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이야기(1994-1998)
종교의 자유가 있다. 우리가 자주 듣는 말이다. 이는 한 인간이면 어느 종교를 믿던 그것은 각 개인의 자유의지라는 말이다. 우리는 이렇게 종교에 대한 자유를 누리며 자신이 믿고 싶고 따르고 싶은 종교를 자신의 의지로 선택해 삶을 살아간다. 그렇다 보니 군에도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며 불교, 기독교, 가톨릭까지 각 종교의 자유를 부여해 사병들에게 자신이 믿고 따르는 종교 활동을 할 수 있게끔 특별한 시간을 보장해 준다. 이게 군 용어로 우리는 “종교활동”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내가 요즘 이 군에서 하는 종교활동이라는 행위를 생각하면 과연 이게 옳은 일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불교는 살생을 금지하고 기독교와 가톨릭인 사랑과 평화 그리고 화해를 설파하는데 대표적인 살상집단이자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훈련을 받는 군이라는 곳에서 종교 활동이라니. 이렇게 각 종교의 신념에 절대적으로 반대편에 서있는 살상을 우선으로 전쟁을 수행해야 하는 군이라는 곳에서의 종교활동. 상당히 이율배반적이지 않은가.
종교활동 시간에 자신이 추구하는 종교시설에 가서 인간애를 기반으로 하는 종교의 설파를 잠시 듣고 나와 다시 살상의 기술을 배우고 준비하는 모습. 이걸 어찌 설명해야 한다는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