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로프

군대이야기(1994-1998)

by Zero

특전사에서 특정지역에 침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대표적인 게 낙하산으로 하는 강하, 그리고 해상침투나 수중침투를 들 수 있겠다. 그중 강하는 고정익(여객기모양의 수송기) 회전익(쉽게 말해 헬리콥터) 항공기 모두에서 가능하다. 하지만 회전익 침투는 주로 레펠시 이용된다. 레펠은 남자들이라면 당연히 다 알 것이다. 헬기에서 한 가닥 줄을 타고 내려오는 것. 그렇다보니 군에서의 레펠은 어찌보면 남자들의 로망이다. 그런데 미필자들이나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이 레펠이 멋있기는 하다. 그렇다 보니 특수부대하면 이 레펠 하강 장면이 항상 연상되곤 한다. 그러나 레펠은 멋있어는 보이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다. 그것은 신속성이 결여된다는 것이다. 일단 레펠을 하려면 안전벨트, 카라비너, 하강기와 손에 화상을 입지 않게 가죽이 덧되어진 전용수갑을 착용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장비 착용 시간도 그렇고 하강하고 나서도 시간이 지체될 수 밖에 없다. 레펠의 이런 단점을 보완한 것이 페스트로프라는 하강 방식이다. 패스트로프는 말 그대로 장갑을 낀 손으로 로프 위를 잡고 발로 로프밑에 받쳐 선 채로 그냥 죽 미끄러져 타고 내려오는 것이다. 아무 장비가 없기 때문에 위험해 보이지만 숙달만 잘 되어 있으면 그렇게 위험 하지도 않고 전술적으로도 레펠보다 더욱 효과적이다. 보통 대테러 팀들이 건물옥상이나 배 갑판 위에서 하는 모습이 요즘 종종 TV를 통해 비치는데 그 모습을 본 적이 있으신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나는 95년도에 처음 패스트로프로 훈련을 했는데 레펠보다 더 간단하고 신속하게 침투할 수 있어 그 이후로는 누군가 내게 물으면 패스트로프가 레펠보다 훨씬 유용하다고 말해준다. 처음에는 겁이 좀 났던 것도 사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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