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고향을 떠나 살아보고 싶었다.
일종의 호기심이자 성장의 욕구였다.
나에게 퇴사는 그 오랜 바람을 실현할 기회처럼 느껴졌다.
고향을 떠나 올라온 그곳엔 꿈과 가까운 미래가 은하수처럼 펼쳐질 것만 같았다.
고향에서의 마지막 날 밤, 괜스레 눈물이 나왔다. 고향에 대한 정이 생각보다 깊던 모양이었다.
순진했던 유년기와 어리석던 학창 시절,
그리고 그 후 모든 시간을 고향에서 보낸 나로선 어쩌면 당연한 감정과 행동이었을 것이다.
고향은 고스란히 내 생을 담고 있었다.
수많은 계절을 함께하고, 나라는 사람의 성장을 쉼 없이 지켜보았다.
그러나 이제 그 시간들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땅에서 또 하나의 출발선을 긋고자 했다.
앞으로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또 다른 고난과 역경을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생명이 사계절의 흐름을 뚫고 자라나듯, 변화와 고통 없이는 피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것들은 더 나은 생을 위한 필연적인 관문이다.
언젠가 또 다른 무언가가 되어 고향과 다시 마주하는 날이 오면, 그저 나를 따뜻하게 품어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수고했어. 멋진 어른이 되어 돌아왔네. ”