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이야기(1994-1998)
DMZ. 최전방. 군사분계선. 특전사에서는 일 년에 한 번 일주일 전방견적지라고 해서 이 군사분계선인 DMZ에 훈련을 간다. 특별히 힘든 훈련이 아니라 우리는 여행이나 소풍 가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마음 편한 훈련이다. 훈련 목적은, 공중 침투나 해상 침투가 불가능 할시 이 철책을 넘어 육상침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곳의 환경을 경험하고 미리 익혀두는 것이 목적이다. 이 훈련을 가면 그곳에 근무하고 있는 부대원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주간근무와 야간근무등의 경험을 한다. 내가 이 훈련을 하며 좋았던 건 밥이 너무 맛있다는 것이었다. 특전사는 하사 때 일반 보병부대의 사병과 똑같이 내무반 생활을 한다. 그렇다 보니 밥도 맛없는 짭밥이다. 그런데 이 DMG병사들은 자신들이 가진부식으로 소수의 인원이 먹을 밥을 직접 해 먹기 때문에 따끈한 쌀밥에 금방 부친 계란프라이까지 말 그대로 집밥과 똑같았다. 그래서 나와 동료 하사들은 그 밥맛에 모두 감탄했다. 철책근무의 꽃인 과자차량 황금마차까지 경험해 보고. 우리는 황금마차가 오면 많은 과자를 사서 그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하사관이라 월급이 그들보다 많아 경제적으로 좀 더 여유가 있었기에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일주일을 같이 그들과 생활하며 철책근무도 경험해 보고 북한지역도 직접보고 훈련치고는 여행 같은 참 재미있는 훈련이었다. 초소로 올라갈 때 아래 부대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초소 하사 한 명이 우리를 데리러 나오는데 단독군장으로 온다. 우리는 닉샥에 완전군장를 하고 있고. 그런데 이 하사가 지형이 험준하다 보니 우리를 길들이겠다는 심뽀가 보였다. 너희들이 특전사라고해본들 별게 있겠느냐라는 느낌으로. 그래서 그는 초소로 올라 갈 때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의 속도를 내는 것이다. 그래서 그 뜻을 눈치챈 우리는 씨익 웃으며 서로 눈빛을 주고받고 선임하사가 지금부터 구보로 간다하면서 닉샥을 메고 뛰어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단독군장 하사보다 먼저 초소에 도착했던 기억이 남 는다. 특전사에서 매일 산악구보에 산악무장구보 측정, 강원도 지역에서의 야외전술훈련과 천리행군을 그냥 장난 삼아 하겠는가. 우리는 다 올라가서 그 하사에게 곧바로 족구 한 판 하자고 했다. 나올 때는 축구공과 부니햇, 배드만턴채를 선물로 준비해 가서 주고 왔다. 추억많고 재미있는 훈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