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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 Sep 28. 2023

건조체 글쟁이의 삐딱한 세상-꼴통

121. 속는 자, 속이는 자

  며칠 전. 방송으로 잘 알려진 한 유명 작곡가가 마약 소지와 투약혐의로 채포 되었습니다. 그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오며 기자들 앞에 모든 혐의를 순순히 인정한다고 말했고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죗값을 달게 받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언제부터 했느냐라는 또 다른 기자의 질문에는 최근이라는 짧은 답변을 남기고 경찰에 이끌려 자리를 떠났습니다.



  투약 현장에서 경찰에게 체포된 그에게서는 필로폰 30그램, 투약기준 1000회 분량의 마약이 함께 발견되면서 집단 투약을 하지 않았느냐 하는 의심까지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요즘은 며칠이 멀다 하고 이렇게 연예인이나 셀럽들의 마약 사건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사람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든 마약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유통 경로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쉬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뉴스 보도에 따르면 작년 기준, 마약사범으로 처벌받은 사람이 7400명이 넘고 처음 마약에 손을 댄 사람은 15%나 상승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의문은 무엇이냐. 그것은 바로 그 마약들이 도대체 어디서 생겨나 유통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분명 TV에서는 경찰이나 공항 또는 항만에 소속된 마약 단속반들이 공항이나 항만을 통해 외국에서 국내로 밀반입하려는 마약은 모두 현장에서 적발이 되기 때문에 행여라도 그런 행동을 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 그렇게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또 당부합니다. 그런데 그들의 말처럼 그렇게 백 퍼센트 적발된다는 마약이 도대체 어디서 생겨나 어떤 경로를 통하길래 이렇게 많은 양이 국내에 이처럼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는 것입니까.



  이는 형사사건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미제 사건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경찰관계자들은 항상 언론을 통해 완전 범죄는 결코 있을 수 없고 언젠가는 경찰에게 잡히게 되어있으니 절대 범죄를 저지르지 말라고 말들 합니다. 그런데 왜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못하고 캐비닛 한쪽 귀퉁이에 묻혀 있는 영구 미제 사건들이 그리도 많은 것입니까. 그 풀리지 않은 사건들은 그들의 말처럼 정말 언젠가는 풀려 완전 범죄가 존재할 수 없기는 하는 것입니까. 어쩌다가 우연히 그 많은 미제사건 중 하나의 묵은 사건이 해결됐다고 완전 범죄가 없는 것입니까.



  물론 그들의 발언이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게 하려는 예방차원의 말이라는 것을 제가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그렇게라도 말해야 한 건의 범죄라도 더 줄어들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이는 국가의 공권력이 국민을 아둔한 사람으로 취급하며 자신들의 무능을 속이는 유치한 변명이자 기만행위라고 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다 적발하지도 못하는 마약을 다 적발한다고 말하고 해결하지도 못하는 범죄 사건이 수두룩한대도 범죄를 저지르면 결국은 다 붙잡히게 되어있다면서 완전 범죄는 없다고 줄기차게 말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시민들을 이렇게 농락해도 되는 것입니까.



  제가 순진한 사람이라 그랬는지 몰라도 저도 한때는 방송에서 말하는 그들의 말을 있는 그대로 믿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나이 오십이 다 되어보니 저의 지난날 그러함들이 참 순진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지금의 이 세상은 누가 누구를 속이고 또 누가 누구에게 속고 있는 것입니까. 저는 이번 마약 사건과 미제 사건을 생각할 때 도통 그것을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2022.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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