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테스트 후기
병원에서의 근무와 시술이 익숙해졌습니다. 같이 근무하던 원장님들과 일하면서 놀고 수다 떠는 것도 재밌었고 아침마다 서늘한 날씨에 도심을 걸으면서 출근하는 것도 행복했습니다. 지인들이 놀러올 때 할인을 해주거나 서비스를 해주는 것도 나름 뿌듯했습니다. (인모드 시간 많이 해줌) 병원 월급마저 만족스럽자, 문득 개원의의 삶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울산에서 개원한 동기 형이 돈 버는 이야기 들으면서 헛바람도 들어오던 차였습니다. (사실 연구실에 있다가 나와서 행복한 것도 있었습니다. 대학원생은 탈출하면 밖에서 뭘해도 재밌습니다.)
그런데
다시 현실로 돌아올 때입니다.
온라인테스트의 경우 준비하려고 하더라도 준비할게 없다는 문제에 봉착합니다. 공부할 자료가 부족하기도 하거니와 어떤 문제가 나올지 알 수가 없어 준비할 수 조차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MBB에서 공개한 과거 예시 문제를 풀어보거나, 혹은 구글이나 유튜브에 나오는 연습용 자료들을 풀어보는 것이 전부입니다. 미국 웹사이트에 유료 문제들이 있긴 한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구매를 안했습니다.)
맥킨지의 경우 게임 형태로 바뀌었는데 이 경우도 준비가 무의미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응시자들 전반적으로 답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혹자는 ‘이뻐보이는’ 답안을 직감적으로 골랐다고 하는데 무난히 통과했다고 합니다. 농담처럼 그냥 이쁜거 고르라고 준비생들끼리 말하기도 합니다.)
BCG의 경우도 준비를 하기도 어렵지만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최대한 논리적으로 알맞는 것을 고르는 문제이다 보니 준비하기가 어렵습니다. 평소 케이스 면접을 준비하는 것이 온라인테스트 준비에도 도움이 되긴 합니다. (그렇다고 또 공부를 안할수도 없습니다...)
저는 각 사의 기출이나 공개 문제를 최대한 모아서 풀었습니다. 영어에 익숙해지기 위해 case in point나 온라인의 영어 케이스 문제들을 보면서 준비했습니다. BCG의 경우 마지막에 1분 마무리 발표가 있습니다. 문장들을 만들어 보면서 발표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진짜 클라이언트에게 말하듯이 인사말과 마무리 말을 만들고 연습 해봤습니다.)
BCG 온테의 경우 실제로 응시해보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습니다. 계산 문제가 까다로운 경우가 많은데, 0 개수가 많다보니 실수하기가 너무 좋습니다. 실수 안하는 것에 최대한 초점을 맞춰야 이어진 문제들을 안 틀리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 A x 10^a 처럼 지수로 표현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공대생이면 무슨 소리인지 알거라 생각합니다.) 이공계 출신이라면 계산 자체는 오히려 쉽게 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BCG의 경우 공채 시즌에는 온테 점수에 따라 면접 순서가 결정된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면접을 빨리 본다면 온테 점수가 높다는 의미이니 긍정적인 신호로 생각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추천 받은 얼리 지원자들의 경우 온테를 면제했다고 합니다.)
주말 늦은 저녁에 시험 일정과 시간이 잡혔습니다. 긴장한 채로 문제를 읽고 시작했습니다. 초반에 당황했는데 풀다보니 시간이 남는 것이 보여 긴장이 조금 풀렸습니다. 시스템 상에 의도적으로 시간 압박을 주려는 장치들이 보였습니다. 문제를 모두 풀고 정리를 했습니다.
온라인테스트의 마지막 1분 발표에서 조금 실수를 했습니다. 말하는 속도를 느리게 잡아서(돌이켜 보니 차분하게 말하는 연출을 나름대로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시간내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했습니다. 머릿속에서 생각하던 마지막 멘트 두 문장 정도를 빠트렸습니다. (다행히 핵심 내용은 다 들어가긴 했습니다.)
그렇게 온라인테스트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시험 이후 또다시 기다림의 시간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