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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 Jul 10. 2023

건조체 글쟁이의 삐딱한 세상-꼴통

106. 리액션(학벌)

  


  SKY. IN seoul. 지잡대.



  이 단어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학에 대한 인식이다. 서울대이냐, 연세대, 고려대이냐, 아니면 서울에 자리 잡고 있기는 한 대학이냐, 또 그마저도 아니라면 지방의 들어보지도 못한 어느 한 대학이냐.



  학벌. 학벌 지상주의. 학벌을 가장 으뜸으로 삼는다는 말.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 학벌에 대한 차별 인식은 꽤 오래되었다. 내가 관련 업무 관계자가 아니라 정확히 언제인가부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 오래된 것만은 확실하다. 왜냐하면 며칠 전 한 캐이블 TV에 80년대 방송되었던 코미디프로그램 “유머 1번지”를 재방송했는데 거기에 이 학벌 지상주의가 문제라고 코미디언들의 코너 소재로 사용된 것을 봤기 때문이다.



  출세를 위해서는 좋은 대학을 나와야 그 길이 보장된다는 생각의 발현. 우리는 이 하나의 생각 때문에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그 출신 대학이 사회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어버린 사회를 살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서설이 좀 길었는데 내가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요즘 예능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학벌지상주의 조장에 대해 한 번 꼬집어 보고 싶어서이다.



  일부 연예인들은 학벌주의는 사라져야 한다고 방송 프로에서 개념 발언을 한다. 그런데 그런 그들이 예능에 출연해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면 연예인들이 예능에서 학벌을 조장한다는 말은 무엇이냐. 이는 얼핏 보면 일반인들은 전혀 알아차리기 힘든 부분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직접적으로 학벌조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기에. 그럼 그들은 어떻게 학벌을 조장하고 있는가. 그것은 바로 그들의 리액션에 있다.



  요즘 예능프로에는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들의 출연이 잦다. 그렇다 보니 앞에서 언급한 SKY대학 출신들의 일반인들도 적지 않게 방송에 비친다. 그럴 때면 방송을 진행하는 연예인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 나왔다. 그 대학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생활을 하느냐. 역시 생각하는 게 우리와 다르다”는등, 서울대 출신의 누구, 고려대 출신의 누구, 또 연세대 출신의 누구라고 마치 평범한 사람과는 종이 다른 특별한 사람들인 것 마냥 출신 학교를 강조하며 그들을 치켜 새우고 호들갑을 떤다. 다른 곳에서는 학벌 지상주의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면서 말이다.



  물론 예능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뭔가 특별한 이야깃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내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렇지만 가뜩이나 학벌 지상주의의 한국에서 유명 연예인이 그렇게 특정 학교에 대해 리액션을 한다면 일반인들에게 미치는 학벌주의에 대한 영향력은 크게 작용될 것임이 분명하다.



  유명인의 방송을 통한 행동과 말이 일반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엄청난 것이라는 것을 우리 기성세대들이라면 잘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곳에서만 개념 있는 척 학벌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지 말고 남들보다 큰 파급력을 가진 연예인으로서 대중들의 접근이 쉬운 예능에서의 리액션부터 고쳐야 하지 않을까라는 것이 지방의 어느 한 대학, 그것도 전문대를 나온 이 못난 놈의 생각이다.


2022.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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