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저는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마당이 작은 초가집이었습니다. 집에는 대추나무가 한 그루 있었고요.
옛날부터 우리나라는 아침에 까치가 울면 그날 손님이 찾아온다고 했습니다. 어려서였을까요. 저는 그 말을 믿으며 대추나무에 까치가 찾아와 울면 손님이 올 거라 믿고 종일토록 누군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건 아마 일년 내내 술주정으로 가장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한 아버지의 무능함을 대신할, 또 가난하다는 이유로 친척으로 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받으며 그들로부터 세뱃돈 한 번 받지못하고 일년 내내 누구 하나 찾아오지 않는 궁상 맞은 현실. 그래서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따뜻하고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줄 다른 누군가를 찾고 의지하고 싶은 어린아이의 작은 마음의 발현이었을 것입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서는 이런 심리를 뭐라고 칭하는 것 같던데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아무튼 저는 까치 소리에 누군가를 기다리며 저물도록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집에서 그 기다림의 하염없음을 깨달았습니다. 아무튼 어제는 까치의 설날이었으니 오늘 까치가 울면 여러분들에게 반가운 손님이 오기를 마음 가득 담아 바랍니다. 즐거운 설날 되시고 모두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