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고등학교 때였어요. 폭염이 기승을부리던 여름이었죠. 기술 학원에 갔다 오는 길이었어요. 시외버스터미널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죠. 그런데 미모의 아가씨가 다가오더니 말을 걸더라고요. 잠시 이야기 좀 나누자고요. 그러면서 저쪽으로 좀 가재요. 저는 그 아가씨가 너무 예뻐 저도 모르게 따라갔죠. 그랬더니 봉고차가 한대 정차되어 있고 문이 열려 있었어요. 아가씨는 먼저 들어가더니 저 보고도 들어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러고는 처음에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내더니 좀있다 자신이 책을 팔고 있는데 좀 팔아달라 하더라고요. 저는 당연히 돈이 없어서 안된다고 했죠. 그러니 그 아가씨가 이러니 저리니 주절주절하면서 근 1시간가량 저를 설득시키려고 했어요. 하지만 저는 끝내 안된다고 했죠. 돈이 없어 사줄 수 없다고. 그랬더니 그 아가씨가 하는 말이, 그러면 제가 1시간가량 이렇게 힘들게 얘기했는데 더 이상 책 이야기도 힘들어서 못하겠고 하니 소원 하나만 들어 달래요. 그래서 그 소원이 뭐냐고 물었죠. 그러자 그 아가씨가, 지금 목이 너무 마르다. 음료수만 제발 한 개만 사달라.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알았다면 음료수하나 사주고 왔어요.
어쩌다 사무실에서 이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는데 비슷한 일을 겪은 직원이 한 명 있더라고요. 왜 요 며칠 전에 민원한테 얼굴애 침뱉음을 당하자 그 민원인한테 똑같이 침 뱉었다는 순수한 직원 있잖아요. 그 직원인데, 그는 옛날 한 창 많았던 도를 아십니까라는 사람을 따라갔데요. 거기 따라가면 제를 지내주잖아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 주면. 그래서 저희가 물어봤죠. 정말 재를 지내주더냐고. 그렀더니 그 친구 하는 말이 정말 재를 지내주더래요. 그래서 얼마를 줬는지 궁금해서 물었죠. 그러자 그 친구가 당시 수중에 2700원이 있어서 그것 주고 나왔다고 하여도라고요. 저희는 그 말에 어이가 없어서, 근데 너는 거기 왜 따라갔냐고 하니까, 자신은 궁금한 건 못 참는데요. 그래서 따라가 봤다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저희는 박장대소했죠. 참 종잡을 수 없는, 어디로 튈지 모를 엉뚱한 캐릭터예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