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

잡담

by Zero

경북 산불은 강력했다. 몇 개의 마을들이 다 타버렸다. 그 고향땅에서 평생을 살았던 사람들은 집이 타버려 졸지에 몸을 뉘잂수 있는 곳을 잃었다. 쓰러져가는 사골의 남루한 집일망정 몸을 뉘일 수 있는 공간이 사라져 버린 사람들의 허망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도 정치인들은 자연재해니 얼마간의 보상을 해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그 돈으로 요즘 허물어져가는 방한칸이라도 지를 수 있을 것인가.

산으로 둘러싸인 산에서의 불이라 마을이 소개되어 학교나 공공체육관에서 잇단 밤을 보내야 되는 상황이라 재해라 한다. 하지만 도시에서 개발에 의해 쫓겨나야 되는 사람에게는 그 재해라는 단어 조차 붙지 않는다. 지금도 그렇지만 옛날 용산 참사도 그랬다. 그들은 허물어져가는 달방에 그나마 고된 몸을 뉘일수는 있었다. 하지만 높은 빌딩을 지어야 된다고, 세련된 도시를 만들어야 된다고 돈 몇 푼 줄 테니 다 그 달방에서 나가라 했다. 그 보상금 몇 푼으로는 서울의 어디서도 몸을 눕힐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없다. 그런데 그런 개발의 논리에 쫓겨나야 했던 사람들은 이번 산불의 재해에 의해 갈 곳이 없다는 점에서는 별반 다를 게 없지만 그 누구도 재해라고 하지 않는다. 그저 용역깡패와 경찰을 동원해 쫓아내면 그만인, 국가정책을 방해하는ㅊ테러리스트라고 불렸던 것이다. 그들의, 재개발이라는 날벼락에 살던 곳에서 쫓겨나야 하는 상황이 이 산불로 터전을 잃은 사람들과 무엇이 다른가. 몇 푼 안 되는 지원금과 보상금으로는 허물어지는 집이지만 그것조차 장만할 수가 없는데. 결국 도심의 개발에 의해 쫓겨나야 하는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산불 재해와 다를 게 없는 재난이다. 도시에 산다고 그게 재해가 아닐 수가 없다. 문득 책을 읽다 지난날 용산참사가 떠오르니 이번 재해에 그들도 재개발의 논리에 의해 삶을 터전을 빼았겨야 했던 재해를 입은 사람들이었음이라는 생각이 들어 몇 자 적어본다. 살 곳이 없어 정부 앞에 배수진을 쳐야했던 그날 망루에서 불에 타 생명을 잃은 그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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