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산

2024년 6월 9일

by 이영수

여름의 대표적인 산행지인 포항의 내연산1)을 산행하기 위해 2024년 06월 29일 늦은 10시에 장대비를 맞으며 부평구청 역 4번 출구로 향했다. 핸드폰에는 다음과 같은 안전 안내 문자가 계속 오고 있다. 포항 내연산에 120mm가 넘는 경북권 호우 예보와 매스컴에서는 호우 특보가 계속 방송되는 장마철에 등산을 간다니 주변 지인들이 걱정을 하였다. 탁구장 지인들은 산에 가서 비 맞으며 고생하지 말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 나오는 탁구장에서 함께 운동을 하자고도 하였다.


오늘 전국에 많은 비가 예보되어 산사태 위험이 높습니다. 산림 주변 야외 활동을 자제하시고 산에 있을 경우 산림 밖으로 피하시는 등 안전에 유의 바랍니다.[산림청]
내일까지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천변 저지대 등 접근 금지, 급경사지, 산사태 위험지역 인근 주민들은 사전 대피 등 안전에 유의하세요[경기도청]
호우로 산사태 위험이 높으므로 산림 주변 야외 활동을 자제하시고 대피 명령이 있을 시 산림과 떨어진 마을회관, 학교 등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산림청]


하지만 가족과 지인들의 걱정과 만류를 뒤로하고 호미곶2)에서의 일출과 내연산의 12폭포를 맞이하기 위해서 29일 늦은 7시부터 내리기 시작한 폭우도 아랑곳하지 않고 배낭을 챙겨서 집을 나섰다. 내연산은 인천에서 멀리 떨어진 포항에 위치하기 때문인지 많은 산우들이 신청하여 버스 두 대가 만차를 이루었지만 안전 안내 문자와 호우 예보로 인해 마지막에 참석을 포기한 산우들도 있었다.


29일 늦은 10시 15분에 마지막 탑승지인 송내역 CU 앞에서 산우들을 태운 산악회 버스 두 대는 어둠과 비바람을 뚫고 달리기 시작했다. 폭풍우를 뚫고서 고속도로를 힘차게 달리는 버스 안에서 인솔 대장은 보경사에서 출발하여 정상을 거쳐 원점 회귀하는 A코스와 연산 폭포까지만 갖다가 원점 회귀하는 B코스 희망 인원을 파악하였다. 나는 많은 비가 예보된 이번 산행에는 살방살방 B코스를 다녀오기를 희망했다. 산행 대장은 내게 왜 동력에 맞지 않게 B코스를 가느냐고 핀잔을 주었다. 산행대장은 자기와 함께 A코스를 가자고 강력하게 권유하였지만 이번 산행은 내연산 정상은 가지 않고 12폭포3) 중 가장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연산 폭포에서 원점 회귀하기로 결정했다.


목적지인 포항에 도착하기 전 마지막 휴게소인 영천 휴게소에서 아주 많이 빠른 아침 식사 시간(06월 30일 02시 10분)을 가졌다. 산행 대장은 이번 산행에도 어김없이 새벽 아침 식사 준비를 성대하게 준비하였다. 이른 새벽에 아침 식사를 하는 것도 부담되는데 이른 새벽에 소갈빗살을 굽고 어묵탕에 떡국까지 든든이 먹고 산행에 대비하였다.

영천 휴게소에서의 이른 새벽에 하는 아침 식사

영천 휴게소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산악회 버스는 다시 빗속을 달려서 05시 10분경에 호미곶에 도착하였다. 당초 계획은 호미곶에서 일출을 맞이하기로 한 것이었으나 매번 산행이 계획대로 되지는 않았다. 이번 산행에서도 일출은 영접할 수 없었다. 금년에 참여했던 일출 산행은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한 채 비를 맞으며 동쪽 하늘만 하염없이 바라보기만 하고, 상생의 손을 배경으로 사진만 남기고 내연산으로 출발하였다.

상생의 손(오른손)
상생의 손(왼손)
비구름 뒤에 숨은 태양을 바라보며

호미곶에서 다시 1시간 10분을 달려서 보경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보경사 주차장에서 A코스와 B코스의 인원을 확인하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경북 포항시 북구 송라면의 동북쪽에 위치한 내연산(710m)은 12개의 폭포를 간직하고 있으며, 해발고도만 따지면 그다지 높은 산은 아니다. 비만 아니었다면 나도 당연히 문수암, 문수봉, 삼지봉을 거치는 A코스 산행에 참여했겠지만 이번 산행은 살방살방 쉽게 다녀올 수 있는 B코스에 만족하기로 하였다. 우공이 함께 했다면 비가 와도 A코스였겠지만...


내연산의 아름다운 청하골은 천년고찰 보경사(寶鏡寺)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보경사에서 시작된 등산로는 걷기에 편한 잘 닦인 돌길이었다. 보경사를 지나 물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등산로를 1.5km쯤 오르자 제1폭 포인 상생폭포를 만날 수 있었다. 어제부터 내린 비로 비교적 풍부한 두 물길이 양옆으로 나란히 떨어지고 있었다.

상생폭포
상생폭포를 배경으로
비를 피해 정자에서 간식 시간을 갖음

상생 폭포(1 폭포)를 지나서 잇따라 보현폭포(제2폭포), 삼보폭포(제3폭포), 잠룡폭포(제4폭포), 무풍폭포(제5폭포)를 만날 수 있었다. 2, 3, 4 폭포는 존재감이 분명치 않아서 그냥 지나쳐 버렸다. 연산폭포로 가는 도중 장대비가 발길을 가로막았다. 마침 주변에 비를 피할 수 있는 정자가 있어서 우리 일행은 간식 시간을 가지면서 빗줄기가 잦아지기를 기다리며 담소를 나누었다.


쌍폭포인 관음폭포 주변에는 선일대 신선대 관음대 월영대 등의 천인단애가 장성처럼 둘러쳐져 있었고, 폭포수가 만들어 놓은 못 옆에는 커다란 관음굴이 뚫려 있었다. 관음폭포 위에 걸린 구름다리를 건너자 높이 30m, 길이 40m에 이르는 폭포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연산 폭포가 굉음을 내면서 거대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연산 폭포는 청하골에서 가장 규모가 큰 폭포인데, 학소대라는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커다란 물줄기가 쏟아지는 풍광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폭풍우를 뚫고 버스에서 밤잠을 자면서 달려온 것이 아깝지 않았다. 겸재 정선도 연산 폭포의 풍광을 자신의 그림을 담았다고 전해진다.

관음 폭포
관음 폭포를 배경으로
연산 구름다리 위에서
연산 구름다리
연산 폭포
겸재 정선의 내연삼용추
연산 폭포를 배경으로

연산 폭포의 감동을 뒤로하고 원점 회귀 도중 소금강 전망대에 올랐다. 전망대 맞은편에는 선일대라는 정자가 자리하고 있었다. 소금강이라는 이름과 같이 전망대 앞에 펼쳐진 내연산의 자태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었고 사진으로도 다 담을 수 없는 비경이었다.

소금강 전망대에서
선일대
내연산 계곡

내연산의 보경사에서 연산폭포까지 다녀오는 길에 일행 중 한 명이 물기 먹은 바위에 발이 미끄러져서 제대로 걷지 못한 작은 사고가 발생하였다. 함께 했던 일행들은 사고를 당한 사람과 나보다는 많이 앞서 있었기 때문에 부상당한 사람을 내가 챙길 수밖에 없었다. 수년 전에 친구들과 함께 산행 도중 무릎에 문제가 발생하여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해 하산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던 옛 기억이 떠올랐다. 다행히 등산로가 잘 닦여 있어서 당초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하산하였다.


다음에 내연산에 다시 갈 기회가 생긴다면 문수봉, 삼지봉을 거쳐 정상에 오르고 선일대에 올라서 겸재 정선도 반했던 내연산의 절경에 흠뻑 빠지고 싶다..


1) 내연산: 높이는 711.3m이다. 원래 종남산(終南山)이라 불리다가, 신라 진성여왕(眞聖女王)이 이 산에서 견훤(甄萱)의 난을 피한 뒤에 내연산이라 개칭하였다. 1983년 10월 1일 군립 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이 산의 남쪽 기슭에, 포항에서 북쪽으로 약 30km 되는 곳에 고찰 보경사(寶鏡寺)와 그 부속 암자인 서운암(瑞雲庵)·문수암(文殊庵) 등이 있다.

보경사 부근 일대는 경북 3경(慶北三景)의 하나로 꼽히는 경승지를 이루어 좋은 관광지가 되고 있는데, 그 주된 경관은 내연산 남록을 동해로 흐르는 갑천계곡에 집중되어 있다. 갑천계곡에는 상생폭(相生瀑)·관음폭(觀音瀑)·연산폭(燕山瀑) 등 높이 7∼30m의 12개의 폭포, 신선대(神仙臺)·학소대(鶴巢臺) 등 높이 50∼100m의 암벽, 깊이 수십 척의 용담(龍潭) 등 심연(深淵) 및 암굴(岩窟)·기암괴석 등이 장관을 이루는 경승지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내연산 [內延山]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2) 호미곶은 16세기 조선 명종 때 풍수지리학자인 남사고(南師古)가 『산수비경(山水秘境)』에서 한반도는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기술하였고, 백두산은 호랑이 코, 호미곶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고 설명하였다. 일명 장기곶(長鬐串), 동외곶(冬外串)이라고도 한다.


3) 12폭포 : 상생 폭포(1폭포), 보현 폭포(2폭포), 삼보 폭포(3폭포), 잠룡 폭포(4폭포), 무풍 폭포(5폭포), 관음 폭포(6폭포), 연산 폭포(7폭포), 은폭포(8폭포), 북호 제1폭포(9폭포), 북호 제2 폭포(10폭포), 실 폭포(11폭포), 시영 폭포(12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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