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산

2024.04.27.

by 이영수


산허리를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인 철쭉의 계절이 왔다. 황매산 정상 60여만 명의 철쭉 군락지는 대한민국 3대 철쭉 군락지(지리산 바래봉, 소백산, 황매산 ¹)의 하나로 CNN 선정 한국 방문 시 꼭 가봐야 할 곳 50경 중 34위에 해당되는 곳으로 '태극기 휘날리며', '단적비연수'의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


철쭉의 성지라 할 수 있는 황매산을 청라산악회 제111차 정기산행으로 찾았다. 황매산은 경상남도 산청에 위치한 먼 곳이기에 다른 산행보다는 이른 시간에 출발을 했다. 가정역 3번 출구에서 05시 10분에 승차를 위해서 04시에 알람을 맞추고 전날 일찍이 잠자리에 들었으나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 새벽녘에 깜빡 잠이 들었다. 새벽 4시에 울리는 알람에 일어나 서둘러 카카오택시를 호출해서 꾸려둔 배낭을 메고 가정역 3번 출구를 향해 집을 나섰다.


많은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이른 시간의 깜깜한 고속도로에는 간간이 맞은편 차선의 자동차 불빛만이 보일 뿐이었다. 휴식을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을 때 산악회 회원들과 비로소 인사를 나누었다. 산악회 회원 많은 회원들이 오늘도 어김없이 '牛空'은 왜 오지 않았냐고 묻는다. 항상 '牛空'과 함께 했기 때문일 거다. 산악회 회원 중 갑장인 '마카루'님은 산악회 버스 내 자리에 찾아와서 반갑게 맞이하여 주었다. 두 번째 휴식을 위해 머문 함양휴게소 부근 무렵에 한북정맥에 나선 '牛空'에게 잘 가고 있느냐? 는 톡이 왔다. 곧바로 답신을 보냈지만 한북정맥 9구간(샘내 고개~울대 고개, 21KM)을 힘차게 걷느라, 牛空'은 답이 없었다.


우리가 찾은 2024년 4월 27일은 제40회 산청 황매산 철쭉제 첫날이어서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우리의 산행코스는 '덕만 주차장→영암사→순결 바위→모산재→철쭉 계단→베틀봉→황매 산성→황매산→제1캠핑장→부넘이골→황매골→제2캠핑장→덕만 주차장'이다. 황매산은 주차장이 여기저기에 많이 있는데 우리는 오전 10시경에 덕만 주차장에 도착해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였다. '산너울'님께서 오늘 '牛空' 대신 짝꿍이 되어 주시겠다며 함께 산행을 하자고 해주셔서 그 말을 믿고 따라갔으나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선두 그룹으로 자취를 휘리릭 감추셨다. 그 이후로 산너울님을 보지 못하고 하산을 해서야 다시 뵐 수 있었다. 산너울님의 말을 믿었던 내가 '멍청이'였다. 산너울님을 놓치고 오늘은 '아가타'님, '박하사탕'님, '리사'님, '엘리스나' 님 등을 벗 삼아 후미 그룹에서 살방살방 산행을 함께 하였다.


들머리:이 때는 몰랐다. 오늘의 산행은 더위와의 싸움인 것을....
모산재 가는 길..선두에 곰배령님이 보인다. 그 뒤에 2번째에 내가 있다.

덕만 주차장에서 '모산재'로 오르는 암릉 길은 진분홍색 황매산 철쭉 못지않게 너무 아름다웠다. 들머리부터 매우 가파른 황매산 암릉 길을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숨을 고르면서 조심스레 한걸음 한걸음 옮겨서 '순결 바위(순결 바위는 평소 생활이 깨끗하지 못한 사람이 이 바위의 틈에 들어가면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설이 전해진다.)'를 지나 '모산재'에 도착했다. 황매산 기암괴석의 수려함을 사진으로 다 담을 수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매 산행 때마다 느끼는 안타까움이지만 오늘은 더 했다. 모산재에 이르기 직전에 아가타님의 파인애플과 리사님의 오렌지로 갈증과 허기를 달래고 모산재에 도착해서 서둘러 인증 사진을 남겼다. 모산재는 산이나 봉이 아닌 '높은 산의 고개'라는 뜻의 '재'라는 것이 특이하다. 산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바윗덩어리로 보이는 모산재는 각양각색의 형태를 한 바위들과 그 바위틈에서 강한 생명력으로 살아가는 나무들이 아름답게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암릉의 묘미를 만끽하면서 모산재에 도착하여 인증 사진을 부탁하여 흔적을 남겼다.

모산재 가는 길
아가타님과 모산재 암릉을 오르는 중
순결 바위
순결 바위 위에서
순결 바위에서 바라본 풍경
노을빛, 물독사님과 함께
정상을 향해 쏴라!
황매산의 아름다움에 빠지다!
멀리 보이는 돛대 바위와 철제 계단
모산재 암릉
모산재 가는 길..아가타님과 엘리스나님
모산재 조형물
모산재 조형물
모산재 정상석
모산재 인증 사진

모산재 바로 아래에서 연분홍빛으로 물든 황매산의 철쭉 군락지로 향하던 중 '마카루'님, 아직 서먹하고 어색한 사이인 '아산'님, 언제나 친숙하고 푸근한 '곰배령'님, '텍사스'님, '청도'님, 청라산악회 회장인 '소대장'님, '엘리스나'님 등과 만나서 간식을 함께 즐겼다. 때 이른 여름의 강렬한 태양은 분홍빛 철쭉의 아름다움을 시기하기라도 하듯 심술을 부려서 산행 내내 힘들게 했다. 그늘 하나 없는 뙤약볕 아래 철쭉꽃 사이를 걸어서 황매산 철쭉 제단을 지나 '아름답게 하늘을 향해 걸어가는 의미'의 하늘 계단을 헐떡이며 올라서 그늘 없는 황매산 산불감시초소 앞 벤치에서 잠시 숨을 돌렸다. 감시초소답게 군락지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산불감시초소에 먼저 도착해 있던 '탱구리'님과 '건들면 아퍼' 부부와 만나서 산행을 힘들어하던 '엘리스나'님의 배낭 무게를 줄이기 위해 오이를 나누어 먹던 중 노란색으로 온몸을 무장한 '청도'님이 뒤에서 아이스크림을 벤치 위에 불쑥 내놓았다. 더위에 지친 몸뚱이에 활기를 불어넣은 막대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은 깜깜한 암흑 속에서의 한 줄기 빛과 같았다. 모산재 직전에 간식을 함께 나누었던 양지, 마카루, 아산님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나중에 알 게 된 것이지만 간식 직후에 마카루님께서 갑자기 당이 떨어지고 힘들어해서 기력이 회복되기를 기다리다 하산했다고 '양지'님에게 전해 들었다.

황매산 철쭉
황매산 철쭉 군락지
황매산 철쭉 군락지
황매산 철쭉 군락지
황매산 철쯕 제단
하늘 계단 안내판
하늘 계단
황매산 산불감시초소
황매 평원
황매 평원
황매산 정상

산불감시초소에서 그늘 하나 없는 황매 평원을 가로질러 황매산 정상으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었다. 정상으로 가는 도중 이미 빠른 경로로 정상을 거쳐 하산하시는 '안맥'님을 잠시 만나 인사를 나눈 뒤 무더위와 싸우며 정상을 향해 걷고 또 걸었다. 황매산은 정상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정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가파른 600 계단을 올라야 했다. 평소 '牛空'과 계양산 1,000 계단을 오르면 등력을 키웠지만 무더운 날씨에 기력을 이미 다 써버린 몸뚱이로는 600 계단도 버거웠다. 남은 힘을 쏟아붓고 계단을 오르고 또 올라 마침내 정상에 도달했다. 하지만 내가 정상으로 알고 도착한 곳은 은하수봉이었다.

황매산 600계단
황매산 정상에 가기 위해서는 600계단을 올라야 한다.
은하수봉

정신을 차리고 다시 정상을 향해 험준한 바위를 조심스레 오르니 정상석이 있는 주변에 청라산악회 회원들이 점심 식사를 위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정상에는 정상석이 두 개 설치되어 있었는데 위 쪽에 있는 정상석은 좁고 위험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안전을 위해서 최근에 아래에 정상석을 설치했다고 한다. 정상석 인증 사진을 촬영하고 점심 식사로 에너지를 보충한 후 힘들게 올랐던 길을 되돌아 하산하였다.

황매산 정상석
황매산 정상 인증 사진
황매산 정상 단체 인증 사진
그늘 한 점없는 하산길

그늘 한 점 없는 아스팔트 포장길로 힘겹게 터덜거리며 하산하던 중 '김산'님의 기지로 은행나무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하여 하산 시간을 1시간가량을 단축시키면서 덕만 주차장에 비교적 쉽게 도착했다. 덕만 주차장에서 '서우기' 님께서 가져다준 시원한 맥주 한 캔은 땀을 식히기에 충분하였다. 지난해 5월 청라산악회 활동을 시작한 후 청라산악회에서 처음 마시는 맥주였다. 나의 맥주 마시는 모습에 '牛空'이 없으니까 맥주도 마신다고 '이야호'님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이 놀라워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함양휴게소에서 '마카루'님이 아주 비싼 콘모양의 아이스크림을 후원해 주었다. 아이스크림의 달콤함과 시원함은 4월의 이른 여름 폭염 속 등산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 주기에 충분하였다.


오늘의 황매산 산행은 철쭉의 아름다움과 암릉의 수려함을 함께 즐길 수 있었던 '또랑 치고 가재 잡고', '마당 쓸고 돈 줍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일타이피' 그 자체였다.


다음 달 정기 산행에는 '牛空'이 꼭 함께 했으면 좋겠다!!!


1) 황매산: 경상남도 합천군 가회면, 대병면과 산청군 차황면 사이에 위치한 산, 높이는 1113m이다. [1]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준령마다 굽이쳐 뻗어 나 있는 빼어난 기암괴석과 그 사이에 고고하게 휘어져 나온 소나무와 철쭉이 병풍처럼 수놓고 있어, 영남의 금강산이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산이다.


황매산의 황(黃)은 부(富)를, 매(梅)는 귀(貴)를 의미하며 전체적으로 풍요로움을 상징한다. 산 정상에 오르면 합천호와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이 모두 보인다. 합천호는 가깝다 못해 잔잔한 물결의 흐름까지 느껴질 정도다. 합천호의 푸른 물속에 비친 황매산의 세 봉우리가 매화꽃 같다 하여 수중매라고도 불린다. 이른 아침이면 합천호의 물안개와 부딪치며 몸을 섞는 산 안개의 장관을 만날 수 있다.


황매산은 합천군과 산청군의 경계에서 능선을 이루고 있는데 능선을 기준으로 합천 방향으로 해발 700~900m 일대에는 황매평전이라 불리는 넓은 구릉지가 있다. 원래 이 일대는 철쭉 자생지였는데 언젠가부터 이곳이 목장으로 개발되면서 여러 나무 등을 모두 베어내어 목초지가 되어 버렸다. 황매평전에 있던 목장은 1990년대까지 운영되다 문을 닫았는데 그러자 원래부터 자생하고 있던 철쭉이 빈 땅에 다시 조금씩 들어와 지금은 매년 4월 말~ 5월 초에는 철쭉이, 10월에는 목장 철수 후 빈 땅에 조성한 억새가 군집을 이뤄 계절에 따라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황매산의 철쭉과 억새는 합천군의 지명도가 더 높고 과거에는 대개 합천을 통해 갔으나 반대편 산청군에서도 뒤늦게나마 개발에 나서 지금은 산청 쪽에서도 갈 수 있다. 철쭉의 경우 황매평전은 과거에 목장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휑한 편이고 황매평전 남쪽 사면에 합천군에서 인위적으로 조성한 세 곳의 대규모 군락지가 있다. 반면 산청 방향의 황매산 사면은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아 자생하고 있던 철쭉이 높은 밀도로 있다. 어느 쪽에서 찾아가든 철쭉은 부족하지 않게 있으며 각각 다른 면이 있다 보니 개인의 선호도나 취향에 따라 갈린다. 억새의 경우 황매평전에만 있으므로 합천으로 가야 한다.


합천군과 산청군이 모두 황매산 800m 고지대에 주차장을 잘 만들어 뒀기 때문에 차량으로 꽤 높은 곳까지 갈 수 있어 실질적인 접근 난이도는 낮은 편이다. 산청의 경우 정비는 잘 되어있으나 주차장부터 황매평전까지 올라가야 하다 보니 경사가 있다. 반면 합천은 황매평전이 목장으로 운영되던 시절에 개발한 부지를 그대로 쓰고 있어 산청보다 진입이 훨씬 편하다. 경사가 있다는 약점을 고려했는지 산청군에서는 철쭉 자생지 중턱에 황매산성이라는 성문과 약간의 성벽을 세워놨는데 철쭉 개화 시기에는 꽤 볼만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출처]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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