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툴은 늘 변합니다.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디자인을 오래 하다보면 한 가지 깨닫는게 있습니다. 바로 툴은 늘 변한다는 사실이에요. 예전에는 포토샵과 일러스트만 잘 다루면 어디서든 먹고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피그마, XD, 스케치, 제플린, 미로까지... 협업 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죠. 문제는 새로운 툴이 등장할 때 마다 '이번엔 이걸로 다 바꾸자'는 말이 쉽게 나온다는거예요. 그 순간부터 팀의 고난은 시작됩니다. 한쪽에서는 신세계를 만난 듯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여전히 단축키좇 헷갈려서 진땀을 빼고있죠. 같은 팀인데도 호흡이 맞지 않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발생합니다.
저는 과거에 회사에서 포토샵 위주로 작업하다가 피그마로 전환했던 경험이 있어요. 초기엔 디자이너들끼리도 갈렸습니다. '피그마가 협업은 좋은데 포토샵만큼 디테일은 못 잡는다'라는 불만과 '이제는 포토샵 쓰는게 더 답답하다'는 의견이 동시에 나왔죠. 그 사이에 낀 PM은 더 힘들어집니다. 두 가지 파일을 모두 관리해야 했거든요. 사실 이건 단순히 툴 문제가 아니라 변화를 받아들이는 속도의 차이예요. 누군가는 변화에 신나고, 누군가는 변화에 지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건 '어떤 툴을 쓸거냐'보다, 우리가 어떻게 협업할건지에 대해 합의하는 겁니다.
툴이 바뀌었을 때 협업이 흔들리는 이유는 사실 툴 때문이 아니에요. 프로세스가 없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초안은 무조건 피그마에 올린다든지, 최종 산출물은 psd와 pdf 두가지로 내보낸다든지, 피드백은 매일 5시에 모아서 정리한다든지 하는 약속이 있다면 툴은 어떤걸 쓰든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피그마, 내일은 포토샵, 모레는 캔바... 이런식이면 당연히 팀워크가 깨지죠. 결국 툴은 도구일 뿐, 중요한건 팀의 합의된 규칙이라는걸 저는 여러번 깨닳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툴 적응에 시간을 빼앗기느니 아예 외부에 디자인을 맡기는 기업들도 많아졌습니다. 디자이너 구독 서비스 NEXTIN처럼 다양한 툴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파트너에게 맡긴다면, 내부에서는 협업 룰만 정리하면 되니까 훨씬 편하거든요. 내부 팀은 기획과 전략에만 집중하고, 디자인은 결과물로 받아보는 구죠죠. 결국 중요한건 우리가 어떤 툴을 쓸까?가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받을까?라는 관점으로 생각을 전환하는 겁니다.
디자인 툴은 앞으로도 계속 바뀔 겁니다. 하지만 매번 혼란을 반복할 필요는 없어요. 결국 툴은 그냥 도구고, 팀워크와 프로세스가 핵심이라는걸 기억하면 됩니다. 저는 이 글을 쓰면서도 지난 프로젝트에서 툴 적응 때문에 멈춰있던 시간을 떠올렸습니다. 그 시간만 줄여도 얼마나 많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을까 싶더라구요.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본질에 집중하는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