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상(공원이야기)
사무실에 업무용 전화벨이 울렸어요. 이는 분명 민원이 발생했다는 뜻이죠. 동료가 전화를 받았어요. 할머니 한분이 산 안쪽에서 단배를 피우며 임산물 채취를 한다는 거였어요. 우리는 민원 접수를 하고 그 사람이 누군지 단박에 알아차렸죠. 그분은 일흔이 넘은 할머니로 치매를 앓고 있어요. 평소 시골에서 추수를 하며 나락을 담는 큰 마대자루로 낙엽을 담아가는 할머니예요. 우리가 현장에 가자 역시 그 할머니가 마대자루에 나른 나뭇잎을 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할머니! 이제 나뭇잎 그만 담아요”라고 했죠. 그랬더니 그 할머니가 “국 끓여 먹을 나물 뜯고 있는데 니 들이 웬 참견이야”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담배 피우고 나눌 뜯는다고 민원이 들어와서 와봤지”라며 할머니와 이런저런 동문서답을 하며 그만하시라고 했어요. 그런데도 할머니는 끝까지 마대를 다 채우고 묶더라고요. 옆에는 이미 한 자루 가득 담긴 마대 한 개가 또 있었고요. 할머니는 그 두 마대를 들고 유유히 산을 내려가더라고요. 그렇게 산을 내려가자 밑에서 쉬고 았던 아주머니가 와서 “저 할머니 매일 저렇게 낙엽을 모아서 특정장소에 쌓아 놓는데 담배도 피니 불이라도 나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우리에게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따라가서 확인해 볼 테니 안심하고 계시라 하고 할머니를 따라갔죠. 할머니는 작은 체구에 자신보다 큰 자루 2개를 들고 공원 내 길을 건너더니 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돌벽 뒤쪽에 가서 그것을 차곡히 쌓더라고요. 우리 눈 현정을 확인 하고 증거 촬영을 한 후 사무실에 보고하고 업무를 마무리했죠. 그런데 궁금한 건 그 할머니가 수년째 그렇게 반복하고 있는데 결국 그 낙엽들은 당장은 그 돌담에 쌓아둔다지만 최종적으로는 어디서 처리가 되는 걸까요. 전 그게 너무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