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이

잡담

by Zero

어릴 때였다. 집이 촌 골짜기다 보니 버스가 몇 회 운행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 동네 사람들은 시내를 한 번 나가려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사실 우리 동네가 촌이기는 한데 대구 시내 옆으로 위치가 외딴섬처럼 돌아 들어가야 하는 곳이라 교통편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 보니 버스배차 시간도 다른 곳에 비해 월등히 적었고. 위치가 그렇다 보니 택시 한 번 만나기도 힘들다. 시간 상으로는 얼마 걸리지 않지만 손님이 있을지 없을지 또 있다면 언제 있을지 기역도 없는 시골의 적은 인원 보고 들어올 택시가 누가 있겠는가. 그렇다 보니 시내로 나갈 때면 그냥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시내 나갔다 들어올 때이다. 그때는 시내에 있기 때문에 택시들이 많이 다녀 택시를 잡기는 훨씬 수월하다. 하지만 택시를 접아도 우리 동내에는 들어가지 않겠다는 기사가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나올 때 빈차로 나와야 되니 그렇다는 것이다. 그래서 웃돈을 더주고 사정사정해 들어오는게 다반사였다. 그런데 나는 이해가 안 되는 게, 물론 나올 때 빈차로 나올 확률이 높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당장 돈을 지급하려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내가 내는 요금을 받지 않고 우리 동네까지 들어왔다 나가는 시간에 내가 지불하려는 요금보다 더 많은 손님을 태워서 더 많은 수익을 낸다는 확정이 있는가.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내가 할 말이 없지만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의 손님과 가상의 요금수익을 생각해 당장 돈을 지불하려는 사람을 태우지 않는 것이 나는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벌이가 좋지 않다고 빈차로 손님을 찾아 돌아다니거나 갓길에 택시를 대고 하염없이 기다리며 벌이가 되지 않는다니. 참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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