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하늘에선 비익조, 땅 위에선 연리지 되길

백거이, <장한가> 번역 감상 (1)

by 소오생

고금의 동아시아 역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독자의 사랑을 얻은 작가는 누구이며 그 작품은 무엇일까? 이런 테마에 정답이 어디 있느냐 물으시는가? 일반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이 질문에는 분명한 정답이 있다. 그렇다면 누구일까? 먼저 작가를 생각해 보자.


일필휘지一筆揮之, 술에 취해 붓을 들고 제멋대로 춤을 추면 그게 바로 한 편의 시였다는 이백李白일까? 중국의 역대 모든 지성인들이 흠모하며 경건히 고개 숙인다는 시의 성인聖人 두보杜甫일까? 아니면 중국문학 최고의 천재문인 동파東坡 소식蘇軾일까?


아니다. 이백도 아니고, 두보도 동파도 아니다.

정답은 중당 시대의 시인 백거이白居易(772~846)다.


그의 자字는 낙천樂天, 호는 향산거사香山居士. 후세 사람들은 낙천주의자였던 그를 흔히 '백락천'이라고 불렀으며, 그의 시집은 '백향산시집'이라고 불렀다. 만년의 거처가 용문석굴의 맞은편에 있는 '향산'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무덤 역시 그곳에 있다.)


백락천은 현실 참여파 문인이었다. "글은 시대에 부합하여 저술해야 하고, 시는 사건에 맞게 창작해야 한다(文章合爲時而著, 詩歌合爲事而作)" 시인의 문학관을 대표하는 이 구절에서 알 수 있듯, 백거이는 묵직한 현실성과 강렬한 풍자성이 넘치는 사회 비판시를 많이 썼다.


하지만 후세에서 기억하는 그의 대표작은 뜻밖에도 두 편의 '대중시大衆詩'다. 하나는 늙은 기녀가 연주하는 비파 멜로디를 문자로 녹음한 <비파행琵琶行>이요, 또 하나는 당唐 현종玄宗과 양귀비楊貴妃의 사랑을 노래한 <장한가長恨歌>다. 바로 이 <장한가>가 동아시아 역대 최고의 '흥행작'이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 1 ) 언어의 대중성 :


백락천이 태어난 것은 이백이 죽은 지 10년 후, 그리고 두보가 죽은 지 2년 후의 일이었다. 이른바 성당盛唐 시대가 지나가고 중당 시대에 들어선 시기라는 뜻. 이 무렵의 시인들에게는 큰 고민이 있었다. 시선 이백과 시성 두보라는 두 거인을 만나 중국 근대시(율시)는 이미 정점에 올라버렸으니, 무엇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서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이 아닐 수 없었다.


백락천이 채택한 방법은 '언어의 대중성'이었다. 그는 시를 지으면 일흔 살의 여염집 노파에게 들려주며 쉬운 언어로 고치고 또 고쳤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시의 예술성은 언어의 일상성을 극복하는 곳에 이루어진다. '수준 높은 시'는 그만큼 대중과 괴리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뜻. 이런 이율배반은 오늘날의 문인들에게도 큰 숙제일 것이니, 백락천의 고충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장한가>는 모두 120구절로 이루어진 7언 고시다. 글자 수로 따지자면 무려 840자다.

▶ 7자 × 120구 = 840자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내용도 흥미진진하지만 우선 아주 평이한 일상언어로 쓰였기 때문에 무지한 백성들도 아주 쉽게 암송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이 순식간에 중국 문학사 최고의 인기작으로 퍼져나가 그 후로도 오래도록 인구에 회자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다.



( 2 ) 소재의 선정성 :


더구나 이 작품은 소재가 끝내주게 흥미롭다. 양귀비가 현종의 후궁이 된 해는 745년. 그녀 나이 스물일곱이었고 현종은 예순 살의 늙은 황제였으니, 33년이라는 나이 차가 어찌 흥미롭지 않겠는가.


그뿐인가? 양귀비가 누구인가? 현종의 18번째 아들인 수왕壽王 이모李瑁의 정실부인 아닌가? 세상에, 아들내미랑 10여 년을 함께 살던 며느리를 빼앗아 후궁으로 삼다니, 막장 드라마도 이런 막장이 없다. 아, 물론 <장한가>에서는 이런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지만, 후세의 독자들이 이 역사적 팩트를 모를 리가 없다.


그뿐인가? 양귀비는 중국 4대 미녀 중의 하나다. 그토록 나라를 잘 다스려 '개원開元의 치治'라는 30년 태평성대를 열었던 황제를 뿅~ 가게 만들어서, 전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대당大唐 제국을 순식간에 멸망의 길로 인도하여... 이른바 '경국지색傾國之色'이라는 동아시아 비극 서사 구조를 완성시킨 여인이다. 그 소재의 흥미로움과 선정성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독자가 안 꼬일 수가 없다.



( 3 ) 주제의 선명성 :


이 정도 막장이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연속극 시청자라면 난리가 날 게 틀림없다. 며느리를 빼앗아 후궁으로 삼은 시아버지란 작자는 말할 것도 없고, 그런 작자에게 꼬리 치며 나라를 말아먹은 며느리란 요물 하며, 그걸 또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문학 작품이랍시고 내놓은 작가에게 온갖 험한 욕이 쏟아질 게 뻔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희한하다. 어찌 된 일인지 <장한가>는 그런 악평을 남기지 않았다. 우리만 이상한 민족인가 싶지만, 고려와 조선 시대의 궁중과 사대부 사회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이 작품은, 그러나 그 '막장 성향' 때문에 비난받은 적은 없다.


왜 그럴까? 소오생은 이 작품이 제시하는 주제의 선명성 때문으로 판단한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주제일까? 글벗 여러분의 자유로운 작품 감상을 위해 지금은 말을 아끼고, 이어지는 글에서 부족한 생각을 털어놓고자 한다.


작품 감상을 돕기 위해 따이뚠빵(戴敦邦; 1938~)이 그린 일련의 <장한가> 삽화를 소개한다. 별도로 해설을 붙이지 않은 그림은 모두 그의 작품이다. 책으로도 출판되었지만,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의 현장인 화청궁 장생전에 전시되어 있으니, 그곳을 방문할 기회가 있는 글벗 님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1. 만남



절세미녀는 어디에


한漢나라 임금님 예쁜 여인 좋아하여 절세미인 구했건만,

용상에 오르신 지 오래도록 찾아내지 못하였네.

양씨 집안 딸내미 어엿한 규수가 되었건만,

규방의 깊숙한 일을 사람들이 어이 알까.


漢皇重色思傾國, 御宇多年求不得;

楊家有女初長成, 養在深閨人未識。


※ 현종은 백거이와 같은 당나라 시대의 황제이기 때문에 문학작품의 주인공으로 직접 등장시키기 불편하여 한나라 황제라고 둘러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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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


타고난 아름다움 숨길 수가 없을 터,

하루아침 뽑혀서 황제 곁에 모셨도다.

눈동자 반짝, 방긋 웃음에 갖은 미태 피어나니,

황궁의 모든 미녀 순식간에 빛을 잃네.


天生麗質難自棄, 一朝選在君王側;

回眸一笑百媚生, 六宮粉黛無顔色。




온천의 목욕


쌀쌀한 어느 봄날, 화청궁 온천에서 목욕을 하라 하니

매끄러운 온천수는 하얀 살결 휘돌아 미끄러지는구나.

시녀들이 부축해 일으키니 나른한 그 자태

그날 밤에 비로소 임금님의 사랑을 받는도다.


春寒賜浴華淸池, 溫泉水滑洗凝脂;

侍兒扶起嬌無力, 始是新承恩澤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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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밤


구름머리 꽃 얼굴에 금보요를 비껴 꽂고

부용꽃 휘장 속에 따스한 봄날 밤을 보내는데

봄밤은 너무나 짧구나. 해가 높이 올랐구나.

이때부터 임금님은 아침 조회 치웠더라.


雲鬢花顔金步搖, 芙蓉帳暖度春宵;

春宵苦短日高起, 從此君王不早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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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사랑


황제에게 기쁨 주랴 연회마다 모시누나

봄이면 봄놀이 밤이면 잠자리를 독차지하였구나.


후궁에는 미녀들이 삼천 명이 넘건마는

삼천 명이 받던 총애 한 몸에 모았구나.


금빛 전각에서 화장 마치고 애교로 모시는 밤.

백옥 누각에서 잔치 끝나면 취기 속에 피어나는 봄.


承歡侍宴無閑暇, 春從春游夜專夜;

後宮佳麗三千人, 三千寵愛在一身。

金屋粧成嬌侍夜, 玉樓宴罷醉和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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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최고야


언니와 오빠들도 이젠 모두 제후의 서열,

아름답다 그 광채가 양씨 집안 빛내누나.


이리하여 마침내 온 세상 부모들은

아들보다 딸 낳기를 더 바라게 되었구나.


姊妹弟兄皆列土, 可憐光彩生門戶。

遂令天下父母心, 不重生男重生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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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귀비에게는 세 명의 언니가 있었다. 한국부인韓國夫人, 괵국부인虢國夫人, 진국부인秦國夫人 호칭을 하사 받고 온갖 특혜를 누렸다. 특히 괵국부인은 호화로운 사치생활로 크게 비난받았다. 그러나 가장 문제가 된 인물은 사촌오빠 양조楊釗였다. 현종에게 국충國忠이라는 이름을 하사 받고 재상이 된 양국충은 정권을 장악하고 안녹산과 대립하여, 사실상 안녹산의 난을 촉발한 장본인이었다.



신선의 즐거움


푸른 구름 휘감긴 여산 별궁의 높은 곳.

신선의 풍악소리 바람 타고 곳곳마다 들려온다.


느린 가락 조용한 춤, 피리와 거문고 어우러지니

임금님은 종일 봐도 싫증 내지 않으셨네.


驪宮高處入靑雲, 仙樂風飄處處聞;

緩歌慢舞凝絲竹, 盡日君王看不足。




2. 이별



안녹산의 난


어양漁陽 땅의 북소리가, 천지를 뒤흔들며 다가온다.

예상우의곡 흐르던 연회는 경악에 아수라장.


漁陽鼙鼓動地來, 驚破霓裳羽衣曲。


▶ 어양漁陽 : 755년, 안녹산이 난을 일으킨 곳. 오늘날의 북경, 천진 일대.
▷ 예상우의霓裳羽衣 : 무지개 치마와 날개깃 옷이라는 뜻. 이런 의상을 입고 선계仙界를 노니는 모습을, 느리고 장중한 템포로 형상화한 무용.
▶ 호선무胡旋舞 :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빠르게 회전하는 춤. 서역에서 들어온 춤으로 현종이 예상우의곡과 함께 무척 좋아했다. (좌하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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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진 1


깊고 깊은 구중궁궐에 뽀얀 연기 일어나네

천승만기千乘萬騎 서남으로 피난하는 임금 행렬.

비취 깃발은 느릿느릿 흔들리고 행군은 하염없이 더디구나.

서녘으로 도성 문 나선 지 백 리만에 드디어 멈췄도다.


九重城闕煙塵生, 千乘萬騎西南行。

翠華搖搖行復止, 西出都門百餘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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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마외파!


모든 군사들 황명을 거역하니, 이 일을 어찌 하리!

곱다란 눈썹 떨어지네, 군마軍馬 앞에서 죽는구나!


꽃 비녀가 떨어져도 줍는 사람 없었단다.

비취깃털 공작비녀 옥비녀가 떨어져도…


임금님은 얼굴만 가린 채 구해주지 못하누나.

돌아보는 그 얼굴에 피눈물이 흐르누나.


六軍不發無奈何, 宛轉蛾眉馬前死。

花鈿委地無人收, 翠翹金雀玉搔頭;

君王掩面救不得, 回看血淚相和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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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진 2


누런 먼지 흩날리고 바람소리 처량하다.

절벽 길을 돌고 돌아 검문관에 들어섰다.

아미산 깊은 골짝 인적마저 끊어진 곳.

어스름 저녁 무렵 빛바랜 군기軍旗...


黃埃散漫風蕭索, 雲棧縈紆登劍閣;

峨嵋山下少人行, 旌旗無光日色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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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황행촉도 明皇幸蜀圖>. 당唐, 이사훈李思訓. 일설에는 그의 아들인 이소도李昭道가 그렸다고도 한다. 대북台北 고궁박물원故宫博物院 소장.



강물은 벽옥색, 산은 푸른색, 여기는 촉나라 땅.

아침마다 저녁마다 그립고 그리운 황제의 마음.


행궁에서 달을 보니 달님도 가슴 아픈 얼굴이라

밤비 속에 방울소리 들려오니 찢어지는 애간장…


蜀江水碧蜀山靑, 聖主朝朝暮暮情;

行宮見月傷心色, 夜雨聞鈴腸斷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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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마외파...


천하 정세 일변하여 돌아오는 황제의 어가.

그 장소에 도착하니 차마 발길 옮길 수가 없구나.


마외파 진흙 더미 깊고 깊은 그곳.

옥안은 어디 가고 허망하게 죽은 이곳.


군신은 그저 서로 바라보고 소매 깃 눈물로 적시누나.

저 멀리 보이는 도성 문, 터덜터덜 그저 말 가는 대로.


天旋地轉廻龍馭, 到此躊躇不能去;

馬嵬坡下泥土中, 不見玉顔空死處。

君臣相顧盡沾衣, 東望都門信馬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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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무치는 그리움



실혼 失魂


돌아오니 변함없네, 연못도 정원도.

태액지의 부용꽃도 미앙궁의 버들잎도.

부용꽃은 그녀 얼굴 버들잎은 그녀 눈썹.

이를 보고 어찌 아니 눈물을 흘리시랴!


歸來池苑皆依舊, 太液芙蓉未央柳;

芙蓉如面柳如眉, 對此如何不淚垂。


봄바람에 복사꽃 배꽃 피는 날도,

가을비에 오동잎 떨어지는 그날도.

서궁西宮 남내南內에 우거진 가을 풀,

돌계단에 쌓인 낙엽, 쓸지 않은 단풍잎.


春風桃李花開日, 秋雨梧桐葉落時;

西宮南內多秋草, 落葉滿階紅不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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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백 落魄


이원梨園의 재녀才女들도 백발이 희끗희끗,

초방椒房의 최고 상궁 이제는 늙었구나.


梨園子弟白發新, 椒房阿監靑娥老。


깊어가는 저녁, 날아가는 반딧불이, 처연한 그리움.

외로운 등잔불, 심지가 다 타도록 잠 못 이루는 밤.

쇠북소리 느릿느릿, 이제는 밤이 너무나도 길고 길다.

은하수가 반짝반짝, 이제야 밤이 가고 먼동이 트는구나.


夕殿螢飛思悄然, 孤燈挑盡未成眠。

遲遲鐘鼓初長夜, 耿耿星河欲曙天。


싸늘한 원앙 기와에 무서리가 내리는데

차가운 비취 이불 이 밤을 누구와 함께 잘까

아득하다! 생사로 갈린 이별

세월은 흐르는데 혼백조차 꿈속에 찾아오지 않는구나.


鴛鴦瓦冷霜華重, 翡翠衾寒誰與共;

悠悠生死別經年, 魂魄不曾來入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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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님을 찾아 하늘로



사랑의 전령


임공 땅 어느 도사, 도성으로 찾아왔다.

정성을 기울이면 혼백도 부른다는데…

전전반측 상사병에 잠 못 자는 임금님,

은근슬쩍 도사 시켜 혼백 찾게 하였도다.


臨邛道士鴻都客, 能以精誠致魂魄;

爲感君王展轉思, 遂敎方士慇懃覓。



허공을 차고 올라 구름 타고 번개처럼 달려간다.

하늘과 땅, 오르락내리락 구석구석 찾는구나.

위로는 벽락碧落까지, 아래로는 황천까지.

그 어디도 망망하다 그녀 모습 보이지가 않는도다.


排空馭氣奔如電, 升天入地求之遍;

上窮碧落下黃泉, 兩處茫茫皆不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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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소식


홀연히 들려오는 소문, 바다 위의 신령스러운 산.

아득하게 머나먼 허공 위에 아른아른 떠있는 산.


영롱한 오색구름 일어나는 누각 위에

아리따운 선녀들이 사노라는 그 소문.


그 가운데 어느 선녀 이름이 태진太眞이라!

피부는 백설인데 자태가 꽃이라니, 혹시 그녀 아닐는지?


忽聞海上有仙山, 山在虛無縹緲間;

樓閣玲瓏五雲起, 其中綽約多仙子;

中有一人字太眞, 雪膚花貌參差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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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님을 찾았다


황금궁궐 서쪽 별당 옥 빗장을 두드린다.

소옥小玉 선녀에게 이르니 쌍성雙成 선녀에게 전하누나.


한漢나라 임금님의 사자가 왔다 하니,

꽃 그림 휘장 속, 꿈을 꾸던 그녀 혼백 깜짝 놀라 깨어난다.


옷깃 여미고 베개 밀치고 일어나 서성대네.

진주 주렴 은銀 병풍이 하나하나 열리누나.


金闕西廂叩玉扃, 轉敎小玉報雙成;

聞道漢家天子使, 九華帳裏夢魂驚。

攬衣推枕起徘徊, 珠箔銀屛迤邐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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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계, 그녀의 모습


구름머리 뻗친 머리카락,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듯

화관조차 대충 얹고 당하堂下로 내려온다.


雲鬢半偏新睡覺, 花冠不整下堂來。


펄럭펄럭 소맷자락 바람에 나부끼니

예상우의의 그 춤을 다시 추듯.

쓸쓸한 옥용玉容에 눈물은 그렁그렁

배꽃 핀 가지 위에 봄비를 머금은 듯.


風吹仙袂飄飄擧, 猶似霓裳羽衣舞;

玉容寂寞淚闌干, 梨花一枝春帶雨。



그녀의 인사말


정에 넘친 눈동자로 임금에게 인사말을 전하누나.


"한 번 이별하니 용안과 옥음이 아득하옵나이다.

소양전昭陽殿서 받던 은총 끊어진 이후로,

봉래산 궁궐 생활 하루하루 보내기가 힘드네요.

고개 돌려 인간세상 이리저리 내려다보았지요.

티끌 안개 자욱한데 장안성은 보이지가 않더이다."


含情凝睇謝君王, 一別音容兩渺茫;

昭陽殿裏恩愛絶, 蓬萊宮中日月長。

回頭下望人寰處, 不見長安見塵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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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정표


몸에 지닌 옛 물건을 정표이니 전해 달라 하는구나.

자개함과 황금 비녀 꺼내면서 전해 달라 하는구나.


비녀는 한 조각, 자개함도 절반 떼네.

비녀에선 황금을, 자개함은 둘로 잘라 절반을 가지누나.

마음이여 변치마소. 자개함 황금비녀 변함없는 신물처럼.

하늘땅 어디선가 다시 만날 기회가 있으려니!


唯將舊物表深情, 鈿合金釵寄將去。

釵留一股合一扇, 釵擘黃金合分鈿;

但敎心似金鈿堅, 天上人間會相見。




5. 사랑의 맹세



하계로 돌아오는 그때 그 순간에 은근히 전하는 말,

두 사람만 아는 비밀, 그 말속에 있었단다.

칠월 칠석 그날 밤 장생전에서, 남몰래 속삭이던 사랑의 맹세.


臨別殷勤重寄詞, 詞中有誓兩心知;

七月七日長生殿, 夜半無人私語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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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청궁 장생전. 야간이면 이곳에서 여산을 배경으로 대형 오페라를 공연한다.



"바라건대 하늘에선 비익조 되고,

원하옵기 땅 위에선 연리지 되길.

이 세상 마지막 다가올 날 있어도,

이별의 아픈 마음 끝날 날이 있으랴!"


在天願作比翼鳥, 在地願爲連理枝;

天長地久有時盡, 此恨綿綿無絶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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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기



1. 백락천은 왜 그들의 '막장 스토리'를 이토록 미화했을까요?


2. 후세 사람들은 왜 그들의 '막장 스토리'를 그토록 좋아했을까요?


3. 세계 명작 중에는 왜 불륜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은 걸까요?


4. <장한가>의 주제는 무엇일까요?



< 계 속 >





# 백거이, 백락천, 백향산

# <장한가>

# 당 현종, 양귀비


※ 번역 저작권은 소오생에게 있습니다. 인용할 때는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