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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by Zero

요즘 TV 예능프로그램에 특수부대 출신들의 능력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꽤 인기 있습니다. 예전에는 베일에 가려져 있던 특수부대의 훈련 모습들이 그 예능을 통해 자주 노출되곤 하죠. 특수부대는 어느 곳이나 힘듭니다. 하지만 소속과 임무가 다 다르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어느 부대가 제일 힘들다는 공식은 성립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특전사 출신입니다. UDT나 HID 등 다른 부대처럼 훈련병시절 지옥주니 뭐니 하는 것도 없고 훈련소 생활은 힘들지 않고 편합니다. 정말 편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자대에 가면 본격적으로 고통이 시작됩니다. 일주일간 하루에 잠 2시간 정도씩 자며 산악으로 천리행군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훈련을 1년에 한 번씩 합니다. 그것도 대부분 겨울에요. 그리고 ATT측정을 하면 6일 동안 잠 2시간 정도 자고 53킬로그램의 군장과 추가로 5킬로그램의 특전조끼를 입고 소총을 들고 산악을 타며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2년에 한 번입니다. 산악무장구보 측정도 산악 5킬로미터를 22분에 들어와야 합니다. 이 측정은 일 년에 4번 정도 합니다. 그리고 내무반에 군장 싸기의 번거로움을 만회하기 위해 30킬로그램의 돌덩이를 각가 만들어놓아 수시로 산악 20km 무휴식 급속행군을 합니다. 시간으로 치면 대략 6~7시간 정도 걸립니다. 그동안 돌덩이를 지고 휴식 한 번 못합니다. 그리고 일정 주특기 요원들은 열차도(지하철 파업하면 이들이 대체인력으로 투입됩니다) 몰고 전차도 몹니다. 다른 힘든 훈련도 많습니다. 이런게 육군 소속의 특전사 육상 위주의 훈련입니다. 그런데 다른 부대는 훈련소에서 힘들면 퇴소하면 됩니다. 하지난 저희는 훈련소가 편해 퇴소하지 않고 임용이 되어 자대가서 저런고강도의 훈련을 받아도 퇴소 할 수가 없습니가. 왜냐하면 탈영이 되어버립니다. 어떻게든 제대까지 버텨야 합니다. 상황이 완전히 다르죠. 제가 근무할 때는 제 직속부대에서만 3명이 죽었습니다. 특전사 전체로 치면 더 많고요. 그래서 저는 다른 부대가 지옥주니 뭐니 하면 그래서 몇 명이 죽었는지 묻고 그것이 아니면 말하지 말라고 합니다. 또한 특전사는 비행기에서 강하능력이 주 침투 능력입니다. 기본강하, 강하조장, 고공침투. 물론 강하조장과 고공은 장기자 위주의 일부 인원입니다. 하지만 예능에서는 그 강하의 능력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하루이틀 훈련해서 될 것이 아니고 비행기 섭외문제도 있을 것이니까요. 그런데 대부분 예능에서는 수영이나 잠수능력을 평가합니다. 물론 저희도 해상훈련과 장기복무자에 한해 UDT훈련 위탁교육과 그에 맞먹는 스쿠바 훈련의 자체 실시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당연히 해군 소속의 특수부대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소속이 해군이 나까요. 제가 특전사 출신이라고 특전사가 더 힘들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저도 특전사에 입대해 제가 생각한 것과 눈 달라 제대했고 제대 후 한 달 만에 다시 병무청을 찾아가 타 특수부대에 지원하려고 상담까지 마무리했으니까요. 그런데 최종적으로 입대를 하지 않은 건 다시 어린애들로부터 구타를 당해야 된다는 것, 훈련은 두렵지 않은데 중사까지 달고 제대해 다시 어린애들에게 구타를 당해야 한다는 게 너무 싫어 입대를 포기했습니다. 제가 군대 생활 할 때는 그랬습니다. 그래서 어느 특수부대가 더 힘드니 아니니 하는 건 각 부대의 소속과 어떤 임무를 수행하느냐에 따라 다르니 여러분들이 한 번 깊이있게 생각해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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