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브런치북은 끝낼 때가 된 것 같다. 이것들이 이 책의 주제에 맞지는 않는다는 걸 느낀다.
불안을 늘 갖고 있으며 이 불안을 원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가장 나에게 있어 확실하다고 믿는 감정 중의 하나이기에 불안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불안의 반대는 안정이라기보다는 모호함이었다. 모호함은 가장 진실한 상태라고 믿게 되었다. 모호함은 평상시에 느끼는 그런 감정이 아니다. 이루 설명할 수 없는 상태, 이를테면 엉겁결과 울음의 사이. 어떤 자극이 공포냐 유머냐로 분화하기 직전의 상태(다시 말하지만 코믹잔혹같은 것이 아니다 그렇게 규명되기 전의 상태)다. 나는 이 엉겁결과 울음 사이에 머무르고 싶었다. '엉겁결'이 내 의지가 아닌 불현듯 들이닥친 무언가라면, 울음 역시 내 진실함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감정의 관습이고 그래서 오는 안이함이 있다. 내 의지는 언제나 그 '사이'의 모호함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모호함은 감동이 될지도 모르지만 감동은 일종의 시듦처럼 느낀다. 나는 이 모호함을 무한정 늘이고 싶었다. 모호함을 늘이는 방법을 찾고 싶다. 모호함이, 계속 모호해져서 바싹 달아오르고 이 달아오름의 끝에 극도의 고요함에 이르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