어 발음)이 무엇인지 맞혀보세요. 정답은 맨 밑에 있답니다. 나중에 확인해보세요. 이런 훈련을 자주 하면 금방금방 중국어 단어를 배울 수 있답니다. 심지어 생전 처음 나오는 단어도 발음만 듣고도 아주 자연스럽게 알아듣는 경우도 생긴답니다.


학생, 쉬에(↗)성은 우리 여행의 진정한 주인공이다. 쉬에성[xuésheng] 없이 어찌 lǎoshī가 존재할 수 있으랴! 아무리 잘난 ‘(을)라오쓰[lǎoshī]’가 있어도 ‘xuésheng’이 없으면 앙꼬 없는 찐빵, 물 없는 오아시스 아니겠는가. 생각해보라, 여행자가 없는 길라잡이가 무슨 소용이 있으며, 어찌 존재할 이유가 있으랴!


사연이 그러하니 공자님도 한 말씀 하셨다. 교학(敎學, 教学)은 상장(相長, 相长)이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서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아니 가르치고 배워야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하신 것이다. 옛 중국의 지식인들은 이렇게 아름다운 학문의 여행길을 도道라고 불렀으니, lǎoshī와 xuésheng, 즉 사제지간(師弟之間, 师弟之间)이란 어찌 이 길의 영원한 동도자同道者가 아닐쏘냐!


쉬에성! 그대는 나의 사랑, 나의 연인, 나의 삶이요, 내 존재의 이유, 끝없는 내 여행의 영원한 동반자이다. 신나게 배우는 멜로디 중국말! 그대여, 우리 함께 손을 잡고 그 미지의 세계, 그곳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찾아 그리움과 간절함으로 여행을 떠나자!



쉬에(↗)성   ―   학생

쉬에(↗)원(↘)    ―   학문

쉬에(↗)샤오(↘)  ―  학교

쉬에(↗)치(→)  ―  학기(semester)

쉬에(↗)쑤(↘)   ―  학술

쉬에(↗)시(↗)   ―  학습, 학습하다, 배우다, 공부하다

쉬에(↗)페(f)이   ―  학비, 등록금




[ 대문 사진 ]

◎ 중국 신강위구르족자치구 투루판. 《서유기》손오공으로 유명한 화염산을 올라가는 학생들. 200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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