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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세주의자

잡담

by Zero

염세주의자.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것. 아마 내 주변의 사람들은 나를 이렇게 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늘 세상을 삐딱하게 보니까요. 나의 이런 염세주의에 대한 예를 하나 들자면, 요즘 아이들이 없다고, 그래서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니 출산을 많이 하라는 출산장려정책에 관한 것입니다. 맞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아이를 많이 낳지 않아 나라를 책임질 젊은이들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저희 같은 흙수저들이 정부의 출산장려에 따라 아이를 많이 낳으면 어떻게 됩니까. 가난한 노동자로 살아가서 세금만 꼬박꼬박 내고 군대 끌려가 젊음을 희생해야 하고. 과연 누구를 위한 것입니다. 제벌들과 사회계층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사람들은 흙수저 아이들의 그런 희생 위에 좋은 차 타고 맛있는 거 먹으며 군대도 갔다 오지 않고 부유한 돈으로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영위하겠지요. 흔히 서민이라고 하는 흙수저 아이들은 개, 돼지 소리 들어가며 밑바닥에서 아등바등하며 돈에 쫓기고 육체적인 노동에 시달리면서요. 이렇다면 시민들에게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외치는 그 출산 장려가 과연 누구를 위한 출산장려입니까. 모르겠어요. 제가 살아오면서 뼛속까지 염세주의자가 되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요즘의 출산장려책에서 이런 비관적이고 꼬인 마음을 지울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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