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미 암환우 수기
동갑내기 사내커플로 결혼하여 아이 없이 신혼인 양 즐겁게 지내던 7년 차인 어느 날,
나에게도 오고야 말았다 산정특례의 은총(?!)을 받는 그날이!!!
2022년 2월, 여느 때처럼 그냥 1년에 한 번 받는 유방 외과 정기검진이었고
그냥 혹시 모르니 해보자던 조직검사였다.
조직검사 결과 상피내암. 이건 말만 암이지 기수도 0 기라 수술만 하면 된다고 했다.
암이긴 하지만 0기라니, 나 그래도 운이 좋은 건가?
착각이었다.
암이긴 하지만 0기라니, 나 그래도 운이 좋은 건가?
착각이었다.
대학병원 첫 진료 후 한 달 만에 수술을 받았다.
결과는 호르몬양성 허투음성 Ki 지수 90% 핵등급 3등급에 빛나는 유방암 2기
림프절 침윤으로 항암 당첨!
매주 사는 로또는 5천 원도 안되더니만 이런 거는 또 기가 막히게 당첨이 되네
내가 항암이라니, 내가 항암이라니…
그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머리가 다 빠져서 대머리가 된다고??
난 임신경험도 없는데,, 입덧보다 더 심하게 먹지도 못하고 구역질만 할 수도 있다고?!
아앗 그런데 왜 2주 뒤에 또 수술일이 잡힌 거죠?
네, 수술 전 MRI 검사결과 반대쪽 가슴에도 뭐가 있네요 감시림프절 제거 위해 재수술 당첨입니다.
와우 보름 사이에 두 번이나 전신마취 수술을 하게 되다니 이러다 백치아다다 되는 거 아닌가?!
(요즘 백치아다다 아는 분들이 있으려나..ㅎㅎ)
두 번의 수술 끝에 왼쪽은 2기 오른쪽은 1기 양측성 유방암으로
8번의 항암과 20여 차례 방사선 치료가 결정되었다.
불행 중 다행인 건 부분절제로 절벽인 내 가슴이 온전히 절벽인 채로 잘 보존되었다라는 거?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8번의 항암치료 확정과 재수술은
나에게 차라리 죽는 게 나을지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큰 충격이었다.
난 아직 젊고, 아이도 없고, 회사 다니면서 한창 일할 시기인데,,
왜 나만?? 내 친구들은 그 흔한 유방외과 검진도 안 받는 애들이 태반인데,,
왜 나만??? 왜 나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머릿속에 온통 원망과 좌절,
슬픔과 분노가 뒤엉켜 미칠 노릇이었다.
암환자 아내를 두게 된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
연로한 부모님께 죄를 짓는 마음.
친구들의 위로가 고깝게 들리기만 하는 못된 내가 되어 괴로운 마음..
머릿속에 온통 원망과 좌절, 슬픔과 분노가 뒤엉켜 미칠 노릇이었다.
이런 복잡한 심경을 정리할 틈도 없이, 바로 종양내과 진료 후 항암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항암 부작용보다 더한 난관이 먼저 내게 닥쳤으니,
난 양측성 유방암, 림프절 제거라 부종위험 때문에 양팔 채혈, 수혈을 하면 안 된다.
그 말은 뭐다?
매번 피검사를 위해 발에서 채혈해야 한다는 것. 물론 항암주사도 발에 맞아야 한다.
혹시 상상해 보셨나요? 발목과 발등의 혈관에 바늘을 찔러서 피를 뽑는 그 느낌을…
8번의 항암주사와 채혈로 내 발의 혈관들이 만신창이가 될 것이 불 보듯 뻔했다.
그래서 항암 2차부터 쇄골 아래쪽에 케모포트를 심는 시술을 하였다.
주치의 선생님께 항암 선고받은 그날 이후로 가장 많이 서럽게 운날이다.
케모포트 누가 쉽다 그랬나요..
내가 치료받은 아산병원은 비수면마취로 시술하였다.
생살이 날카로운 칼날에 갈라지고
케모포트라는 이물질이 벌려진 생살에 억지로 들어가 꾹꾹 눌러져 실로 꿰매지는
그 모든 행위가 내 귀와 감촉에 샅샅이 전달되었다.
시술 후 침대에 누워 얼마나 펑펑 울었는지 모른다.
수술할 때보다 재수술할 때보다 항암 할 때보다
어쩌면 이토록 잔인하게 내가 유방암 환자라는 걸 온몸으로 느낀 적이 있었을까.
오롯이 나 혼자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라는 게 너무나도 확실해졌다.
케모포트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말이다.
그래서 너무 슬프고 외롭고 서러웠다..
한편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서 제일 먼저 한 일은 나와 같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찾는 것이었다.
제일 규모가 큰 커뮤니티가 있었고,
어렵게 가입을 하여 그때부터 새벽까지 눈이 뻘게지도록 정보를 찾고 또 찾았다.
항암이 결정되면서, 항암으로 인한 부작용을 어떻게 견뎌야 할지 고민했다.
남편은 출근해야 하고 나는 집에 혼자 있어야 하는데..
멀쩡할 때도 혼자 밥 챙겨 먹는 게 고역인데, 아픈 몸으로 부작용을 혼자 견딜 수 있을까.
엄마가 친정에 와서 지내라는데 그것도 한두 번이지,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유방암 환자로 지낸 3년여의 시간들 2편에 계속 ….>
*'백*원'님의 힐링미 암 환우 수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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