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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 암, 상황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나빴다

힐링미 암환우 수기

by 힐링미
ⓒunsplash

영국에서 갑상선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의사는 단순히 갑상선 반 절제 수술로 끝날 것이라며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영국 의료 시스템은 제게 너무 큰 장벽이었습니다.

하지만 영국 의료 시스템은 제게 너무 큰 장벽이었습니다.

수술은 무료였지만 대기 시간이 너무도 길었고,

정확히 언제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 저를 좌절하게 했습니다.

암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무서웠던 저는 타지에서 그저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었습니다.

고민 끝에 가족과 상의하여 한국행을 결심했습니다.




nick-nice-ve-R7PCjJDk-unsplash.jpg ⓒunsplash

한국에 도착하면 모든 일이 훨씬 순탄할 것이라 예상한 것과는 달리,

한국 도착 후 의료 대란 속에서 병원을 찾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1군 병원 예약을 잡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어요.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분당 차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검사 결과는 영국에서 받았던 진단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암이 이미 임파선까지 전이된 상태였고, 담당 교수님께서는

“갑상선을 전 절제해야 하며, 전이된 임파선도 거의 다 도려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상황은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나빴습니다.

상황은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나빴습니다.



ⓒunsplash
그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습니다.

“로봇 수술은 불가능할 수도 있고, 기도까지 열어야 할 수도 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습니다.

암이 이렇게 진행될 때까지 수술해 주지 않았던 영국 의료 시스템이 원망스러웠습니다.

한편으로는 영국에서 반절제 수술로 치료를 끝냈다면 전이된 상태를 발견하지 못했을 테니,

오진 덕분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는 점에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보통 갑상선 수술은 1~2시간 정도 걸립니다.

그렇지만 제 수술은 무려 7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유두암 종류도 흔히 말하는 ‘착한 유두암’이 아니라 공격성이 강한 ‘나쁜 유두암’이라고 했습니다.

다행히 교수님께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신 덕분에 기도를 열지 않고도 수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갑상선을 전 절제하고 임파선까지 제거하는 대수술이었지만,

로봇 수술로 깔끔하게 진행되었고 저는 큰 고비를 넘겼습니다.


수술 후에는 방사선 치료를 통해 남아 있을지 모르는 암 조직을 정리해야 했습니다.

얼마 전 방사선 치료 후 미세 암 조직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다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물론 암 조직이 어딘가 숨어 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수술과 치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는 사실에 안도할 수 있었습니다.




ⓒunsplash


지출되는 큰 비용과 긴 이동 시간은 몸도 마음도 지치게 했습니다.

그러나 수술 이후 칼슘 수치가 급격히 떨어져 손발이 저리고 마비되는 응급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급히 집 앞 세브란스 응급실로 향했지만, 응급실 입장 자체가 막혔고

어르신들이 추운 날씨 속에서 대기하고 있는 광경을 보며 충격을 받았습니다.

다른 응급실을 찾았지만,

“나는 그거 전공이 아니라 모르니까 수술한 병원으로 가라”는 퉁명스러운 말을 들었고,

결국 택시를 타고 수술받은 병원 응급실로 향해야 했습니다.

지출되는 큰 비용과 긴 이동 시간은 몸도 마음도 지치게 했습니다.




ⓒunsplash
불안감 속에서도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겪으며 한국 의료 시스템에 대한 아쉬움도 느꼈지만,

동시에 훌륭한 교수님을 만나 치료받을 수 있었다는 점은 큰 행운이었습니다.

방사선 치료 후 깨끗해진 결과를 들었을 때,

암 조직이 어딘가 남아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 속에서도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영국에서 오진으로 반절제 수술을 받지 않았던 것은 오히려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수술 덕분에 임파선 전이를 포함해 암 조직을 모두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경험은 제게 건강의 소중함과 더불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unsplash
이 경험을 발판 삼아, 하루하루를 더욱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 것입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건강을 관리하며 완치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이 여정을 함께해 주신 교수님과 병원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제 곁에서 응원해 준 가족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발판 삼아, 하루하루를 더욱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 것입니다.








*'린'님이 보내주신 힐링미 암 환우 수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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