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십여 년 전 일이다. 합기도 도장 관장을 할 때였다. 보통 무도 도장이 학생들이 대부분이듯 내가 운영하는 도장도 초, 중, 고등학생 몇 명이었다. 내가 도장을 운영하던 그때 학생들의 선행학습이 한창 이슈화될 때였다. 선행학습은 말 그대로 앞의 과정을 미리 배운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학생을 예로 들면 중학교 1학년 생이 중학교 2학년 과정을 미리 앞서 배운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그때 제자인 중2학년 아이에게 한 가지를 물었다. 그것이 뭐냐 하면, 요즘 다 선행학습을 하는데 그렇다면 굳이 수능시험을 고등학교 3학년때 치러야 할 이유가 있느냐, 그냥 고등학교 2학년 때 치르면 안 되느냐는 것이었다. 그러자 제자가 “에이~관장님! 그래도 그건 안되죠”라는 답변을 했다. 그래서 내가 왜 안되느냐? 벌써 고등학교 3학년 과정을 다 배웠는데 뭣하러 인생의 중요한 1년을 그렇게 허비 해야 하느냐? 다 배운 걸 아무 득도 없이 복습하며 수능 날짜만 기다리며 허비하는 그 일 년이 아깝지 않으냐?라고 물었다. 그래도 그 제자는 끝까지 그건 안된다고 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선행학습이라며 앞의 과정을 다 배웠는데 뭣하러 일 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지. 인생에서 일 년은 짧을 수도 있지만 엄청난 시간임에도 분명한데 말이다. 아무튼 학생이었던 제자가 그렇다고 생각하니 학생이 아닌 입장의 나로서는 내가 보고 느끼지 못하는 현장의 그 무엇이 있을 수도 있고 제도적으로도 내가 생각하는 그 무엇의 것이 있을 것이니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사실 나는 아직도 고등학교 2학년생이 3학년 과정을 다 배웠는데 왜 일 년을 허비해야 하는지 이해가 잘 안 된다. 투표권의 연령은 낮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