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이야기(1994-1998)
군대 나온 남자라면 선착순이라는 말만 들어도 혈압이 확 오를 것이다. 특전사에서도 이 선착순이 만만치 않다. 교육단 시절. 아침 점호를 마치면 무조건 선착순이다. 구보를 하지 않고. 특수전 교육 들어가기 전 5개월간은 매일 선착순을 한다고 보면 된다. 특히 공수교육 때는 3분 코스와 5 분코스가 있다. 이는 선착순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3분과 5분이라는 말이다. PT시간에 유격에서하는 기본PT외에 이걸 수회 하고 5.5Km 구보로 피티를 마무리 한디. 단순하게 연병장 선착순이 아닌, 공교장이 제일 위쪽에 위치하고 있어 올라올 때는 산악 경사라 산악 선착순으로 보면 된다. 그리고 교육 종일 또 선착순이 이루어지고. 한 번은 혼자 선착순을 돈 적이 있다. 그래서 혼자니 도착순서 번호를 복창할 필요가 없었다. 그랬더니 조교가 나를 때리며 “뒤에서 번호”하는 것이었다. 나는 도통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그래서 아무튼 번호 “하나”를 외쳤다. 그랬더니 ”끝“이라고 복창하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몇 번을 하고 나니 마지막에 앞에서 번호라고 하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끝에서는 꼴찌였다는 말이고. 앞은 일등이었다는 말이었다. 참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막사에서도 대위가 점호를 하고 나면 특별한 잘못도 없는데 “자! 점호는 마쳤고 그냥 끝내면 심심하니까 선착순 좀 돌자”라며 선착순을 돈 적도 있다. 우리는 점호가 무사히 끝나 오늘은 선착순이 없을 거라고 내심 좋아했는데 말이다. 선착순이 장난이냐. 쓰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