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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관

군상(공원이야기)

by Zero

작년 한 여름이었어요. 공원 내 인공폭포가 있거든요. 그 옆에 음수대도 있고요. 그런데 그 옆에서 70대 후반 정도의 남자 노인 한 분이 웃통을 벗어던진 체 활동하고 있다는 민원이 들어왔어요. 그래서 우리 조의 제일 나이 많은 주임님과 함께 출동했죠. 그래서 현장에 도착하니 한 분이 그러고 있더라고요. 그걸 본 선임 주임이 “영감님! 여기는 공원이고 젊은 여성분들도 많이 다니고 하는데 점잖으신 분이 이렇게 옷을 벗고 있으면 어떻게 하십니까. 아무리 더워도 의관을 갖춰야 하지 않느냐”라고 하니까 처음에는 퉁명스럽게 반응을 하더니 그래도 말하는 주임님 나이도 만만치 않은지라 그런데 마지막에는 말을 따라 주더라고요. 이곳 공원은 별별 군상들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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