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이야기(1994-1998)
10월 1일은 국군의 날이다. 그날이 되면 건군을 기념하기 위해 거창하게 행사를 한다. 대통령과 나라의 주요 인사라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장소는 성남 K1공군부대 서울공항에서. 그리고 공이 있는 지휘관과 부대를 표창하고 식후 행사와 분열(열을 맞춰 걷는 행진)로 마무리된다. 이때 식후 행사는 태권도 또는 특공무술, 집단강하, 공중탈출(기동 하고 있는 헬기에서 역레펠, 줄사다리 타고 올라가기. 로프에 매달려 이동하기 등) 고공강하로 이루어진다. 위에서 열거한 이 모든 행사는 특전사가 담당한다. 그래서 특전사는 부대훈련은 훈련대로 하며 틈틈이 이 행사를 준비하고 행사 두 달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이 행사 준비에만 몰두한다. 그리고 그 기간에 예정되어 있는 훈련은 행사뒤로 미뤄져 행사가 끝나면 그 미뤄진 훈련을 또다시 다 뛴다. 취소가 되지 않고. 그래서 이런 국군의 날 행사가 있으면 피곤하다. 앞에서 열거한 행사는 여단별로 하나씩 맡는데 내가 소속된 3 공수특전여단은 태권도와 특공무술 시범이 전담이었다. 그래서 한 달 전 여단집체가 들어가면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교관단들에게 바로 빠따를 맞아가며 준비한다. 그래서 이 국군의 날 행사도 우리 입장에서는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힘은 힘대로 들고 훈련은 훈련대로 미뤄져 행사가 끝나면 또 다 뛰어야 하고 부상과 사고의 위험은 늘 따르고 중사고 짬밥이고 할 것 없이 빠따는 빠따대로 맞고. 중사가 빠따 맞으면 그 영향은 바로 하사에게 내려오고.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멋있어 보이지만 정작 우리는 결코 달갑자 않은 피곤하기만 한 행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