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량도

2024년 4월 14일

by 이영수

2024년 4월 14일, 나는 드디어 산행 선생님 牛空이 추천한 사량도에 의섭이와 함께 등정했다. 우리는 사량도의 암릉 능선을 따라 오르며, 바다 건너 손에 잡힐 듯한 지리산과 사량도 앞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하며 멋진 사진을 남겼다. 그 시간에 牛空은 사이버대학 중간고사를 위해 공부하고 있을 것이다.


사량도는 하늘이 뱃길을 허락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며, 뱃길이 열려도 하늘이 산행을 허락하지 않으면 오를 수 없다고 한다. 종원이는 사량도에 입도했지만 비가 내려 산행을 포기해야만 했다고 했다. 의섭이와 나는 전생에 나라를 구한 만큼의 큰 공덕을 쌓았음이 분명하다. 오늘은 일출을 볼 수 있을 만큼 맑고 구름 한 점 없는 축복받은 날씨였다. 바다 건너 육지의 지리산이 가깝게 보일 만큼 미세먼지도 없었다. 다만, 시원한 바람이 없어 산행에 흘린 땀을 식힐 수 있는 바람이 있었다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사량도'는 많은 사람들이 '사랑도'로 잘못 알고 있지만, '사량'의 '사'는 한자로 긴 뱀 '사(蛇)' 자이다. 섬의 산줄기가 뱀이 움직일 때의 모습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량도는 경상남도 통영에 위치해 있어, 고성 용암포항에서 7시에 출항하는 첫 배를 타고 입도해야 여유롭게 등반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산행 전날 늦은 밤, 부평구청 역 4번 출구에서 의섭이를 만나 산악회 버스에 올랐다. 무박 산행은 어둠 속을 달려 마지막 휴게소인 산청휴게소에서 새벽 3시에 아침을 먹고, 동트기 전에 고성 용포항에 도착해 여객선 출항을 기다리며, 지난주 화왕산 용선대에서 놓친 일출을 감격스럽게 맞이했다.

고성 용포항 일출
이 배에 산악회 버스를 싣고 20분 가랑 가면 사량도 돈지항에 입도한다.

오전 7시에 출항한 여객선에서 남녘 바다의 신선한 봄바람을 만끽하며, 지난밤 부족했던 잠의 피로를 조금 풀 수 있었다.

여객선 선상에서 남해의 바람을 맞으며
함께 산행할 의섭

오전 7시 20분경, 사량도 돈지항에 도착해 산악회 버스를 타고 수우도 전망대로 이동했다. 이곳은 산행의 시작점으로, '소가 누워있는 섬'의 형상을 하고 있다.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사량도의 가파른 경사와 독특한 암벽이 우리를 맞이했다. 牛空은 이 암벽을 생선의 비늘에 비유했다. 각진 암벽을 조심스럽게 잡고 밟으며 사족보행을 하다 보니, 곧 지리산(과거에는 지리망산이라 불렸다) 정상에 도달했다. 산행 중에는 왼쪽으로 초록빛 바다 너머 육지의 지리산이, 오른쪽으로는 푸른 통영의 바다가 동행해 주었다. 통영의 하늘과 바다, 그리고 육지의 지리산이 각자의 푸르름과 초록색을 경쟁하듯 뽐냈다. 아름다운 경관에 발길이 멈추어 잠시 쉬었을 때, 통영 앞바다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었다.

얇고 각진 널빤지를 붙여 놓은 듯한 암벽과 암릉
통영 앞바다를 바라보며
사량도 지리산 정상에서 바다 건너 육지의 지리산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래서 여기를 지리망산이라고 불렀다.
통영 앞바다의 매력에 빠지다!
의섭이와 통영 앞바다의 매력에 빠지다!
아름다운 통영 앞바다
아름다운 통영 앞바다
멀리 보이는 두미도

칼날 같은 바위의 안전시설을 의지해 걸으며 어느덧 달바위, 가마봉, 출렁다리를 지나 옥녀봉에 도달했다. 생존 본능을 자극하는 사다리 같은 급경사(80°) 계단 난간을 잡고 두 개를 넘어서야 비로소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났다. 하산길에서 뒤늦게 사량도 산행을 시작하는 등산객들과 인사를 나누며 오늘의 하산 집결지인 사량면 사무소 앞에 도착했다. 사량면 사무소 근처에 도착해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었다. 근처 편의점에서 차가운 콜라 한 병을 원샷으로 들이키자 온몸에 탄산의 시원함이 퍼져나갔다. 이런 상쾌함이 바로 힘든 등산을 견디게 하는 이유인 것 같다! 구름 한 점 없이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의섭이와 함께한 아찔하고도 황홀했던 사량도 여행을 이제 마무리 지어야 할 시간이다.


牛空의 말을 떠올렸다. '나비를 따라가면 꽃밭에 이르고, 파리를 따라가면 뒷간에 이른다.' 여기에 덧붙여 말한다. 牛空의 말대로 사량도 산에 오르니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가 되었다.


사량도의 암릉구간, 출렁다리, 사량대교가 보인다.
칼날 같은 암릉 능선을 안전장치를 잡고 조심스레 걷는다.
육지의 지리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달바위 정상
가마봉 정상
옥녀봉으로 가려면 출렁다리로 가기 위한 급경사의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사량도의 출렁다리는 두 개가 연속되어 있다.
사량도에서 가장 큰 정상석
옥녀봉에서 하산하기 위해서는 사다리 같은 직각의 계단 2개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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