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한다'는 칭찬보다 오래 남는 감정은 '믿는다'이다.
디자인 일을 오래 하다 보면, 잘한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처음엔 그 말이 어찌나 좋던지, 정말 인정받는 기분이었고 결과물이 평가받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말이 점점 공허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잘한다는 말은 결국 결과에 대한 평가였습니다. 하지만 내가 진짜 듣고 싶은건, 결과보다 과정을 함께 바라봐준다는 말이었던거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누가 저에게 '넌 참 믿음직하다'라고 말해줄때 마음속에 훨씬 깊게 남더라구요.
디자인이라는 일은 숫자로 평가받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겐 멋져 보일 수 있고, 다른 누군가에겐 별 감흥이 없을 수도 있어요. 이 주관적인 영역 속에서 잘한다는 말을 반복해서 듣다 보면, 결국 디자이너 스스로도 내가 잘하고 있는게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하지만 믿는다는 말은 다르더라구요. 그건 결과를 넘어 나라는 사람 자체를 신뢰한다는 의미니까요. 내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안에는 이유가 있을거라는 믿는 태도. 그 신뢰가 있으면 디자이너는 훨씬 더 자유로워지는것 같아요.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게 되고, 실수조차 배움으로 전환할 수 있는 힘이 생기더라구요. 사람을 믿어주는 환경에서는 잘해야 한다는 압박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자라나는것을 경험했습니다.
피드백이 많다고 해서 신뢰가 쌓이는게 아닙니다. 때로는 한마디의 말이, 수십 줄의 피드백보다 큰 힘이 되요. '이건 네 판단을 믿을게' 그 한 문장은 디자이너에게 엄청난 에너지가 됩니다. 왜냐하면 그건 단순히 일을 맡긴게 아니라, 결정을 존중받았다는 감정을 주기 때문이죠. 디자인은 결국 선택의 연속입니다. 색 하나, 문장 하나에도 이유가 있어요. 그 선택의 맥락을 신뢰해주는 리더나 동료가 있을 때, 디자이너는 더 대담해지고 더 실험적이게 됩니다. 틀릴까봐가 아니라 새로워질까봐를 고민하게 됩니다.
잘한다는 말은 그 순간의 기쁨으로 끝나지만, 믿는다는 말은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힘을 줍니다. 신뢰는 결과가 아니라 관계를 만듭니다. 그 관계가 단단할수록 디자인도 같이 깊어지는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나는 요즘 팀원들에게 잘했어 대신, 너한테 맡기길 잘했어라고 말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말은 단순한 칭찬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태도의 신호니까요. 누군가의 믿음은 결국 그 사람의 가능성을 키우는 가장 따뜻한 피드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군가 나를 믿어준다는 건, 내가 아직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뜻입니다. 그 믿음 안에서 디자이너는 더 나은 선택을 하고, 더 나은 자신으로 자라게됩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잘한다는 말보다 믿는다는 말을 듣고 싶은 하루를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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