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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ro Nov 24. 2023

구휼미와 인심

잡담

사극을 봤어요. 나라에 기근이 들었더라고요. 그러자 임금이 구휼미를 풀어 백성을 구제했어요. 풀뿌리로 연명하며 쌀 한 톨 없어 죽어 나가던 백성들은 그 와중에도 기름진 쌀밥에 산해진미를 즐기던 임금이 자신들에게 쌀을 내려주자 엎드려 읍을 하며 성은이 망극하다고 고마워했죠. 그런데 참 이상하죠. 임금이 하사하는 그 쌀은 사실 백성인 자신들이 힘들게 농사지어 임금에게 갖다 바친 거잖아요. 임금이 직접 농사지어서 비축해 둔 쌀이 아니고. 그런데 임금은 마치 인심이나 쓰듯 은혜를 베푸는 것처럼 정부 곳간에 비축해 둔 쌀을 자기가 만들어 낸 것 마냥 백성들을 살리라고 큰 결심을 한 것처럼 폼을 내 관료들에게 풀라 하고, 백성들은 자신이 세금으로 바친 쌀을 자신이 받는 건데 임금이 자신들을 살리기 위해 큰 용단을 내려 하사하는 거라고 감읍해 마지않으니 말이죠. 그 사극의 시대적 배경이 조선 시대니까 몇 백 년 전 일이기는 한데, 뭐~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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