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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 Nov 22. 2023

육아 분담

잡담


육아는 참 힘든 거 같아요. 저는 결혼을 안 해 아이를 키워보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조카 한 명이 있어 어릴 적 제가 많이 돌봤는데 참 힘들더라고요. 겨우 일주일에 한 번 몇 시간 정도인데요. 그러니 하루 종일 그것도 다 자랄 때까지 돌봐야 하는 친자식의 뒷바라지가 오죽하겠어요. 그러니 대부분의 부부들이 그 육아 노동의 비율을 두고 싸우지요. 내가 더 봤니 네가 덜 봤니 하면서요. 특히 요즘은 맞벌이하는 부부가 많다 보니 가사노동부터 육아까지 정확히 반반씩 나누어서 해야 된다는 사람도 많고요. 제 주위의 친구들도 그 문제들로 꽤 시끄러운걸 많이 봤어요. 그런데 저는 맞벌이라 가사 노동을 정확히 반으로 나누어해야 된다는 것에는 동의하거든요. 그렇지만 육아의 그러함은 조금 이해하기 힘들어요. 아이는 하나의 생명이잖아요. 자신들의 핏줄인 자식이고요. 그런데 그런 생명을 돌보는 일에 정확히 반반이라니요. 그렇게 내가 육아로 좀 더 고생하는 게 억울한 거라면은 자식은 무엇하러 낳았나요. 자기 자식 돌보는 육아라는 일에 그 노동을 숫자로 저울질해 내가 반 네가 반이라니. 자기 자식이잖아요.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닌 자기들이 좋아서 낳은 자기 자식요.  다른 사람 자식을 보모로 돌봐 주는 게 아니고. 그럴 거면 자식을 낳지를 말지 뭐 하러 자식을 낳아 육아가 힘들다며 가사노동처럼 정확히 반씩 나누어하자는 거예요. 애 키우는 일이 무슨 돈 버는 일터의 일거리도 아니고. 물론 육아가 힘들고 서로 맞벌이하는 입장이니 모든 걸 공평하게 하자는 그 마음은 이해가 가요. 하지만 한 생명체이자 자신의 자식을 키우는 일에 그러한 절반 정신은 좀 아니지 않나요. 몰라요. 물론 제가 육아를 해보지 않아 그 고통을 제대로 몰라 이럴 수 있어요. 그리고 또 한쪽으로만 치우친 일방작인 육아 역시 안 되겠죠. 그러나 아무리 맞벌이고 모든 걸 공평하게 반으로 나누어해야 된다고 해도 제 생각에 자기 자식을 키우는 일을 정확히 반반으로 계산해 그렇게 하지 않아 부부가 서로에게 화를 내고 싸우는 건 좀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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